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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미국 제외 선진국 중앙은행들, 향후 정책금리 '인상'에 방점...한은도 고유가·고환율 지속시 인상 가능성

장태민 기자

기사입력 : 2026-03-20 11:48

자료: 영란은행
자료: 영란은행
[뉴스콤 장태민 기자] 지난 2월 28일 미-이란 전쟁이 발발한 뒤 이번주엔 주요국들의 통화정책 회의가 집중적으로 열렸다.

주초 호주를 필두로 미국, 일본, 유로존, 영국 등이 통화정책 결과를 발표했다.

호주가 2회 연속 금리를 인상했으나 나머지 국가들은 금리를 동결했다.

투자자들이 미-이란 전쟁에 따른 각국 중앙은행들의 입장을 주목한 가운데 중앙은행 총재들은 대체로 매파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쟁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경기도 둔화시킬 수 있는 가운데 각국 중앙은행들은 전쟁 상황 전개를 지켜보자면서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이 좀더 커 보였다.

전날 오후부터는 일본, ECB, 영국의 통화정책 결과가 전해진 가운데 모두 금리 방향과 관련해선 '인상'에 방점을 찍었다.

■ BOJ "매 회의 인상 여부 판단"...우에다 "물가 상방 압력 우려 의견이 다수"

BOJ는 전날 정책금리인 콜금리를 0.75%에서 동결했다. 금리 동결 결정은 8:1이었다.

다카타 위원이 1월에 이어 25bp 인상을 주장했다. 경기와 물가 판단은 1월과 같았다.

경기는 일부 약한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완만한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봤다. 물가는 기조적 상승이 지속되며 전망기간 후반(27년)에는 물가안정목표와 대체로 일치할 것으로 예상했다.

우에다 총재는 기자회견에서는 금리 인상 방침을 유지했으나 인상 시점에 대해 명확한 시그널은 주지 않았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실질금리가 매우 낮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면서 "금리 인상 시점은 매 회의마다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BOJ는 미-이란 전쟁이 발발하기 전부터 경제와 물가가 전망에 부합할 경우 금리 인상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전쟁은 인플레 우려를 좀더 키운 것으로 보인다.

우에다는 "중동 정세와 유가, 환율 등 리스크 요인을 면밀히 점검할 것"이라며 "유가 급등은 기대 인플레이션, 근원물가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그는 " 에너지 공급 충격의 물가 영향 시차를 판단하긴 어렵다"면서 "다만 중동 변수로 인해 물가 상방 압력이 더 크다는 의견이 다수"라고 했다.

■ ECB 라가르드 "필요할 경우 금리 인상 준비"

유럽중앙은행(ECB)도 19일 통화정책회의에서 예상대로 금리를 동결했다.

ECB는 예금금리(2.00%)와 레피금리(2.15%), 한계대출금리(2.40%)를 유지했다. ECB는 작년 7월부터 이날까지 6차례 연속 금리를 동결했다.

ECB는 분기 경제전망에서 물가 전망을 큰 폭으로 상향 조정했다. 올해 유로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1.9%에서 2.6%로 올렸고, 내년 전망치는 1.8%에서 2.0%로 상향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0%에서 0.9%로 낮췄고, 내년 역시 1.4%에서 1.3%로 소폭 하향 조정했다.

ECB는 "중동 전쟁으로 경제 전망의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됐다. 인플레이션에는 상방, 성장에는 하방 리스크가 동시에 존재한다"면서 "에너지 가격 상승이 단기적으로 물가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ECB는 "중기 영향은 분쟁의 강도와 지속 기간에 달려 있다"고 했다.

특히 에너지 가격 급등 시나리오도 제시됐다.

국제유가가 올해 2분기 배럴당 145달러, 천연가스가 메가와트시(㎿h)당 106유로까지 상승하는 경우, 올해 물가상승률은 4.4%, 내년은 4.8%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걱정했다.

ECB 총재 발언은 매파적이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금리 동결이 인상 사이클 종료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필요할 경우 언제든 금리를 다시 인상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에너지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2차 효과를 통해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기존엔 시장이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반영학도 했으나, 최근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와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부상하는 모습이다.

