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호의 채권산책] ABL생명5회(후)를 매입할 결심
김형호 CFA(한국채권투자운용 대표)
기사입력 : 2025-03-24 09:00
[김형호 CFA(한국채권투자운용 대표)] 2025.3.26일 ABL생명보험이 제5회 후순위채(월이표채) 1,500억원을 발행한다.
2025.3.18일 수요예측의 모집금액은 1,000억원(Max 2,000억원), 금리밴드는 5.00%~5.70%이었다.
필자 회사는 5.20%를 제시하려고 했다가 최근의 신용사건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시장분위기를 파악하고 5.30%로 들어갔다.
수요예측 결과 총730억원이 참여해서 발행금리(표면금리)는 5.70%로 결정되었다.
최하단에 5.00%가 있고 그 다음이 필자회사의 5.30%이어서 약간 놀랐다.
신용위험은 발행자별로 불균질(heterogeneity)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한방향으로 쏠릴 때(herd behavior) 기회가 온다.
어떤 신용사건으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몰릴 때 부도나지 않을 종목을 매입해 두면 초과수익(yield enhancement)이 가능하다.
동사는 1954년 제일생명보험으로 설립되어 1999년에 Allianz, 2016년 안방보험(중국)에 인수되었다.
2019년 안방보험 부도로 다자보험 Group(자산정리를 위한 가교보험회사) 자회사로 편입되었다.
동사는 대주주가 중국법인이지만, 우리나라 법에 따라 설립되고 우리국민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우리나라 보험회사이다.
2024.8.28일 우리금융지주는 동사 지분 100%와 동양생명 지분 75.34%를 각각 2,654억원과 1조 2,840억원에 매입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 10%를 지급했다.
금융당국의 승인 후에 잔금을 지급하고, 승인을 득하지 못하면 계약금은 몰취된다. (계약금은 약1,550억원)
ABL생명보험이 부도나지 않을 회사인지 살펴보자.
금융업은 Leverage산업이기 때문에 회사의 Fundamental에 추가해서 대주주의 증자여력이 매우 중요하다.
ABL생명보험의 Fundamental은 K-ICS비율로 판단할 수 있다.
증권신고서 상의 2024년말 기준 K-ICS비율은 153.68%이고, 제5회 1,500억원 발행 이후에는 167.48%이다.
총액인수라서 증권신고서 효력이 발생하면 1,500억원 발행은 확정이다.
당국의 K-ICS비율 권고치 150%는 준수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이라고 판단하면 되겠다.
따라서, 동사의 안전성을 판단하는데 우리금융지주 자회사 편입여부가 매우 중요하다.
2025.3.19일 우리금융지주의 경영실태평가등급이 3등급으로 발표되었다.
모회사가 2등급 이상이어야 자회사 편입이 가능하지만 3등급일 경우에도 자본금증액, 부실자산정리 등의 조건부 승인이 가능하다.
보험업은 사회안전망 역할을 하는 중요한 산업으로 부도날 경우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당국은 주기적으로 K-ICS비율을 점검하고, 필요할 경우 적기시정조치(경영개선권고, 요구, 명령) 등을 통해서 보험사의 부실위험을 관리하고 있다.
동사는 대주주가 파산해서 가교보험회사 아래에 편입되어 있기 때문에 K-ICS비율이 악화되어도 증자가 어렵다.
이 경우에는 M&A를 통해서 능력 있는 대주주 유치가 유일한 대안이고, 우리금융지주가 그 당사자이다.
보험산업을 안정적으로 유지 또는 성장하도록 하는 것이 정책목표이기 때문에 우리금융지주의 ABL생명 인수를 승인할 것이라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현재, 동사의 후순위채 신용평가등급은 A(positive, KR), A(상향검토, KIS)로 우리금융지주 인수가능성이 반영되어 있다.
금년 5~6월경 인수가 확정되면 동사 후순위채는 A+(stable)로 등급상향이 예상된다. (선순위채는 AA-)
ABL생명보험5회(후)의 안전성을 걱정하지 않는 투자자라면 수익성을 고려해야 한다.
5년물 5.70%는 매력적인가?
2025.3.7일 수요예측한 농협손보4회(후)(A+, KIS, NICE, 2,000억원)는 4.10%에 낙찰되었다.
2025.3.20일 수요예측한 현대해상화재7회(후)(AA+, AA, KIS, NICE, 8,000억원)는 Band가 3.60%~4.30%이었는데 4.10%에 낙찰되었다.
ABL생명5회(후)는 유사 채권 대비 금리가 1.60% 높다.
ABL생명보험 제3회 후순위채(2024.9.30일 발행, 5년콜, 표면금리 5.90%)의 한국거래소 일반채권시장 매매가격은 10,100원(2025.3.21)이다.
증권회사 매매수수료 30.3원(0.30%)을 적용한 YTC는 5.659%이다. (10,130.3원 = YTC 5.659%)
KDB생명보험12회(후)(A+, negative, KIS, KR)(2024.8.30일 발행, 5년콜, 표면금리 5.82%)의 한국거래소 일반채권시장 매매가격은 10,227.5원(2025.3.21)이다.
증권회사 매매수수료 30.68원(0.30%)을 적용한 YTC는 5.253%이다. (10,258.18원 = YTC 5.253%)
동사의 3회와 비교해도 불리하지 않고, 금년 1월 KDB자회사 편입을 승인받은 KDB생명보험12회(후)와 비교하면 0.50% 유리하다.
채권투자방법은 기간 Match(만기보유)와 기간 Mismatch로 나눌 수 있다.
은퇴자라면 ABL생명보험5회(후)를 매입한 후 매월이자를 받아서 생활비 등에 사용할 수 있다.
액면 1억원을 매입하면 5년간 매월 세전475,000원, 세후401,850원을 지급 받는다.
우리나라는 물가와 경제성장률(GDP성장률)이 낮아지고 있어서 추가적인 정책금리 인하 위험이 있다.
이럴 때 5년간 연5.70%를 확정시키는 것은 매력이 크다.
ABL생명보험5회(후)를 기간 Mismatch로 투자할 수 있다.
우리금융지주 자회사로 편입되면 매매금리는 4.70%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투자기간 1년, YTC 4.70%로 매도 시의 투자수익률을 추정하면 연9.27%이다.
이자수익: + 5.70%
자본손익: + 3.57% (= 3.57 * 1%)
First Call Date(2030.3.26일) 기준 발행시점과 1년 후의 Modified Duration은 각각 4.34와 3.57이다.
ABL생명보험5회(후)의 수요예측참여 후 잔량 770억원은 추가청약을 진행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우리금융지주 자회사 편입을 승인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투자자는 적극 매입하여 투자목표를 달성하면 좋겠다.
김형호 CFA(한국채권투자운용 대표) strategy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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