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국제금융센터는 15일 "대만 선거가 중국-미국의 대리전 성격을 가진 만큼 대만을 둘러싸고 중국과 미국의 견제가 지속되면서 대외 불확실성도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금센터는 "금년 5월 라이칭더의 취임을 앞두고 중국이 대만 인근에서의 군사훈련을 확대하고 무역 장벽도 강화하는 등 강경한 기조를 유지할 전망 것"이라며 이같이 예상했다.
센터의 백진규 연구원은 특히 "국민당이 근소하게나마 다수당 지위를 차지하여 대만 선거 사상 처음으로 여소야대 국면이 만들어지면서 중국이 이를 기회로 대만 압박을 강화할 소지가 있다"면서 "양안 긴장이 심화될 경우 대만 내부의 정치 갈등이 불거지면서 투자자들의 불안도 가중될 소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대만이 글로벌 공급망 다각화 등을 위해 노력하면서 한국도 일부 이익을 얻을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백 연구원은 "대만이 미국은 물론 한국, 일본과의 동맹을 강화하면서 반도체 등의 분야에서 협력 기회가 더욱 늘어날 수 있음은 긍정적"이라며 "대만의 대중국 수출 비중은 2020년 30.0%에서 2023년 20.7%로 축소되는 추세"라고 밝혔다.
라이칭더 당선인은 대중 경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해 왔으며 TSMC의 해외 투자를 장려하는 등 공급망 다각화를 위해 노력할 방침이다.
박 연구원은 반면 "중국의 대미 견제가 더욱 노골화될 수 있으며 대만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심화되면서 한국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유사시 중국-대만간 무력 충돌이 발생할 경우 경제적 손실도 불가피하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전세계의 국내총생산이 10조달러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대만의 GDP는 40.6% 감소하고 한국의 GDP는 23.3%, 중국의 GDP는 16.7% 감소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 대만 대선, 총선 결과가 의미하는 것은...
대만 대선에선 민주진보당(Democratic Progressive Party, DPP)의 라이칭더 후보가 559만표(40.1%)를 얻어 467만표(33.5%)를 얻은 국민당(Kuomintang, KMT)의 허우유이 후보에 승리했다.
이번 총통 선거에 등록된 후보자는 대만민중당(Taiwan People’s Party)의 커원저까지 세 명이었다. 커원저 후보는 369만표(26.4%)를 득표했다.
총통 선거 결과는 대체로 예상치에 부합하는 것이며 라이칭더 당선인은 차이잉원 현 총통에 이어 올해 5월20일부터 28년 5월까지 4년간 총통직을 수행할 예정이다.
입법원 총선 결과에선 국민당이 약진했다.
총 113석 중 여당인 민진당이 51석(45.1%), 제1 야당인 국민당이 52석(46.0%)을 얻었다. 대만민중당은 8석(7.1%)을 획득했다.
백 연구원은 "친미·대만 독립 성향의 민주진보당이 1996년 직선제 도입 이래 처음으로 총통 3선 집권에 성공하면서 시민들의 반중 정서를 재확인했다"면서 "민진당은 대만 독립을 지향하고 중국의 대선 개입을 비난하면서 반중 성향의 표를 집결시키는 데 성공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국민당은 민진당의 라이칭더를 극단주의자라고 비난하고 민진당 재집권 시 중국과의 군사적 갈등이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해 왔으나 대선에서 패했다.
그는 "선거를 앞두고 중국은 대만에 대한 경제 제재를 강화하는 한편 유화정책을 동시에 사용해 왔으나, 이는 오히려 대만 시민들의 반감을 확대시킨 것으로 보인다"면서 "중국은 선거를 앞두고 일부 석유화학 품목에 대한 관세 감면을 중단하고 군용기 무력시위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또한 푸젠성(省)은 대만인에 거주증을 발급하면서 견제를 심화햇다.
대만 정부가 독립 의지를 분명히 하는 가운데 미국과의 연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중국의 대만 압박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라이칭더 당선인은 소감 발표에서 이번 선거결과는 외세의 개입에 대응한 민주진영의 승리라고 자축했으며 앞으로도 대만 독립을 지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백 연구원은 "당선인은 경제회복 및 정치안정 등을 위해 중국과의 평화적 대화 노력도 지속하겠으나 기본적으로는 중국이 주장하는 ‘하나의 중국’을 반박해 갈등이 불가피하다"면서 "미국은 이번 선거를 앞두고 대만에 비공식 대표단을 파견할 것이라고 밝혀 왔으며 민진당의 3연임으로 대만과의 협력관계를 더욱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풀이했다.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대만선거 직후 경제, 문화, 인적교류 등에서 대만과의 협력 관계가 확장될 것이라고 발언했다.
중국은 선거 직후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하고 미국, 일본 등이 라이칭더 당선에 대해 축하 성명을 발표한 것에도 불만을 표시했다.
이에 대만 외교부는 중국의 통일 발언이 현재 양안 상황에 전혀 맞지 않으며 민주주의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만은 향후 최저임금 인상, 주거 안정, 에너지 안보 강화 등의 정책을 도입될 것"이라며 "다만 경제성장세 등이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주요 후보들이 공통적으로 낮은 임금, 높은 주택가격, 경제성장 둔화 등을 개선하겠다고 언급해 온 만큼 정파와 관계없이 최저임금 인상 등이 시행될 수 있다.
라이칭더 당선인은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연동된 최저임금 상승, 임대주택 1만 가구 공급 등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백 연구원은 "민진당은 2025년까지 원자로를 모두 폐쇄한다는 탈원전 정책을 유지하고 있으나, 여소야대 국면에서 야당의 반대로 원전 폐쇄는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면서 "라이칭더 후보는 대만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을 3.5%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발언했으나 실제 달성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대만의 2023년 경제성장률이 1.2%로 낮은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며, 2024년에도 주요 선진국의 성장 둔화에 따른 전자제품 수요 둔화 등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선거 직후인 1월 15일 대만 주가와 대만달러(TWD) 가치는 제한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HSBC는 선거 결과가 예상치에 부합하면서 불확실성이 일단락된 점은 긍정적이나 향후 대만의 수출 다각화 등이 대만달러 강보합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