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이복현 금감원장 [뉴스콤 장태민 기자] 이복현 금감원장이 26일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카드대금 기초 ABSTB 원금 변제 계획에 대해 "거짓말 같다"면서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이 원장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ABSTB는 단기투자인데 MBK가 지금 변제한다는 것인지, 5년 후나 10년 후에 변제한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면서 MBK를 믿을 수 없다고 했다.
홈플러스가 회생절차에 들어간 가운데 금감원장이 MBK의 고통 분담 약속을 믿기 어렵다고 한 것이다.
■ 금감원장, MBK 압박...ABSTB 4천억 변제 약속 못 믿는 이유
이 원장은 "MBK가 ABSTB 4천억원 원금을 보장한다는 말은 거짓말 같다"면서 "이 건은 상거래채권이 아니라 금융채권 성격"이라고 말했다.
ABSTB 투자는 단기투자이기 때문에 단기에 변제하지 않으면 기간의 손익도 있는 것이고, 회생절차에 들어가면 채권자들끼리 제한된 자원을 갖고 싸우게 된다고 했다.
MBK가 핑크빛 여론을 형성하면서 '언발에 오줌누기' 식으로 대응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원장은 급기야 "(MBK의 모든 채권 변제 약속은) 솔직히 말해서 거짓말"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 원장은 "ABSTB 4천억 원금을 보장할 유동성이 있었다면 회생시청을 안 했을 것"이라며 "(금융채권을) 상거래채권과 비슷하게 취급한다고 말했는데, 무슨 재원으로 어떤 시기에 할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고 했다.
변제 재원, 시기를 명확히 밝히지 않는 한 거짓말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그러면서 최근 시장이 태영건설을 믿어줬던 것은 대주주의 고통 분담이 있었기 때문이지만, MBK는 그렇지 않다고 했다.
이 원장은 또 "MBK가 관리하면 어마어마한 수수료를 받는다. 하지만 손실은 사회화하고 이익은 사유화하고 있다"면서 검사를 철저히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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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장, MBK '사회·경제적 물의' 불구 사모펀드 긍정론 설파
최근 홈플러스 사태 이후 MBK를 포함한 사모펀드에 대한 비난이 빗발쳤다.
법을 만드는 국회에서도 여야 막론하고 사모펀드가 한국경제에 대해 끼치는 폐해를 우려했다.
지난주 국회 정무위에서 이강일 민주당 의원은 "MBK는 대한민국을 망치는 기업 사냥꾼"이라며 돈놀이만 하는 사모펀드를 손봐야 한다고 했다.
김병기 민주당 의원은 "MBK보다 KKR이 더 큰 한국경제 리스크"라며 국내외 사모펀드 전반에 대한 한국경제 차원의 대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검은머리 외국인 김병주는 차입매수(LBO), 과도한 핵심자산 매각, 기업사냥과 도륙 등으로 각종 악행을 저지르는 자"라며 사모펀드 제도를 손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금감원장은 최근 고려아연, 홈플러스 사태 등으로 인한 MBK에 대한 국민 악감정에 편승해 사모펀드 제도 자체를 무력화해선 안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 원장은 "사모펀드 자체의 본질적인 개념을 훼손하는 방식은 시장 전체 기능 차원에서 신중하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도를 일괄적으로 비난해선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사모펀드는 경제·산업 구조조정에 도움을 준다"고 지적했다.
■ MBK 사태, '한국형' 사모펀드 행태에 대한 의문점 남겨
사모펀드는 공시 의무에서 상당히 자유롭기 때문에 투자금, 투자처가 명확하지 않다.
사실 사모펀드가 나름의 기능을 하는 것은 이런 '자유로움' 때문이기도 하다.
사모펀드는 특정 기업의 기형적 경영 행태, 특정 대주주의 기업 사유화, 경쟁력을 키우지 않는 안일한 회사 운영 등을 바로 잡는 메기 역할을 할 수 있다.
특히 전문적인 집단이나 큰 손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기업과 투자자들 간의 정보 비대칭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를 시정하는 순기능도 한다.
즉 뛰어난 전문가들이 이끄는 사모펀드가 잘만 활용되면 저평가된 기업의 가치가 올라가고 해당 기업 주가도 크게 오를 수 있다.
또 투자자들은 사모펀드에 투자해 기업가치 개선에 동참할 수 있다.
하지만 사모펀드의 이런 긍정적 역할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선 그 폐해가 만만치 않아 '최소' 국내에선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더 강하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국내 자본시장에서 사모펀드는 기업의 가치 증진이 아니라 단기적 주가 부양, 경영권 탈취와 펀드 이익에만 골몰해 궁극적으로 산업 생태계에 피해를 준다는 의견도 많은 것이다.
예컨대 홈플러스 사례에서 보듯이 건전한 매장과 같은 알짜배기 부동산을 팔아 펀드의 단기적 이익만 높이는 식으로 운영하게 되면 그 펀드에겐 좋을지 모르지만 회사의 종업원과 지역사회, 궁극적으로 한국경제 전체에 해가 될 뿐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증권사의 한 유가증권 매매자는 "사모펀드는 주주 이익 극대화라는 그럴 듯한 명분을 내세우지만, 사실 이들은 그저 약탈자들일 뿐"이라며 "홈플러스 사태에서 보듯이 여러 분야에 해악을 끼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주 행동주의라는 좋은 말을 갖다 붙이지만, 결국 돈을 벌기 위한 속임수에 불과하다"고 폄하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