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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대규모 세수결손과 야당의 '죽은 추경' 살리려는 안간힘

장태민 기자

기사입력 : 2024-09-26 14:31

[뉴스콤 장태민 기자] 세수 재추계 결과 올해도 대규모 결손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56.4조원의 대규모 결손 이후 올해도 29.6조원의 결손이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기업들의 실적 악화 등으로 법인세가 세입예산보다 14.5조원이나 덜 걷힌 요인이 컸다.

다만 올해 기업들의 영업실적이 좋아진 만큼 내년엔 올해보다 상황이 나을 듯하다.

이런 가운데 이날 국회 기재위에서 야당은 '추경 하자'는 목소리를 냈고 여당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 세수결손 30조원

24년 국세수입에 대한 재추계 결과 올해 국세수입은 전년(344.1조원)대비 6.4조원 감소한 337.7조원을 기록해 예산(367.3조원) 대비 29.6조원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됐다.

23년 국세수입 실적은 전년 대비 51.9조원 줄어 예산(400.5조원) 대비 56.4조원이 부족했다.

기재부는 "국세수입 부족은 글로벌 복합위기의 여파로 인한 23년 기업 영업이익 하락,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자산시장 부진 등에 기인한다"면서 "23년 글로벌 교역 위축, 반도체 업황 침체에 따른 법인세 세수 감소폭이 당초 예상보다 큰 가운데 부동산 거래 부진 지속으로 양도소득세 등 자산시장 관련 세수가 부진한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상장사 영업이익은 22년 84조원에서 23년 46.9조원으로 44.2%나 감소했다. 순수토지매매량은 23년 1~7월 29.4만 필지에서 올해 같은 기간 27.7만 필지로 5.9% 감소했다.

정부는 민생 안정을 위해 실시한 유류세 인하 연장, 긴급 할당관세에 따른 영향도 일부 있다고 밝혔다.

국세수입을 쪼개서 보면 일반회계는 327.2조원, 특별회계는 10.5조원이었다.

일반회계는 24년 예산(356.1조원) 대비 28.9조원(△8.1%) 감소한 것이며, 23년 실적 대비로는 6.7조원 감소했다. 특별회계는 24년 예산(11.2조원) 대비 0.7조원(△6.5%) 감소한 것으로 추정햇다.

소득별로는 소득세는 전년과 유샇고 부가세는 전년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법인세가 부진했다.

소득세는 취업자수, 임금 증가에 따른 근로소득세 개선에도 불구하고 23년 경기둔화 등에 따른 종합소득세 감소 등으로 전년과 유사했다.

법인세는 그러나 23년 기업실적 하락 등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부가세는 민간소비, 수입의 완만한 증가 등으로 전년보다 증가했다.

■ 계속되는 세수추계 실패 원인은

올해 세수부족(예산 대비 △29.6조원)은 작년 경기둔화 여파가 예상을 상회하고, 토지 등 부동산 거래 부진이 지속된 데 따른 것이다.

작년 기업실적 부진과 내수경기 둔화 영향이 예상을 상회해 법인세·종소세는 18조원이나 부족했다.

정부는 또 "건설투자 부진, 토지 거래량 감소 등 부동산 시장 침체로 양도세·상증세가 6조원 가량 부족했다"면서 "유류세율 인하 지속, 긴급 할당관세 실시 등 세제지원으로 교통세·관세가 6조원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세수 오차 확대가 한국만의 일은 아니지만, 한국은 높은 무역의존도 등으로 인해 외부 불확실성이 높아진 환경에서 법인세 등의 추계가 특히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인세를 제외한 근로소득세, 부가세 등 주요세목의 추계오차는 크게 감소해 전체 세수오차폭은 작년 대비 축소됐다고 했다.

25년 세입예산안 편성 시 법인세 추계 정확도 제고를 위해 제도적으로 변동성을 축소하고, 국제기구와 협업을 통해 새로운 추계모형을 구축하는 등 다방면으로 노력을 지속하고 했다고 했다.

그간 야당에선 정부의 '감세 정책'이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고 주장하기도 했지만, 세제개편 효과는 이미 반영됐기 때문에 이를 원인으로 보는 것은 맞지 않다.

정부는 "작년과 올해 세수부족은 감세정책이 아닌 22년 이후 급격한 대외여건 악화에 따른 영향이 당초 예측보다 큰 데에 기인한다"면서 "세제개편 효과는 세입예산안에 이미 반영돼 있기 때문에 세수부족의 원인이 아니다"라고 했다.

작년엔 예산 편성 이후 22년 4분기 이후 본격화된 경기둔화에 따른 법인세(예산 대비 △24.6조원) 등의 부진과 자산시장 침체에 따른 양도세(예산 대비 △12.2조원) 등 부진이 주원인이라는 것이다.

