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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칼럼) 트럼프 시대, 미국기업과 미국외 기업의 세금 문제

장태민 기자

기사입력 : 2024-11-13 14:09

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출처: 도널드트럼프닷컴
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출처: 도널드트럼프닷컴
[뉴스콤 장태민 기자] 트럼프가 다시 '무서운 사람들'로 진용을 짜고 있다.

자유무역을 거부하는 '매파' 보호무역주의자 라이트하이저가 다시 USTR 대표를 맡는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취임 전부터 미국 외의 세계는 긴장하고 있다.

주식시장도 미국 시장과 미국 외 시장엔 상당한 온도차가 느껴진다. 국내 주식시장은 미국 주가가 올라와도 비틀거리고 있다.

국내 국채가격은 트럼프의 미국으로 한국 경제가 예상보다 더 망가질 수 있기 때문에 미국채 가격이 빠져도 잘 빠지지 않았다.

미국은 주요 경제권 중에 가장 양호한 경제 성적표를 제시해왔다. 하지만 트럼프의 미국에게 자비를 구하긴 어렵다.

그간 유럽은 선진국에서 '중진국'이 되기 위해 노력해온 탓에 미국에 비빌 언덕도 없다.

선진국 흉내를 내본지 얼마 지나지 않은 한국은 수출 모멘텀 둔화 속에 맞이해야 하는 트럼프 시대에 긴장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는 대외적으로 다정다감한 성격이 아니다.

힘들어 하는 유럽, 아시아의 친구들보다는 '마가'(Make America Great Again)를 앞세워 자국 동료를 우선해서 챙길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트럼프2기는 '의회마저 장악'해 다른 나라 입장에선 미국이 더욱 거칠어졌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 미국 기업은 일단 '환호'

미국 기업들은 트럼프를 반기고 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는 트럼프가 법인세 감면을 연장하고 추가적으로 법인세율을 낮춰준다고 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트럼프 정부는 감세와 일자리법(TCJA)을 통해 법인세율을 최고 35%에서 일괄적으로 21%로 낮춰준 바 있다.

이에 따른 당기순익 플러스 효과는 많게는 10%까지 분석되기도 했다.

이런 트럼프가 법인세를 더 내려준다고 하고 있다. 법인세를 많게는 15% 수준까지 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권 후보였던 해리스는 트럼프와 싸울 때 법인세를 21%에서 28%로 올린다고 했었다.

법인세 인하폭 등을 감안할 때 트럼프2기의 법인세 효과는 1기 때보다 클 수 없다.

하지만 미국 기업 입장에선 (해리스가 됐으면) 정부에 뺏겨야 할 돈을 아낄 수 있게 됐다. 또 어찌됐든 세금을 덜 내게 됐으니 트럼프를 반길 수 있는 것이다.

미국 주식시장이 트럼프 당선 소식을 대체로 반가워한 이유는 '세금 문제'가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 밖 다른나라 기업은 '걱정'

다른 나라 입장에서도 일단 신경에 쓰이는 게 세금이다. 무엇보다 관세가 걱정이다.

트럼프는 중국에게 60%의 관세를 물리겠다고 공언해 왔다. 그리고 보편적으로 관세 10~20%를 물리겠다고 했다.

중국에게 발등의 불이 떨어졌지만 '중국 외'의 미국 친구들에게도 불은 떨어졌다.

미국과 교역 규모가 클 수 밖에 없는 인접국인 멕시코, 캐나다 등은 미국의 지도부가 센 사람으로 교체되기 때문에 긴장하고 있다.

미국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멕시코나 캐나다는 미국에 대한 수출 비중이 80%에 달할 정도로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트럼프의 미국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관건이다.

아시아에선 한국 같은 나라가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최근 한국에선 미국 수출 비중이 중국을 넘는 등 '미국 의존'이 커졌다.

중국은 오랜기간 한국 기업들과 상호 '보완관계'였으나 지금은 경쟁관계가 됐다. 그래서 중국 의존도와 중국 거래 비중을 줄이는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트럼프의 미국은 한국이 동맹이라고 봐 줄 리 없다.

결국 미국 시장에서 한국 등 다른 나라 업체들과 경쟁하는 '미국 기업'들은 상당부분 경쟁에서 유리해졌다고 볼 수 있다.

트럼프가 미국 기업들에게 세금 축소를 통해 경쟁을 위한 실탄을 제공하고, 관세 장벽을 더 높여 방패까지 줬다고 평가할 수 있지 않을까.

미국 밖 한국기업은 '우려'

국내 주식시장에선 트럼프의 재집권에 따라 반도체, 자동차 등에 대한 우려가 컸다.

일단 주가가 5만원대 초반으로 미끌어져 '4만전자'까지도 각오해야할 삼성전자와 같은 기업들의 앞날이 걱정이다.

트럼프는 반도체지원법(CHIPS) 보조금 축소 등을 공언했다. 이는 국내 반도체 기업에 부정적인 이슈다.

반도체 업체들은 관세 인상, 그리고 미국이 재개할 '중국과의 싸움' 등에도 긴장할 수 밖에 없다.

한국은 전세계 D램의 70%, 낸드의 50% 이상을 생산하는 나라다. HBM, DDR5 등 첨단 메모리도 주도하는 나라다.

미국이 관세를 부과할 때 한국 기업들은 최대한 세금을 녹여야 한다. 즉 세금 부담을 가격에 전가시켜서 이익을 보존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중국과의 거래는 조심해야 한다. 트럼프가 적과 거래하는 친구를 좋게 봐 줄 리 없다. 올해 상반기 기준 하이닉스의 중국 매출은 30%, 삼성전자는 16%를 차지했다.

트럼프발 미-중 분쟁 2라운드를 앞둔 상황에서 미국이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규제를 확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와 라이트하이저 등 미국 차기 정부 실력자들은 여전히 '제조업, 첨단산업 강국 미국'을 내세운다.

트럼프1기 시대 미국은 한국 기업들에 미국에 공장을 지으라고 명령했으며, 바이든 정부에서도 이런 기조는 유지됐다.

한국은 인재 감소 등으로 자국내 산업 공동화를 걱정해야 할 지경에 이른 나라지만, 미국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한 나라로 이름을 올려야 했다. 하지만 트럼프가 '동맹'인 한국의 성의를 제대로 이해해주고 봐줄지 의문이다.

트럼프나 라이트하이저같은 뛰어난 협상가 기질을 갖춘 사람들이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울 때 한국은 다시금 많은 것을 내줘야 할 수도 있다.

트럼프는 다른 사람에게 '일부러' 미친 사람처럼 보이길 좋아한다. 그가 사업을 하면서 써왔던 협상 전략의 일환이다.

트럼프의 이런 기질은 기독교인인 그가 성경 이후 가장 위대한 책이라고 우겼던 자신의 저서 '거래의 기술'(The art of the deal)에 잘 나와 있다.

트럼프가 위협적인 엘리트들로 진용은 짜고 있다. 트럼프와 그 주변 인물들은 기분파도 아니며, 정신나간 사람들도 아니다. 매우 뛰어나고 냉혹한 승부사들이다.

트럼프를 일차원적으로 읽다가는 한국도 다시 당할 수 있는 만큼 제대로 대비해야 한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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