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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칼럼) 트럼프 트레이드 숨고르기와 진정한 머니머신

장태민 기자

기사입력 : 2024-11-19 13:24

사진: 도널드트럼프닷컴
사진: 도널드트럼프닷컴
[뉴스콤 장태민 기자] 금융시장 변동성을 초래했던 트럼프 트레이드가 잦아들고 있다.

트럼프가 꾸리는 중인 매파적인 미국 차기 행정부나 정책에 따른 변동성은 계속 감안해야 할 것으로 보이지만, 당선 초기의 급격한 변동성은 줄어들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트레이드는 자산군별로 미국 주가 상승, 금리 상승, 달러 강세, 비트코인 상승 등으로 이어졌다.

주식시장에선 또 산업별로 트럼프가 정책 중요도를 높게 두는 산업의 강세, 트럼프가 손을 볼 수 있는 산업에 속한 종목들의 약세가 나타나기도 했다.

주춤해진 미국 금리·달러·주가 상승세...일단 숨고르기

지난 6일 미국채10년물 금리는 트럼프 당선 확정 이후 15bp나 급등해 4.43%대로 치솟았다.

금리는 이후 4.30%대로 내려가면서 숨을 고르는 듯 하더니 다시 뛰어 4.4%대로 재진입했다.

미국채10년물 금리는 전날까지 5일 연속 4.4%대에서 등락 중이지만, 4.4%대 중반에선 저가매수 등으로 추가 상승이 막히는 모습도 나타났다.

달러인덱스는 대선일에 103.41 수준을 나타냈으나 트럼프 당선 확정 뒤 105.14로 급등했으며 이후 주춤하는 듯 하더니 105, 106을 차례로 돌파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최근엔 106.8대에서 추가 상승이 막혀 현재는 106대 초반으로 레벨을 다소 낮춘 상황이다.

미국 주가 역시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기대감 등으로 급등하다가 최근에는 숨을 고르고 있다.

시장에선 트럼프 트레이드가 과도하게 진행돼 숨을 고를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트럼프 트레이드는 계속되지만 최근 과열 양상을 보였기 때문에 쉬어갈 필요가 있는 구간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시장은 속속 등장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매파' 인사들에도 주목하고 있다.

지난주 국무장관, 법무장관, 비서실장, 정보효율부장관, 국방장관 등을 발표한 데 이어 이제 이번주엔 재무장관, 상무장관, 무역대표부 대표 등 경제 정책 관련 인사에 관심이 모아져 있다.

■ 트럼프에 대한 세계의 경계감은 적국, 우방국 따로 없다

트럼프 트레이드는 미국 외 다른 국가들의 시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국내에선 최근 달러/원 환율이 장중 1,410원을 넘어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국내 주식시장도 트럼프의 관세정책 등에 긴장했다. 이런 가운데 조선, 원자력 등 '우호 섹터'를 찾는 데 열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금리시장은 트럼프가 들어서면 안 그래도 모멘텀 둔화 양상을 보이던 한국 수출이 더욱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면서 미국 금리 상승분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일본 시장에선 10월부터 트럼프 당선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 구도가 형성되기도 했다.

엔화 약세는 금리 인상 기대감으로 연결되는 등 트럼프의 등장은 일본 통화정책 전망에도 영향을 미쳤다. 일본 주식시장도 트럼프 우려에 크게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유럽 시장도 트럼프 등장에 긴장하면서 트럼프발 관세 전쟁 등을 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전히 트럼프에 대한 경계감은 강하다. 특히 공화당이 상하 양원을 모두 장악하는 레드스윕을 달성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더욱 힘이 실리게 됐다.

■ '미국 중심'...여전히 유효한 큰 그림

현재 트럼프 트레이드가 다소 쉬어가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지만, 미국 중심주의에 맞춘 전략은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

세계의 자금은 미국 시장으로 향한다는 게 큰 그림이다.

미국 외의 국가들은 트럼프 트레이드와 미국 중심주의가 약화되는 틈이 생겨야 편하게 숨통을 틔울 수 있다.

하지만 일본, 유럽 등은 전반적으로 경기 체력이 미국에 비해 약해 이런 나라들로 자금이 대거 몰리기는 쉽지 않다.

안 그래도 미국 경제 상황이 상대적으로 가장 양호한 상황이지만, 트럼프가 미국 중심주의를 강화할 수 있어 트럼프 트레이드의 되돌림에도 한계가 있을 수 있는 것이다.

