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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후티와 바브엘만데브

장태민 기자

기사입력 : 2026-03-30 13:34

자료: 미국 에너지정보청
자료: 미국 에너지정보청
[뉴스콤 장태민 기자] 예멘의 후티 반군이 28일(토)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후티는 "목표가 달성되고 저항 전선에 대한 공격이 중단될 때까지 작전을 지속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저항 전선'(Resistance Front)은 이란을 중심으로 결성된 반이스라엘·반미 무장 세력 연대인 '저항의 축(Axis of Resistance)'을 뜻한다.

후티는 이란이 주도하는 이슬람 시아파 연대의 한 축을 구성한다.

이란은 시아파 무장세력인 헤즈볼라(레바논), 하마스(팔레스타인), 그리고 후티(예멘)에 사실상 돈과 무기를 대면서 지원해왔다.

후티는 주말 이스라엘에 미사일을 날린 뒤 여차하면 홍해를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중이다.

■ 후티, 소규모 반정부 세력 아니다...사실상 예멘 북부지역의 '정부'

후티(Houthis)는 예멘 북부(우리가 흔히 보는 지도의 왼쪽)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시아파 계열의 무장 단체이자 정치 조직이다.

공식 명칭은 '안사르 알라(Ansar Allah, 신의 조력자)다.

후티라는 명칭은 후세인 바드르 알딘 알후티(Hussein Badreddin al-Houthi)의 가문 이름인 '알후티(Al-Houthi)'에서 유래했다.

1990년대 후세인 알후티가 예멘 정부에 대항하는 운동을 시작했을 때 외부에서 이 가문을 따르는 사람들을 '후티들(Houthis)'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1990년대에 무장 단체로 등장해 예멘 중앙정부에 대항했으며, 사실상의 국가로 성장했다.

후티는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북부의 주들을 장악했다. 급기야 2014년엔 예멘 정부의 부패와 연료 가격 인상에 반발하며 내전을 일으켰고, 수도 사나(Sanaa)와 북부 지역 대부분을 점령했다.

국제적으로는 정식 정부로 인정받지 못하지만, 예멘의 인구 밀집 지역인 북서부와 홍해 해안선을 실질적으로 통치하는 '국가'다.

후티 반군이 장악한 예멘 수도 사나나 북서부 지역 인구는 2500만명에서 3000만명 사이로 추정된다. 사우디 인구가 3500만명 수준이란 점을 감안하면 후티는 결코 작은 반군 세력이 아닌 것이다.

이런 후티에게 이란은 각종 무기와 드론, 미사일 등을 제공했으며 손수 군사훈련까지 시켰다.

이제 후티는 28일 이스라엘에 탄도 미사일을 발사한 뒤 홍해 봉쇄까지 위협하는 중이다.

세계 해상 물동량의 12%가 통과하는 홍해와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해상 봉쇄까지 압박하고 있어 사태의 추이를 살펴야 한다.

■ 2023년의 가자 전쟁이 알려준 '눈물의 문' 바브엘만데브의 위험성

2023년 10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가자지구 전쟁이 시작된 뒤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고 홍해의 선박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이스라엘은 후티 반군의 기반 시설에 대한 공습으로 대응했다. 이스라엘은 후티 반군의 고위 관리 여러 명을 사살하는 데 성공했으나 최고 지도부까지는 제거하지 못했다.

후티는 2023년에서 2025년 사이에 이스라엘에 미사일 100발과 드론 300대 이상을 발사했다. 하지만 공식적인 사망자는 단 한 명뿐이었다. 후티가 실질적으로 이스라엘에 피해를 입히는 데는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전쟁의 판이 커질 우려가 있는 가운데 후티가 UAE나 사우디 등을 공격한다면 양상이 복잡해질 수 있다.

특히 한국 등 원유 수입국들이 느끼는 위험은 홍해 연안을 장악한 후티가 선박들을 공격하는 것이다.

