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대통령실은 3일 국정 브리핑에서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140억 배럴 규모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탐사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천연가스와 석유의 비율은 3:1정도이며 천연가스는 29년, 석유는 4년 사용할 양이라는 설명이다.
물리탐사를 마치고 하반기에는 정확한 매장규모와 위치를 확인하기 위한 탐사시추에 나서게 되며, 실제 매장량 확인 및 경제성 평가 등을 거쳐 순조롭게 탐사가 진행되면 상업개발은 2035년부터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 아직은 이른 단계, 그러나 장기적으로 한국 조선소 수혜도 가능해 보여
거쳐야 할 산이 많기 때문에 아직 해당 시추사업의 성사 여부를 논하기에는 이르지만,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된다고 가정했을 경우
한국 조선소의 수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1) 먼저 한화오션이 보유한 심해 시추선의 활용 가능성이다. 한화오션은 기존 선주인 Northern Drilling과 계약 해지된 드릴십 1척을 보유 중이며 해당 호선은 Gulf of Mexico용으로 건조된 7세대 드릴십으로 2,000ft(약 3.6km)이상 심해의 40,000ft(약 12km)이상 해저 유전에 투입 가능하다. Gulf of Mexico와 동해의 평균 수심은 약 1,500m전후로 유사하며 Mild Sea에 해당하며 기술적으로는 해당 시추선이 다소 오버스펙에 해당할 정도인 바 큰 무리 없이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한화오션은 최근 ‘한화드릴링’ 상표를 등록하고 시추사업으로의 진출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실제로 사업이 진행될 시 참여 의지도 충분히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해당 동해 유전의 탐사시추를 위해 2024년 12월~2025년 1월 용선된 것으로 추정되는 노르웨이 Seadrill社의 6세대 드릴십 “West Capella”의 용선료는 545,000$/day이며(그림3) 이를 토대로 용선료를 계산해 보면 연간 약 2,250억원의 용선 수익을 기대해볼 수 있다. (그림1)
2) FLNG 발주 가능성이다. 해당 유전에서 가스를 채굴할 경우 포항 영일만 앞바다로 비교적 근해이며 국내 수요의 안정성이 담보되어 있기 때문에 PNG(Pipeline)를 설치할 수도 있으나 동해 바다의 특성상 심해인 점을 감안하면 FLNG의 사용 가능성도 열려 있다. 해당 유전의 특성에 대한 조사가 더 이루어져야하겠지만, 현재 추정 부존량을 토대로 계산하면 생산 가능량은 약 49MTPA로 추정된다.(그림2)
삼성중공업이 건조했던 Coral Sul FLNG의 생산능력이 3.4MTPA이며 가격이 25억 달러였던 점을 감안하면 FLNG로 개발이 진행될 경우 이보다 훨씬 큰 규모의 발주가 필요할 수 있다. 총 62척의 LNGC가 발주된 카타르 North Field Expansion의 2차 LNG생산량 증대 규모가 약 43MTPA임을 고려할 때 진행여하에 따라 이는 대규모의 개발 프로젝트가 될 수도 있다. 다만 정부가 밝힌 최대 매장규모 140억 배럴은 석유 기준의 규모로 환산한 것으로 추정되며 가스와 석유의 환산단위가 다른 점, 매장규모가 아직 불분명한 점 등을 고려하면 개발 규모는 천차만별이 될 수 있는 바 섣부른 기대는 조심스럽다. 가스보다 매장량이 적은 석유의 경우 신조발주보다 FPSO 용선 등이 검토될 수도 있다.
◼ 마냥 허황된 소리로 치부할 것은 아니지만 과도한 단기 주가급등은 유의 필요
국내 자원개발의 성공사례는 많지 않지만, 과거 동해 6-1광구에서 가스전 개발에 성공하여 상업생산을 이뤘던 바 있다. 이번에 언급되는 유전 역시 포항/울산 앞바다에 위치해 있으며 해당 지역에 석유와 가스가 매장되어 있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심해 유전이 위치한 지역 중 하나인 미국 멕시코만이나 서아프리카 지역에는 수백 곳 이상의 유전이 산개되어 있으며 시추를 하기 전에는 물리적으로 확인이 어려운 심해 유전의 특성상 지금도 새로운 유전들이 개발되고 있다. 즉 한번 유전이 발견되었던 지역에는 또다른 유전이 산개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향후 해당 유전이 실제로 상업화되기까지는 7~10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며 경제성 평가 등에서 좌초될 가능성도 당연히 있다. 정부도 시추의 성공률을 20%로 제시하였다.
그러나 실패 가능성이 높은 자원개발이라고 하여 마냥 허황된 소리로 치부할 것만도 아니며, 올해 하반기부터 있을 시추공 작업 등의 진행 과정을 지켜 볼 일이다. 다만 장기적 관점이 요구되는 유전개발의 특성상 이로 인한 조선사의 과도한 단기 주가 급등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변용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