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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WGBI 편입 지연이란 채권 수급악재...바뀐 스케줄과 시간 게임

장태민 기자

기사입력 : 2025-04-09 11:05

[뉴스콤 장태민 기자] FTSE 러셀이 한국의 WGBI 편입 시점을 올해 11월에서 내년 4월로 늦췄다. 편입 마감 시점은 내년 11월로 동일하다.

채권시장 입장에선 올해 하반기 해외발 한국 국채 매입 수급 강도가 낮아지는 악재다. 당장은 심리적인 영향 정도라는 평가도 보인다.

이같은 결정은 일본을 중심으로 한 해외투자자들이 한국 국채시장에 원활히 참여할 수 있도록 편입 시점을 늦춰 달라고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 FTSE 러셀이 밝힌 편입 지연 이유

FTSE Russell은 현지시간 8일 한국 국채의 WGBI 편입과 관련해 내년 4월부터 11월까지 매월 동일한 비중으로 총 8회에 걸쳐 이뤄진다고 밝혔다.

당초엔 올해 11월부터 지수 반영을 시작해 1년 동안 분기별로 편입비중을 확대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 발표에선 내년 4월부터 지수 반영을 시작해 11월까지 월별로 편입비중 확대하는 것으로 늦어졌다.

레셀은 편입 방식을 일부 기술적으로 조정(refined technical inclusion approach)해 전체 편입 기간을 8개월로 단축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WGBI 편입 최종 종료 시점은 2026년 11월로 동일하다.

편입 시기 조정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국 국채시장에 원활히 참여할 수 있도록 준비기간을 확보하는 한편, 분기별보다 월별로 나눠 편입하는 방식을 사용할 경우 포트폴리오 운용이 더 간단하고 용이해진다는 시장 참가자들의 피드백을 반영한 것이라고 했다.

러셀은 지수 사용자들이 더 짧은 기간 동안에도 전체 한국 비중을 무리 없이 수용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을 반영해 결정된 것이라고 했다.

러셀은 올해 3월 기준 한국의 WGBI 예상 편입 비중은 2.05%로 전체 편입 국가 중 9번째로 큰 규모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WGBI 비중은 미국이 41.9%, 중국이 10.0%, 일본이 9.7%, 프랑스가 6.4% 순이다.

■ WGBI 편입 지연은 수급 악재

시장은 WGBI 편입 지연을 당연히 악재로 보고 있다.

선제적으로 유입된 자금이 없는 만큼 이탈도 없을 것이어서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지만 투자자들의 심리엔 일단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는 평가도 보인다.

아울러 이번 연기의 영향은 올해 마지막 분기, 즉 4분기 정도에 시장에 본격적인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진단도 보인다.

투자자들은 올해 채권 발행량이 역대 최대인 상황에서 하반기 수급의 한축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던 WGBI 자금이 늦어질 수 있기 때문에 향후 시장에 부담을 줄 것으로 봤다.

증권사의 한 딜러는 "원래 올해 발행량이 많은 상황에서 이제 추경까지 더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사람들이 올해 WGBI 자금을 수요의 한 축으로 봤지만 그게 없어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조치는 베어 스팁 요인으로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WGBI 관련 수급은 그간 늘어난 채권 공급 부담을 완화할 버팀목으로 인식됐다. 따라서 향후 이 문제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진단도 보인다.

다른 딜러는 "WGBI 편입 지연은 당연히 악재"라며 "조기 대선국면, 추경 구간에서 채권시장이 의지하는 논리 중 하나가 WGBI였는데 커브 플랫의 논리적 근거가 사라진 셈"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까지 금리인하와 상당기간 커브 플랫을 봤지만 이 논리가 타격을 입은 것"이라고 풀이했다.

■ 바뀐 스케줄...시간의 게임

FTSE 레셀은 한국국채의 시장 접근성 레벨은 2이며, 기재부도 제도개선에 대한 FTSE의 추가적인 요구 상황은 없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WGBI를 추종하는 자금의 20~30%인 일본 투자자들이 국채를 주문할 때 여러가지 프로세스를 거쳐야 하는 가운데 테스트를 진행하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편입 시작시점이 연기됐다고 밝혔다.

FTSE는 2025년 3월말 기준 한국 국채의 WGBI 비중은 2.05%라고 언급했다.

