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대신증권은 9일 "올해 글로벌 경제지형을 좌우할 변수는 통화정책과 선거"라고 밝혔다.
문남중 연구원은 "빠르면 3월 ECB가 첫 금리 인하 단행을 시작하고 2분기 이후 연준이 동참하면서 금융 여건 긴축 완화가 가져오는 파고가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뒷받침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런 가운데 올해는 전세계 50여개 국가에서 대선과 총선이 예상돼 선거 결과에 따라 각 국의 경제정책 변화, 그리고 더 나아가 전세계 공통 현안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1월 대만 대선(13일)을 시작으로 2월 인도네시아 대선·총선(14일), 3월 러시아 대선(17일), 4월 한국 총선(10일), 인도 총선(4~5월), 5월 남아공 총선, 영국 총선(5월 또는 10~11월), 6월 멕시코 대선·총선(2일), EU의회 총선(6~9일), 9월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 오스트리아 총선, 10월 영국 총선(5월 또는 10~11월), 베네수엘라 대선이 예정돼 있다.
그리고 11월에는 미국 대선, 상·하원(5일) 선거가 기다리고 있다.
문 연구원은 "1월 대만 대선, 6월 EU의회 총선, 11월 미국 대선 결과는 G2 갈등(미국, 중국), 우크라이나 지원(미국, EU), 이스라엘 지원(미국), 환경 문제(미국, EU), 양안관계(중국, 대만) 등에 있어 정책 방향이 기존 노선과 달라질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팬데믹 이후, 경제 상황은 부진에서 벗어나고 있지만 정상화 속도가 더디다는 측면은 유권자들이 현 정부와 집권정당에 대한 불신을 키우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올해 글로벌 경제지형을 통화정책에만 두고 바라봐서는 안되는 대목"이라고 밝혔다.
통화정책이 Risk-On 구축이라는 동전의 앞면을 띈다면, 선거는 이를 Risk-Off로 전환시키는 동전의 뒷면에 해당될 수 있다고 풀이했다.
문 연구원은 주목해야 하는 선거 4개(대만 대선, 인도 총선, EU 의회 총선, 미국 대선)의 영향을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 대만 대선(1월 13일)
1월 13일 16대 총통선거를 앞두고 여론조사 공표금지 시한 직전 발표된 여론조사(2일 연합보) 결과는 집권당 민주진보당(민진당) 라이칭더 총통, 샤오메이친 부총통 후보가 지지율 32%로 1위, 제1야당 국민당 허우유이 총통, 자오사오캉 부총통 후보가 지지율 27%로 2위를 기록했다. 3위는 제2야당 민중당 커원저 총통, 우신잉 부총통 후보 21%로 집권당 후보와 제1야당 후보가 오차 범위내에서 접전을 지속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양안관계’가 주요 쟁점으로 부각됐다. 당선 가능성이 유력한 민진당의 라이칭더 총통 후보는 온건한 양안관계 및 현상 유지를 추구하는 현 차이잉원 총통보다 중국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인다. 특히 대만은 주권국가로 하나의 중국 원칙 수용을 거부하며 완고한 대만 독립론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국민당 허우유이 총통 후보는 현 차이잉원 정부의 반중 노선으로 오히려 대만 경제와 안보가 불안해졌다며, 대만 헌법의 기초하에 중국과 관계를 회복해 대만 해협의 고조된 긴장 분위기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만 두 후보 모두 중국이 주장하고 있는 조국 통일론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입장이다.
현재 대만 유권자들이 가장 걱정하는 요인은 중국에 의한 강제 통일로, 민진당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 것은 현재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낮아지고 있는데 국민당 집권시 중국과의 관계 개선으로 또다시 중국으로부터 경제적 위협이 증가할 것을 우려한다.
차기 총통 당선인은 5월 20일 현 차이잉원 총통의 뒤를 이어 임기를 시작할 예정으로, 양안관계는 전 정부 정책 노선보다 강경하게 바뀔 가능성이 크다.