선박들은 홍해 남쪽 끝에 있는 '눈물의 문'이라는 뜻의 바브엘만데브(Bab-el-Mandeb) 해협을 통과해야 한다.

이 해협은 그 이름(눈물의 문)에서 알 수 있듯이 폭이 좁고 물살이 거칠어 과거에 수없이 많은 사망 사고를 부른 곳이다. 옛날부터 항해하기 쉽지 않아 사고가 많이 났던 곳이다.

하지만 이 지역은 홍해와 인도양을 잇는 통로로 석유 소송에서 중대한 역할을 한다. 특히 가장 좁은 지점의 폭이 29km에 불과해 상선들은 이 해협을 건너다가 후티의 공격에 노출되면 대응하기 만만치 않다.

후티가 바브엘만데브 해협, 아덴만 등 홍해 일대를 타격하는 경우 유가는 더욱 오를 수 밖에 없다는 우려가 상당하다.

■ '초크포인트' 바브엘만데브...호르무즈 우회로 막히나

바브엘만데브는 호르무즈와 마찬가지로 중대한 병목지점(Chokepoint)이자, 원유 수송로의 급소다.

사우디는 최근 미·이스라엘-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폐쇄되자 수출 경로를 긴급히 홍해 쪽으로 전환한 바 있다.

사우디는 동부 유전의 원유를 홍해 연안의 얀부(Yanbu)항으로 수송하는 1,200km 길이의 '동서 송유관'을 최대 용량인 하루 700만 배럴까지 가동하고 있다.

얀부항에서 선적된 원유가 한국 등 아시아로 가려면 홍해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해야 한다.

하지만 아시아로 가는 원유의 '비상 탈출구'를 후티 반군이 막는다면 상황은 더욱 나빠질 수 있다.

알자지라방송은 "홍해로 돌린 원유가 아시아로 가려면 결국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지나야 하는데, 최근 후티 반군이 이곳에서의 작전을 지속할 것이라고 선언하면서 새로운 위협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 '눈물의 문' 막히면 유가, 물류 비용 추가 급등 우려

지난 2023년 후티가 홍해의 상선을 공격했을 때 글로벌 해운사들은 수에즈 운하 대신 아프리카 희망봉을 우회하는 경로를 선택해야 했다.

이로 인해 운송 거리는 6000km~9000km 늘어나고 운송 기간도 10~15일 지연되면서 물류 비용이 20% 이상 상승한 바 있다.

당시 후티는 드론과 미사일을 활용해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지나는 선박들을 무차별적으로 위협했으며, 이로 인해 엠에스씨(MSC), 머스크(Maersk) 등 세계 5대 해운사들이 홍해 운항 중단을 선언한 바 있다.

국내외 금융사들은 후티의 홍해 공격시 발생할 해상 운송 차질, 그리고 그에 따른 공급망 리스크를 우려하는 중이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유가가 급등한 가운데 홍해마저 막힌다면 사태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

금융가, 미국 등 각국 정부는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로 오를 가능성에 대비한 대응 시나리오도 검토하고 있는 중이다.

JP모간은 "후티 반군의 참전으로 글로벌 에너지 무역의 두 핵심 통로가 위험에 노출됐다"면서 "우회 경로 선택지는 줄어들고 전체 공급망 리스크는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JP모간은 "후티 반군의 가장 중요한 영향력은 사우디 얀부 수출 허브 위협,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지나는 상선 운송 방해"라며 "확전 위험은 점점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많은 전문가들이 후티의 참전은 홍해 해상운송, 유가, 그리고 글로벌 경제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재료라면서 우려를 표하는 중이다.

또 원유 관련 민감도가 높은 국가와 기업 등은 각별히 신용등급에 신경을 써야 할 듯하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현재 진행 중인 중동전쟁으로 거시경제 악영향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석유시장 혼란에 노출된 기업들의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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