기존 계획대로라면 2025년 11월부터 1년에 걸쳐 분기별로 균등하게 편입이었지만, 이젠 2026년 4~11월까지 8개월에 걸쳐서 매월 균등하게 편입된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이제 내년 4월부터 0.256%(2.05%/8)씩 균등하게 편입하게 된다. WGBI를 추종하는 자금이 전세계적으로 2.5~3.0조 달러로 알려져 있는 가운데 이 중 2.05%인 5~6천억 달러(75~91조원)가 한국에 유입되는 것"이라며 "8개월에 걸쳐서 균등하게 유입되므로 매월 640~769억 달러(9.4~11.3조원)가 유입되는 것"이라고 계산했다.

FTSE는 2025년 4월 기준으로 편입가능한 종목수는 63개(시장가치 6,406억 달러)라고 밝혔다.

한국 국채는 총 83개 종목이다. 물가연동국채(6개), 50년물(5개), 편입시작 시점인 2026년 3월 기준 만기가 1년 이내 종목(9개)을 제외한 종목이 편입된다.

임 연구원은 이번 편입 이연을 지나친 악재로 볼 필요성은 제한적이란 점도 지적했다.

그는 "WGBI가 연기됐지만 선제적으로 유입된 외국인 자금도 없는 만큼 이탈하는 자금도 없을 것"이라며 "지난 2024년 10월 한국국채의 WGBI 편입이 최종 확정된 직후 국채 금리는 오히려 반등하는 등 WGBI 편입에도 금리가 크게 반응하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WGBI의 편입 시작 지연에도 국채 금리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한국 국채의 WGBI 편입 시기가 반년 가량 지연된 점은 투자 심리에 부정적이며, 특히 올해 국채 발행 규모는 197.6조원으로 역대 최대인 상황이란 점, 추경이 단행돼 적자국채 발행이 불가피한 점 등은 감안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공급부담에도 불구하고 올해 11월이면 WGBI를 추종하는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로 금리가 상승하면 매수의 기회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그 인식이 축소될 수 있다. 일부에서는 또 다시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할 수 있다"고 했다.

K-ICS 비율 등으로 장기물을 매입해야 했던 보험사들에겐 여유가 생겼다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 금리가 하락한 점은 보험사들이 초장기물을 더 매수해야 하는 이유이지만, WGBI 편입 시작이 반년 가량 지연되면서 보험사가 추경과 8월말 발표되는 예산안 등으로 금리가 상승했을 때까지 기다릴 만한 여유는 생겼다"고 풀이했다.

이번 편입 연기 이슈는 당장 지금보다 올해 4분기에 집중될 것이란 평가도 보인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3월 말 싱가폴, 홍콩 출장을 통해 외국인들의 WGBI에 대한 의견을 청취한 바 있다. 외국인들의 WGBI에 대한 피드백 중 하나는 원화채 접근에 있어 기술적인 부분의 개선이 다소 미흡하다는 것이었다"면서 "따라서 이번 조치는 기술적 미비점 보완을 위한 시간 확보가 좀 더 중요한 원인이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그는 "이번 조정의 영향은 4분기에 집중될 것으로 본다. 우리가 확인한 외국인들의 WGBI 관련 컨센서스는 원화채의 WGBI 편입 전 선제적인 매수 수요가 있겠지만 그 규모가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었다는 사실"이라며 "기존 편입시점이었던 25년 4분기 이전 선제적 매수 수요와 관련한 기대감은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뒤 2025년 4분기라는 시기적 요인 부담은 어쩔 수 없을 것을 봤다. 전체 경기 상황과 금리 결정 흐름, 계절 요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하반기 경계감은 커질 수 있다고 풀이했다.

그는 "25년 3분기까지 시장의 핵심 동력은 수급보다 부진한 대내외 펀더멘털로 인한 금리 하방 압력 우세였다. 하지만 25년 4분기에는 핵심 동력이 2026년 예산안 편성과 맞물리며 수급 재료로 이동한다. 이번 WGBI 편입 시점 조정으로 25년 4분기 수급 부담은 더욱 확대되고 금리는 3분기 중 저점 형성 후 4분기 반등으로 반응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WGBI 편입 지연이란 채권 수급악재...바뀐 스케줄과 시간 게임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WGBI 편입 지연이란 채권 수급악재...바뀐 스케줄과 시간 게임


정리: 기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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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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