▲ 인도 총선(4월 1일~5월 31일)
이번 총선은 모디 총리의 집권 3기 여부가 달린 선거이다. 여당 인도국민당(BJP 이하), 제1야당 인도국민회의당(INC 이하)과 27개 지역 정당이 합쳐져 만들어진 야당연합 인디아가 대결할 예정이다.
하지만 BJP 승리가 2가지 이유로 확실시 되는 상황이다. 1) 지난해 11월 5개 주에서 치러진 주의회 선거 결과 여당인 BJP가 3개 주의회에서 과반을 차지했고, 제1야당이 과반을 차지했던 차티스가르와 라자스탄 2개 주에서 BJP가 과반 의석을 탈환했다. 또한 2) 지난해 7월 급하게 만들어진 야당연합 인디아가 핵심 이슈에서 정책 합의를 보지 못하고 있다. 결국 이번 총선은 여당인 BJP의 승리 규모와 의석수 증감의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2023년 인도는 세계 인구 1위로 등극했고, 2023년 GDP 성장률은 6.3%로 예상돼, 글로벌 경제성장률 평균(3.0%)을 크게 상회할 것이다(IMF). 이를 반영하듯 인도 증시를 대표하는 센섹스지수는 2023년 18.7% 상승했다. 인도증권거래소(NSE)의 시가총액은 미국, 중국, 일본 다음으로 네번째로 큰 주식시장으로 발돋음했고, 2023년 인도 증시에 상장한 기업은 240개로 IPO 건수는 50%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인도는 강대국 사이에서(미국 등 VS. 중국, 러시아 등) 정치적 진영을 선택하지 않고 자국 이익을 추구하는 외교적 입지를 보여왔다. 또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중국을 제치고 세계의 제조업 허브로서 제조 강국이 되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 모디 총리가 3선에 성공하고 BJP가 의석수를 기존보다 확대한다면,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의 연속성 확보와 모디 집권 3기의 정책 추진에 힘이 실릴 예정이다.
▲ EU의회 총선(6월 6~9일)
2020년 1월 브렉시트 이후, 처음 EU의회 선거가 치뤄진다. 최근 유럽내 극우 정당이 빠르게 세력을 확장해온 상황에서, 극우 세력이 EU의회를 어느 정도 장악하게 될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이민, 난민 문제에 대해 난색을 표하는 유권자가 많아지는 가운데, 지난해 11월 네덜란드 조기 총선에서 강경 반이민 정책을 내건 극우 성향 자유당(PVV)이 중도 우파 성향의 집권당을 누르고 압승했다.
극우의 약진은 2022년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의 집권을 시작으로 스웨덴, 핀란드, 스위스, 네덜란드, 프랑스에 이르기까지 유럽 각국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반유럽통합, 반이민, 반이슬람 등을 표방하는 극우 정당이 유럽의회 선거에서 부상할 경우, 보호무역주의 성향은 더욱 강화될 것이다. 또한 유럽의회 선거 결과에 따라 우크라이나 지원, 기후변화 목표 조정 등 정책 변화도 불가피해, 국제 정세에도 파급력을 가질 것이다.
▲ 미국 대선, 상·하원(11월 5일)
올해 가장 주목해야 하는 선거로, 11월 전까지 공화당 후보를 선출하고 양당간 선거 운동을 하는 과정에서 글로벌 경제 및 금융시장을 흔들 수 있는 변수가 될 것이다.
트럼프는 91개의 범죄 혐의로 4건의 형사사건에 기소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화당 경선에서 다른 후보들을 압도적으로 따돌리며 강력한 대선 후보로 떠올랐다. 지난해 12월 15일 더힐이 집계한 전국 단위의 여론조사 결과, 바이든과 트럼프 지지율은 각각 41.8%, 43.7%로 바이든이 현직 대통령 프리미엄을 갖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바이든의 재선에 발목을 잡는 요인은 고령의 나이로 현재 81세이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 77세, 론 디샌티스 45세, 니키 헤일리 51세와 비교해, 나이가 부각된다면 불리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불리한 최근 여론조사, 나이라는 아킬레스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1월 치뤄진 선거 결과는 여전히 민심이 민주당을 향해있음을 보여줬다.