일부 투자은행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안팎에서 유지될 경우 ECB가 추가 인상에 나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양지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동안 ECB 금리결정은 중동 전쟁 전개 양상과 에너지 가격에 좌우될 것"이라며 "우리의 기본 시나리오는 수주 내 중동 갈등 완화, 그리고 ECB의 금리 동결이지만 전쟁이 장기화되고 유가가 100달러를 지속적으로 상회하는 경우 ECB는 6월부터 금리 인상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CB의 금리 인상 여부는 전쟁 기간, 유가 흐름 등에 따라 가변적이다. 하지만 고유가 지속시 경기 악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금리를 올릴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 영란은행, 이제 '인하 열어두기'가 아니라 '인상 열어두기'

잉글랜드은행(BOE)도 19일 기준금리를 3.75%로 동결했다.

BOE는 특히 기존 성명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던 문구를 삭제했다. 정책위원 9명 전원이 동결에 찬성했다. 만장일치 결정은 약 4년 반 만이다.

BOE는 "통화정책이 글로벌 에너지 가격을 직접 통제할 수는 없지만, 물가상승률을 2% 목표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대응을 할 것"이라며 "중동 상황과 에너지 가격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금리 인하 문구 삭제,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 등을 감안할 때 BOE 회의는 매파적이었다.

베일리 총재는 "물가상승률을 2%로 되돌리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며 "에너지 가격 상승이 소비자물가에 미칠 지속적인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스와티 딩그라 위원은 에너지 공급 충격이 지속될 경우 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캐서린 맨 위원 역시 금리 인하보다는 장기 동결이나 인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ECB, 영란은행 모두 에너지 공급 쇼크 상황에서 지켜보자는 입장을 취하고 있으나 전체적으로 조건부 금리 인상 쪽으로 기울었다"고 평가했다.

■ FOMC 결과는 연내 동결 기대치 높여...고유가 지속 시 한은 금리인상 가능성도 높아져

미국을 제외한 큰 선진 경제권들이 금리 인하보다 인상을 열어두는 그림이 만들어진 가운데 미국에선 연내 금리 동결 가능성이 급부상했다.

미국 금리선물시장에서 연내 동결 가능성이 80% 근처로 급등하는 등 심상치 않은 흐름도 나타났다.

연준 위원들이 점도표에서 올해와 내년 1차례씩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란 전망을 유지하고 있고, 상당수 애널리스트들은 연내 2차례 인하까지 보고 있지만, 일부 시장 가격변수는 '인상'까지 반영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채권시장 큰손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미국 국채 2년물 금리 급등이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건들락은 19일 엑스(X)를 통해 "미국 2년물 국채 수익률이 3주도 채 안 되는 기간에 50bp 상승했다"며 "이는 연준의 한 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장중 3.928%까지 상승한 뒤 3.8% 부근으로 소폭 되돌림을 보였다.

다만 금리선물 시장은 아직 금리 인상 가능성을 크게 반영하지는 않고 있다. FF 선물시장은 상반기 중 금리 인상 확률을 한 자릿수 초반 수준으로 반영하고 있다.

그럼에도 중동 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부각됐고, 이에 따라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감은 큰 타격을 입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3월 FOMC 결과는 매파적으로 해석되며 시장 변동성을 확대했다. 이제는 올해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반영되기 시작한 상황이며, 6월 FOMC의 기준금리 동결도 확실시된다"고 분석했다.

이자율 시장에선 주요국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퇴조하고 인상 기대감이 커지는 모습을 경계하는 모습들도 보인다.

최근 한은이 시장금리의 이상 급등에 대해 '지나치다'는 지적을 했지만, 주요국 금리인상 기대감이 올라가는 모습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운용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오늘 환율 하락과 유가 안정으로 장이 다시 강해졌지만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태도가 마음에 걸린다"면서 "이번 전쟁으로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매파성이 한층 강화된 점을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유가가 해소되지 않으면 한은 역시 금리를 올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채권 운용자도 "이번 전쟁 초기부터 안전자산선호에 따른 채권 매수가 아니라 인플레 우려에 따른 채권 매도가 우세했다. 이번주 확인한 중앙은행들의 관점도 매파적"이라며 "향후 유가와 환율 상승에 따라 한은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급부상할 수 있다는 점에도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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