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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중앙은행들, 미-이란 전쟁 '인플레 위험' 평가 관심....1번 타자 RBA가 준 시그널

장태민 기자

기사입력 : 2026-03-17 15:32

사진: 호주중앙은행(RBA) 홈페이지
사진: 호주중앙은행(RBA) 홈페이지
[뉴스콤 장태민 기자] 지난 2월 28일 발발한 미-이란 전쟁 이후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한 경계감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번주엔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회의가 밀집돼 있어 이들이 전쟁에 따른 인플레 압력을 어떻게 평가하는지가 관심사 중 하나였다.

이번주엔 17~18일 미국 FOMC 회의, 18~19일 유로존 ECB 회의, 18~19일 일본 BOJ 회의, 19일 영란은행 회의가 잡혀 있다.

그리고 오늘(17일)은 호주가 먼저 통화정책 결과를 발표했다.

호주는 예상대로 2월에 이어 금리를 25bp 인상했다.

호주의 금리 인상은 5:4라는 박빙으로 결정됐다. 다만 상당히 박빙이었던 금리 인상 결정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에 대한 RBA의 걱정은 만만치 않았다.

■ 인플레 걱정하던 RBA...'전쟁 인플레'로 추가 부담 피력

호주 중앙은행은 2025년 하반기부터 인플레 압력이 커졌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인플레 압력은 2022년에 고점을 친 뒤 상당폭 내려왔지만, 2025년부터 생산 능력 압박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RBA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급 여력 부족'(capacity pressure)으로 물가 상승세가 가팔라져 올해 2월부터 금리를 올렸다.

이런 상황에서 미-이란 전쟁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이날 RBA 성명서는 "중동 분쟁으로 연료 가격이 급격히 상승했으며,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경우 인플레이션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며 "단기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이미 상승했으며, 이사회는 인플레이션이 당초 예상보다 장기간 목표치를 상회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고 적시했다.

호주를 비롯한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중동 분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로 통화 긴축에 대한 예상이 강화됐다고 했다.

RBA는 지금은 미-이란 전쟁으로 인해 인플레, 성장 모두 불확실성이 큰 국면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통화정책의 긴축 강도 등에도 애매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RBA는 "국내 경제 활동 및 인플레이션 전망, 통화 정책의 긴축 정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당하다. 세계적으로는 중동 분쟁이 양방향으로 상당한 위험을 초래한다"면서 "분쟁이 장기화되거나 악화될 경우 국제 에너지 가격에 추가적인 상승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했다.

RBA는 "이는 단기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공급 능력을 저해하거나 장기적인 인플레이션 기대치에 가격 상승이 반영될 경우 장기적인 인플레이션 상승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면서 "높은 물가와 연장된 불확실성은 호주 주요 교역 상대국과 호주 모두의 경제 성장률을 둔화시킬 수 있다"고 했다.

호주 국채시장은 RBA의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하면서 시장금리를 올리던 중이었다. 그런데 이날 '박빙의' 금리인상 결정이 나타나자 금리 레벨을 낮췄다.

■ 호주 시장금리, 5:4 결정 확인 뒤 장중 금리 낙폭 확대했으나...

호주 10년물 국채금리는 3월 초 4.6%대 초반 수준이었으나 전날엔 4.9981%, 즉 5% 수준까지 올라왔다.

최근 호주 금리는 전체적으로 상승 압력을 받고 있었다. 투자자들은 3월 통화정책회의가 2월에 이어 기준금리를 더 올린다면서 경계했다.

이후 이날 통화정책 결정 회의를 확인하면서 금리를 4.9%대 초반으로 낮추고 있다.

호주 국채10년물 수익률은 RBA의 5:4 '박빙' 인하 결정을 확인한 뒤 금리 낙폭을 전일대비 9bp 수준으로 확대하기도 했다.

이후 총재의 발언을 들으면서 금리 낙폭을 축소, 확대하는 등 변동성을 이어갔다.

■ RBA 총재 '추가 인상 가능성' 시사...그러나 추가 긴축에 대해선 유연성 강조

미셸 블록 호주중앙은행(RBA) 총재는 17일 통화정책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인플레이션의 상방 리스크가 여전히 크고 현 금리는 물가를 목표 수준으로 복귀시키기에 충분치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불록은 특히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경우 2차 인플레이션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해 추가 대응 필요성을 시사했다.

특히 블록은 회의 내용이 표결 결과(5:4)보다 매파적이란 점을 알렸다.

불록은 "회의는 매우 치열하게 진행됐지만, 이는 정책 방향이 아닌 시점에 대한 논쟁이었다. 이번 회의의 금리 인상에 반대한 위원들 역시 결국 추가 인상의 필요성에는 동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도한 수요를 억제하지 않으면 기업들이 비용 상승을 가격에 전가하게 된다"면서 "인플레이션 상방 리스크가 고용 하방 리스크보다 더 크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향후 정책 경로는 불확실하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추가 긴축 여부는 데이터에 달려 있다는 입장을 밝혀 애써 '유연함'을 강조했다.

블록은 "이번 금리 인상이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한 신호는 아니다. 금리의 향방은 여전히 불확실하고, 이번 인상이 연속 인상 사이클의 일부인지도 확신하기 어렵다. 금리 인상을 5월로 미루는 방안도 검토했다"고 했다.

■ 호주 이벤트가 시사하는...각국 중앙은행이 느낄 '전쟁 인플레' 리스크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RBA가 금리 인상을 5:4로 아슬아슬하게 결정했지만 기본적으로 미-이란 전쟁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강해 보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전쟁은 기본적으로 물가 상방 압력, 성장 하방 압박으로 작용한다"면서 "원유를 수입하는 한국 중앙은행 경우 높은 유가와 환율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에 비중을 둬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최근 한은은 정부의 압력 때문에 높은 금리를 걱정하는 등 도비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재경부 장관이 국채 바이백을 언급하는 등 통화정책 주도권이 정부로 넘어갔다"면서 "따라서 한은이 향후 금리를 자신있게 올리기도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

금통위는 이번 전쟁이 인플레와 성장에 미칠 영향을 조심스럽게 살펴보는 중이다.

일부 금통위원은 전쟁의 물가, 성장 양방향 리스크를 거론하면서 조심스러워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수형 금통위원은 17일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상황은 물가에는 상방, 성장에는 하방 리스크가 동시에 작용하는 양방향 불확실성이 매우 큰 국면"이라고 했다.

이 위원은 "2월 경제전망에서 브렌트유 64달러를 전망했지만 최근 국제유가가 그보다 많이 올라서 인플레 상방 요인이 된다. 상승한 유가 자체도 중요하지만, 듀레이션(고유가 지속기간)도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고 했다.

그는 통화정책 파급 시차까지 감안하면, 지금 같은 때에 동행지표에 의존할 경우 ‘샤워실의 바보’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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