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IT 기술 혁신이 청년층의 노동공급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은행 고용분석팀은 28일 '컴퓨터 관련 여가(recreational computing)와 노동공급' 보고서에서 "향후에도 IT 기술 혁신은 청년층의 노동공급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청년층이 나이가 들어서도 비슷한 여가사용 행태를 유지한다면 IT 기술 발전이 중장년층의 노동공급에도 더욱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여가시간의 증가는 근로자의 건강상태 개선, 효율적 업무문화 정착 등을 통해 노동생산성을 높여 IT 기술 발전으로 인한 노동공급 감소 영향을 일부 상쇄하는 효과도 있다고 했다.
한은 고용분석팀은 "앞으로 우리 경제가 급속한 고령화의 진전으로 노동공급 감소가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되는 점을 감안하면, 노동생산성을 꾸준히 높여가는 것이 과거에 비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 1999~2019년 중 우리나라 국민들 근로시간 줄고 여가시간 늘어.. IT 기술 발전 속 더욱 긴 시간 컴퓨터 관련 여가활동 사용하면서 노동공급 감소돼
1999~2019년 중 통계청의 「생활시간조사」 원자료를 이용해 살펴본 결과, 우리나라 국민들의 근로시간이 감소하고 여가시간이 증가했다.
제도 변화(주5일 근무제, 주52시간 근무제 도입), 일·여가에 대한 선호 변화 등이 이러한 추세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가사노동 시간의 경우 남성은 증가하고 여성은 감소했으나 여전히 여성이 남성에 비해 월등히 긴 시간을 가사노동에 투입하고 있다.
여가시간은 수면, 식사 등의 필수여가와 컴퓨터 관련 여가를 중심으로 늘어났다.
필수여가 시간이 증가한 것은 근로시간이 줄어든 상황에서 큰 노력 없이 늘리기 용이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컴퓨터 관련 여가시간 증가는 IT 기기 성능이 빠르게 향상되고 관련 콘텐츠도 급증하였던 데 주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한은 고용분석팀은 "컴퓨터 관련 여가시간은 청년층에서 증가폭이 컸는데, 이는 게임시간(남성)과 인터넷 정보 검색시간(여성)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가엥겔곡선(Leisure Engel Curve)을 통해 노동공급이 감소하면서 총 여가시간이 증가할 때 컴퓨터 관련 여가활동 시간이 어느 정도 늘어날지를 예측할 수 있다고 했다.
통계청 「생활시간조사」 데이터에 Aguiar et al.(2021)의 방법론을 적용해 여가엥겔곡선을 추정한 결과, 모든 인구집단에서 컴퓨터 관련 여가활동의 탄력성이 1보다 컸다. 이는 총 여가시간이 늘어날 때 컴퓨터 관련 여가활동 시간은 총 여가시간의 증가폭보다 더 크게 늘어났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실제 시간사용 데이터에서는 컴퓨터 관련 여가시간이 여가엥겔곡선으로 예측되는 변화에 비해 더욱 크게 증가했다. 이는 IT 기술 발전으로 컴퓨터 관련 여가활동의 품질이 좋아지면서 컴퓨터 관련 여가시간이 길어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여가엥겔곡선 추정치와 시간사용 데이터를 이용하면 컴퓨터 관련 여가 기술의 발전이 컴퓨터 관련 여가시간에 미친 영향을 추정할 수 있다고 했다.
한은 고용분석팀은 "모형 추정 결과, IT 기술 발전은 컴퓨터·휴대폰 성능 향상 등을 통해 더욱 긴 시간을 컴퓨터 관련 여가활동에 사용하게 함으로써 노동공급을 감소시킨 것으로 분석됐다"며 "이러한 영향이 가장 두드러졌던 청년층의 경우 컴퓨터 관련 여가시간이 증가하면서 남성 및 여성의 노동공급이 각각 10.7% 및 6.3% 감소했는데 이는 같은 기간 중 남성 및 여성 청년층 근로시간 감소분의 68.7% 및 99.2%를 설명한다"고 덧붙였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