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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관세전쟁 여파 따른 한은 4월 금리인하 가능성은...

장태민 기자

기사입력 : 2025-04-07 13:50

사진: 한국은행
사진: 한국은행
[뉴스콤 장태민 기자] 그간 채권시장에선 한국은행의 2월 기준금리 인하 뒤 5월 중 추가 인하 가능성을 많이 봤다.

하지만 4월 2일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로 금융시장이 휘청이고 경기에 대한 우려도 더욱 심각해지면서 현재는 금통위의 4월 금리 인하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0%대로 하향 수정하는 모습들까지 나타난 가운데 이러다간 올해 마이너스 성장을 각오해야 할 수 있다는 예상마저 보인다.

정치권은 계속해서 추경을 거론하지만 이제 두 달도 남지 않은 대통령 선거에 집중할 수 밖에 없어 한은이 통화 완화로 경기 추가 둔화를 막는 일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강화된 것이다.

■ 미국 상호관세와 중국 맞대응...최악으로 흐르는 대외 분위기와 추경

지난 4월 2일 미국이 예상을 훌쩍 넘는 상호관세를 발표한 뒤 중국은 모든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34%의 관세를 부과한다면서 맞불을 놨다.

미국의 관세 압박에 중국이 보복에 나서는 모습을 보인 만큼 미국이 대중 관세를 더 올려버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그리고 트럼프의 상호관세는 한국 중앙은행의 예상도 훌쩍 뛰어넘는 강도였다.

미국 관세발표 이후 이어진 중국, EU 등의 대미국 응전 양상은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이런 환경들이 중앙은행의 통화 완화를 더욱 압박할 가능성도 있다.

일단 국내 정치권은 추경 필요성에 모두 동감하고 있다. 하지만 추경 관련 전선은 교착돼 있다.

정부와 여당은 최근 산불피해 복구 등을 위해 10조원 '긴급 추경'을 실시해 급한 불은 끈 뒤 다시 2차 추경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민주당은 10조원을 '누구 코에 붙이냐'면서 통 크게 나와야 한다고 압박했다.

정부와 여당이 4월 중 국회에서 '긴급 추경'을 통과해 달라고 민주당에 부탁하고 있지만, 다음 정권을 잡을 가능성이 높아진 민주당의 콧대는 높았다.

지금은 여와 야가 추경이 늦어지는 것과 관련해 상대방 탓을 하고 있다.

지난주 금요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권좌에서 쫓겨난 뒤 야당의 목소리엔 더욱 힘이 실렸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7일 "추경 하자, 또 하겠다, 검토하겠다 한 지가 지금 몇 달째인가"라며 정부와 여당을 비난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조속한 추경 논의에 초당적으로 나서길 민주당에 요청한다"고 했다.

정부·여당은 긴급 추경을 한 뒤 추가적인 추경을 하자는 입장이었지만, 35조원 대규모 추경안을 제시한 바 있는 민주당은 최근까지 이참에 큰 규모로 해야 한다는 스탠스를 보여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 아직도 재정정책 갈등 못 풀었다...4월 금리인하로 먼저 대응?

트럼프가 초래한 험악한 대외 분위기, 여와 야의 정치적 교착 상황, 이제 60일도 남지 않은 대통령 선거 등을 감안할 때 추경이 스무스하게 진행되기 어려운 것 아닌가 하는 의문도 있다.

선거에 신경을 쓰다보면 상대방 비난에 열을 올려야 하기 때문에 대선전에 추경이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우려마저 보인다.

A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민주당이 감액 예산안을 일방 통과시킨 뒤 작년 말부터 25년 추경 얘기가 나왔지만 말 싸움만 하다가 1분기가 흘러갔다"면서 "지금은 또 대선국면이고 여와 야가 각을 세워야 하니 추경이 조속히 나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추경보다 한은 금리 추가 인하가 먼저 나오면서 중앙은행의 경기 심리를 살리려는 노력이 강화될 수 있다는 진단도 보인다.

B 증권사 채권중개인은 "관세전쟁 여파로 4월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제 4월엔 무조건 금리 동결이라고 자신할 수 없게 됐다"고 평가했다.

C 자산운용사의 한 매니저도 "공세적인 관세 부과가 미국 경제에는 성장률 둔화와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서로 상반되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 신중한 정책 대응이 필요한 이슈지만 우리는 다르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은 성장 둔화와 물가 하락이 동시에 나타나는 변화"라며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데 있어서 굳이 더 기다려야할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관세전쟁으로 금리인하 기대치가 올라간 것은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환율, 부동산 등 금융안정 부문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란 평가도 여전히 남아 있다.

D 운용사 매니저는 "일단 한은은 2월 인하 후 인하 효과를 점검하겠다는 식으로 기존 스탠스에서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내수가 부진한 가운데 수출경기에 빨간불이 들어온 상황이라 기존보다는 좀더 도비쉬 할 것 같긴 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강남 집값 오른 것과 가계부채 얘기를 다시 꺼내면서 기존과 상황 인식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고 얘기할 듯하다. (4월 인하보다는) 이번 사태로 5월에 인하할 수 있을지 힌트를 주느냐, 마느냐가 관건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 한국 1분기 역성장 가능...한은 내부서 4월 인하 가능성 엿보기도

한국의 1분기 성장률은 예상보다 더 안 좋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기준금리를 내린다고 대외 여건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대내외 경기 상황이 너무 안 좋다는 인식이 강하다.

1분기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재정정책, 통화정책 가릴 여유가 없어 일단 한은이 펌프질을 앞당길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는 것이다.

4월 2일 상호관세 발표 이전에도 미국의 관세정책 강도가 예상보다 거칠었기 때문에 한은 금통위도 이를 감안해 보다 적극적인 통화완화로 나올 수 있다는 견해도 보인다.

한은의 한 직원은 "우리의 전망엔 1~2월 경기가 안 좋다는 사실을 다들 알고 있는 상황에서 3월에 충분히 올라온다는 전제조건이 있었다. 하지만 알다시피 3월에 심리가 더 악화됐다"면서 "상호관세 발표전 이미 미국 관세정책은 베이스 시나리오를 웃도는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에 홈플러스 사태의 나비 효과로 BBB급이 대거 포진한 건설사 자금 상황이 더 악화된 것으로 보이는 등 내수도 좋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 직원은 따라서 금통위원들이 굳이 5월까지 기다리지 않고 4월에 금리를 내릴 가능성도 높아진 것으로 추론했다. 다만 현 시점에서 4월, 5월 연속해서 금리를 인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봤다.

한은은 이날 오전 유상대 부총재 주재로 주요 집행간부, 국실장이 참석한 '비상대응TF'를 열고 미국 상호관세 발표 이후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을 점검했다.

참석자들은 지난주 강도 높은 미국 상호관세 발표, 이에 따른 글로벌 무역분쟁 심화 우려 등으로 주가·환율 등 국내 주요 금융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돼 필요시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을 알렸다.

유상대 부총재는 "향후 미국 관세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고 예상보다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어 24시간 점검체제를 통해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것"이라며 "필요시 가용한 시장안정화 조치를 즉각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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