올해 법인세 부진은 23년 전반적인 기업실적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감소한 것에 주로 기인한다.

정부는 세금을 올리는 것보다 경기를 활성화 시켜 조세기반을 확충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본다.

단기적으로 세수가 일부 감소할 수 있지만 투자·소비 회복으로 성장·세수간 선순환이 나타나면 세입 기반이 확대된다고 보는 것이다.

다만 최근엔 경기를 띄워서 세금이 자연스럽게 많이 들어오게 만드는 일이 만만치 않았다.

■ 부총리의 사과와 야당의 '죽은 추경' 살리려는 공세...정부 '내년 세수오차 크지 않을 것'

이날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국회 기재위에 출석해 "나라 살림을 책임지는 기재부 장관으로서 세수추계 오차가 4년간 반복돼 송구스럽다"면서 사과했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은 정부의 '무능'을 질타했다.

민주당 정일영 의원은 "(최상목) 장관은 무슨 자격으로 세수 보고를 하는가. '제가 세수예측 하는 사람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던 사람 아니냐"라며 부총리를 몰아세웠다.

영국 옥스포드와 리즈에서 경제학 석·박사를 한 정 의원은 "세수 부족을 돌려막기 하지 말고 정공법인 추경을 하라"고 다그쳤다.

정 의원은 "경제부총리 사퇴를 포함해 정부는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대통령도 세수추계 오차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면서 '재정 청문회'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당은 내년에도 세수 추계가 틀리기를 바라면서(?) 장관을 몰아세웠다.

문재인 정권에서 국세청 차장을 지냈던 임광현 의원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중간예납 때 결손이나 세액공제 때문에 녹록지 않았을 것"이라고 하자 최 부총리는 "그 말이 맞다"고 했다.

임 의원이 뒤이어 "내년 세수전망과 관련해선 반도체 쪽도 안 좋아진다"고 지적하자 부총리는 "내년 세수전망은 올해 실적이 반영된다. 이미 나와 있다"고 답했다.

지난해와 올해 대규모의 세수결손이 났지만 부총리는 내년은 추계에 자신있다는 태도를 보였다.

부총리는 "내년엔 2.2% 성장률을 전망한다. 내년 세수추계는 올해 법인세가 반영되는 것이어서 내년 추계 불확실성은 크지 않다"고 했다.

■ 현실성 낮은 야당의 추경 주장

정부와 여당은 추경을 할 생각이 없다. 현실적으로 볼 때 시기적으로도 너무 늦은 감이 있다.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은 "세수결손 30조원에 대응해 민주당이 추경 편성 얘기를 하지만 편성사유에 대한 법적인 문제가 있다"면서 "시기적으로도 예산이 제출돼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세수보전 대책은 행정부의 영역이며, 탄력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추경을 편성해 국회에 가져오라고 질책할 일도 아니다"라며 정부를 감쌌다.

최 부총리는 '세수 오차'가 정책의 실패라는 데 동의를 하지 않으면서 한국의 경우 무역의존도가 극히 높은 나라라는 점 등을 들어 어려움도 크다고 했다. 아울러 법적으로 이번 세수부족 사태가 추경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부총리는 이번 세수결손이 추경 사유에 해당하느냐는 질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정부가 내년 세수 예측에 대해선 나름대로 '자신감'을 보이자 야당은 이를 의심했다.

1년 사이에 44.7조원의 세수 증대가 가능하냐는 질문이 나오자 부총리는 "법인세 관련해 영업이익이 상반기에만 44조원이 더 늘었다. KDI와 조세연구원도 비슷한 레인지를 제시한다"고 했다.

야당 의원들 사이에선 세수가 22년 395조, 23년 344조, 24년 337조로 예측되는 등 국세가 줄면서 나라 곳간이 비어가고 있다면서 정부가 강조하는 '건전재정'이 무너지는 중이라는 주장들도 이어졌다.

지난 24일 민주당의 금투세 토론회에서 이 세금을 옹호하면서 '주가 하락이 예상되면 인버스에 투자하면 된다'고 말해 많은 질타를 받았던 김영환 의원은 "윤 정부의 건전재정은 이제 건전재정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날 "민생회복지원금법을 ‘현금 살포’라는 거짓말로 거부하고 지역화폐 예산도 0원으로 깎아버리는 정부, 지난해 56조가 넘는 최악의 세수 펑크를 기록하고도 올해 또 30조 원에 달하는 결손을 야기한 정부가 무슨 염치로 대통령을 위한 예산은 늘려달라고 하느냐"는 논평을 냈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대규모 세수 결손이 발생할 경우 추경 편성을 제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벼르기도 했다.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대규모 세수결손과 야당의 '죽은 추경' 살리려는 안간힘


자료: 기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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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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