낙태권이 쟁점이 된 오하이오 주민투표(낙태 권리를 주 헌법에 명기하는 개헌안), 버지니아 주의회(상·하원) 선거, 펜실베니아주 대법관 선거, 캔터키 주지사 선거에서 민주당이 모두 승리했다. 기존 공화당내 대학교육을 받은 교외 지역의 여성 지지자들이 공화당으로부터 등을 돌린 결과이다. 향후 낙태권 등 극우 정책들이 최대 쟁점 사항으로 부각된다면, 동 유권자가 민주당에 투표하는 경향이 강해질 것이다.
2024년 미국 대선에서 고령에 발목 잡힌 바이든이 트럼프의 극우 정책(낙태권 등)에 반대하는 공화당내 지지자들의 이탈을 잘 이끌어낸다면, 치열한 경합 끝에 바이든이 재선을 거머질 것으로 예상한다. 미시간주 등 러스트밸트내 블루칼라 노동자들의 표심은 현 바이든의 전기차 정책을 선동하는 트럼프의 공략에도 불구하고, 표심은 지난 선거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다만 트럼프가 당선될 시, 2017~2021년 집권 당시의 ‘보호무역주의’ 가 다시 드러나며, 경제측면에서 자국 산업과 소비자 보호, 대 중국 견제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또한 현 바이든 행정부가 중시해온 경제적 효율성과 친환경 정책을 모두 폐기할 것으로 예상돼 전세계적으로 대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다.
▲ 그 외 선거
[3월 러시아 대선] 푸틴 출마 선언으로 당선자는 이미 정해진 상황이다. 러-우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푸틴에 대한 민심은 좋지 않지만, 전세계적으로 고립된 러시아 상황에서 푸틴을 중심으로 단결해야 한다는 심리가 작용 중이다. 야권은 선거 판도를 바꾸기 보다는 푸틴을 반대하는 여론 몰이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5월 또는 10~11월 영국 총선] 현 리시 수낵 총리는 법적으로 내년 1월 24일까지 총선을 소집해야 해, 빠르면 올해 5월 늦어지면 10~11월 실시가 예상된다. 최근 제1야당 노동당 지지율이 집권 보수당보다 약 20%p 이상 앞서고 있어, 정권 교체 가능성이 크다. 키어 스타머 노동당 당수는 기업 횡재세 부과, 브렉시트 재협상, 환경정책 강화 등의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9월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 2021년 취임한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연이은 내각 지지율 하락으로, 지난해 10월 감세정책을 발표하는 등 돌파구를 찾고 있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유력한 차기 총재 후보로 거론되는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은 엔저, 저금리를 유도한 기업 친화적 정책보다는 산업구조 개혁과 지방 경제 활성화를 유도해 일본경제의 잠재성장력을 강조하고 있다.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가 끝나야 정치권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만큼, 재정과 통화정책도 혼란에서 벗어나 정상화로 접어들 것이다.
[10월 베네수엘라 대선] 3선을 노리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미국이 제재 완화 조건으로 내건 공정선거 약속을 어길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베네수엘라 경제 제재를 완화한 상태로, 마두로 3선시 베네수엘라 경제가 다시 파탄에 빠질 확률이 커질 것이다.
2024년은 슈퍼 선거의 해로, 각 국의 선거 결과에 따라 각 국의 경제 정책 변화 그리고 더 나아가 전세계 공통 현안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질 것이다. 선거 결과에 따른 변동성은 수반될 수 있다. 하지만 선거가 거듭될수록 G2간 균형점 유지(대만 선거), 신흥국 경제심리를 높여 줄 친시장적 정책 조성(인도 총선), 흔들리지 않는 EU 결속력(EU의회 선거)에 이어 글로벌 리더십 수행(미국 대선) 등 글로벌 경제 및 금융시장에 선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낙관론을 가까이하며 Risk-On 국면을 맞이해야 한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