트럼프 트레이드가 과도하다는 인식으로 되돌림이 나타난다면, 다시금 저가에 기댄 트럼프 트레이드가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식의 반응도 찾아볼 수 있다.

■ '미국만 낙관론'...돈은 미국으로

트럼프가 1기 집권을 통해 집권 '경륜'을 이미 쌓은 데다 공화당이 미국 의회를 장악했기 때문에 트럼프의 정책은 1기 때보다 힘을 받을 수 있다.

더욱 매운 트럼프가 올 수도 있는 것이다.

예컨대 트럼프 1기 때는 미국이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더라도 틈 역시 많았다. 미국 내에서도 보호무역에 반대하는 시각이 상당했으며, 트럼프 역시 '처음이어서' 정책을 일관되게 밀어붙이는 데 한계를 보이기도 했다.

현재 트럼프를 크게 우려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경험을 축적한 트럼프가 이번엔 제대로된 관세맨의 면모를 보여줄 수 있다고 걱정하는 모습도 보인다.

트럼프의 감세 및 일자리법 연장, 법인세와 소득세 인하 등은 일단 기업들에 유리하기 때문에 미국 주식시장의 추가 상승 가능성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 시장에선 어림셈법으로 법인세 1%p 인하는 상장사의 1% 가까운 이익 증가로 해석하기도 한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을 감안할 때 미국 기업들은 방패를 지급받게 되고 미국시장에서 미국 기업과 경쟁하는 다른 나라 기업들은 이전보다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

지난 '트럼프1기' 트럼프가 임기를 시작했던 2017년엔 글로벌 주식펀드 자금들이 미국으로 흘러들어 S&P500이 그해 20% 가까이 상승한 바 있다.

트럼프의 부양정책은 인플레 위험을 다시 높이고 국채발행을 늘릴 수 있다는 예상도 많다. 이는 금리 상승을 견인할 수 있다.

하지만 미국 연준이 금리인하 사이클 속에 있다는 점, 미국의 금리 레벨이 높은 수준이라는 점 등으로 감안하면 미국 채권에 투자하려는 해외 자금 유입은 이어질 수 있다.

또 트럼프 정부의 규제 완화나 법인세 인하와 같은 친기업 정책은 회사들의 부도 위험을 낮추면서 크레딧 스프레드를 더 축소시킬 수도 있다.

트럼프가 한국을 머니 머신(money machine)이라고 부르기도 했지만, 현재 경제 체력이나 정책 파워를 감안할 때 머니 머신은 미국이며, 트럼프 그 자신이다.

■ 트럼프의 욕심...미국과 그밖의 세계

시장엔 스트롱맨의 욕심이 결국 화를 부를 수 있다는 관점도 있다.

트럼프가 미국 우선주의를 더 높이면 높일수록 금융시장이 불안을 보일 것이란 예상도 보인다.

이미 다른 나라 시장 대비 고평가된 미국 주가 등은 트럼프가 부추기면 부추길수록 과열에 대한 불안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지금은 트럼프가 등장한 2016~2017년 시즌과 달리 경기가 하강 국면에 진입하고 있어 미국 우선주의가 전세계를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견해도 보인다.

경기 우려 속에 미-중 갈등이 보다 격화되면 안 그래도 양분된 세계가 더욱 쪼개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신냉전이 보다 강화되면서 세계는 '미국 블록'과 '중국 블록'으로 나눠질 수 있으며, 이는 '열전의 위험'까지도 키울 수 있다.

트럼프의 등장은 또 다른 국가가 정책을 과도하게 사용하도록 만들 가능성도 있다.

예컨대 트럼프의 미국은 다른 나라 다른의 통화정책, 재정정책 강도 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다.

만약 트럼프가 관세를 통해 미국 경쟁력을 강화하면 경기가 좋지 않은 ECB 등은 더욱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통해 이에 대항하려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최근 트럼프의 재등장에 따른 트럼프 트레이드가 힘을 발휘했고 현재는 다소 숨을 고르는 국면이다.

그리고 지금은 단시간에 금융시장 가격변수에 '미국 낙관주의'가 녹아들었다.

앞으로도 트럼프의 정책은 상당한 변동성을 줄 수 있을 듯하다. 그리고 트럼프와 트럼프맨들이 공약 이행에 얼마나 진심을 보여줄지도 확인해야 한다.

미국과 '그밖의 세계'는 트럼프의 정책들이 경제 상황, 인플레이션, 통화정책, 재정정책 등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면서 진로를 모색해 나갈 수밖에 없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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