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중국 부동산개발업체인 헝다가 29일 홍콩법원으로부터 '청산명령'을 받았다.
고등법원의 린다 챈 판사는 "헝다는 수개월 간의 협상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채권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구조조정 계획을 내놓지 못했다"며 "법원이 더 이상은 안 된다고 말하는 상황이다. 법원이 이 회사에 대해 청산 명령을 내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판결 이후 홍콩에 상장된 헝다그룹과 두 자회사 주식 거래는 일시중단됐다.
법원의 이번 명령은 헝다그룹의 장기적인 실패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이 판결을 통해 청산인이 중국 밖에서 헝다 자산을 통제할 수 있게 된다. 또한 헝다그룹 부도로 인한 수십억달러 손실과 관련된 다른 소송이 제기될 수 있다.
다만 헝다그룹의 거의 모든 자산과 3천억달러가 넘는 부채 대부분이 있는 중국 본토에서 이번 결정이 실질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다.
헝다의 주요 채권자 그룹을 대리하는 로펌인 '커클랜드 앤 엘리스' 퍼거스 사우린 파트너는 "이번 결과에 놀라지 않는다. 회사가 우리와 소통하지 않은 결과"라며 "이런 상황에서 헝다는 스스로를 비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론적으로 홍콩은 중국 일부 지역에 적용되는 파산 및 구조조정에 관한 상호인정 협정을 맺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판결은 청산인이 중국 본토 일부 헝다그룹 자산에 대한 통제권을 장악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수 있다.
다만 중국 본토 법원이 홍콩의 '청산명령'을 받아들일지는 확실하지 않다. 이 문제에 대한 질문에 사우린은 논평을 거부했다.
홍콩 사모펀드 그룹인 '카이위안캐피털' 브룩 실버스 최고투자책임자는 "새로 임명된 청산인이 역외 자산에 대한 통제권을 가질 수 있지만 그러한 권한은 역내에선 인정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채권 투자자들은 이번 판결이 중국 본토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며, 채권자들이 중국 본토에서 효과적인 청구를 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했다.
홍콩의 한 자산운용사 채권트레이딩 책임자는 "기껏해야 역외 자산을 먼저 청산한 다음 역내에서 청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단계를 거치지 않으면 중국 역내에서는 전혀 청구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