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신한투자증권은 1일 "지금 주식 비중을 축소하는 것은 실익이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노동길 연구원은 "트럼프는 당초 생각대로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동시에 자국 내 투자 확대를 위한 협상 카드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평가했다.
국내 주식시장은 보편관세 리스크 완화될 경우 낙폭을 일부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노 연구원은 "자동차 관세는 국내 자동차 기업 마진에 영향을 줄 요소이지만 주가 낙폭이 이를 상회한다. 반도체 관세는 미국 내 생산 시설 미비, 미국 반도체 기업 첨당 공정 경쟁력 하락을 이유로 지연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인플레이션 데이터는 4월 중순 소비자물가(CPI) 데이터를 통해 리스크 완화를 노려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2월 소비자물가는 예상치 하회한 가운데 supercore(주거비 제외 서비스) 인플레이션 큰 폭 둔화에 따라 리스크 경감됐다. 주식시장은 소비자물가 발표 시 관세 영향과 비영향 품목을 비교하며 반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3월 국제유가가 2월대비 낮아졌다는 사실은 숨통을 트이게 만드는 요소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사결정 관건은 밸류에이션이라고 했다.
노 연구원은 "관세 리스크와 소비자물가를 전후로 흔들릴 경우 밸류에이션 하락 깊이를 가늠해야 한다. 3월 31 종가 기준 코스피 12개월 후행 및 선행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86, 0.81배"라며 "후행 PBR 기준 2005년 이후 하위 4.3%에 달하는 영역"이라고 밝혔다.
그는 "추정치가 흔들릴 수 있어 이미 확보한 장부가를 기준으로 할 경우 팬데믹 당시를 제외한 최저치는 0.81배"라며 "2019년 이익 사이클 하향 지속, 일본과 무역 분쟁 당시에 해당한다. 이익 추세는 현재와 지금이 하향 중으로 같지만 ROE 절대치가 달라 보수적 근거로 판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ROE가 9.3%인 반면 당시는 7%대였다고 했다.
현재 장부가 기준으로 PBR 최저점은 2,330p이며 이는 보수적으로 추정한 레벨이라고 밝혔다. 현재 ROE를 기반으로 했을 때 적정 PBR은 1배이며, 따라서 현재는 실적 추정을 고려했을 때 언더슈팅된 구간이라고 했다.
노 연구원은 "올해 1분기 실적 발표는 예상치에 부합하거나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직전 관세 리스크 때보다 좋아진 변수들도 존재한다"고 밝혔다.
중국 정책 스탠스 전환, 이익 추정치 하향 둔화 등을 긍정 요소로 꼽았다.
그는 "투자심리 약화는 적정 가격을 이탈시켰지만 최하단과 이제 150p 내외 남은 셈"이라며 매도 실익이 크지 않은 구간임을 명심할 것을 당부했다.
■ 1분기 마지막 날 급락한 아시아 주가, 어떻게 봐야 할까
전일(3/31) 아시아 주요국 주식시장은 큰 폭 조정을 보였다. 코스피, 코스닥은 각각 3.0% 하락 마감했다.
TOPIX, NIKKEI225 등 일본 주요 지수는 3.6%, 4.1% 하락했다. 주요국 중 낙폭 최상위를 차지한 대만 TAIEX는 4.2% 하락했다.
공통적으로 아시아 주식시장 내에서 미국 수출 비중 높고 제조업 중심인 국가군이다.
반면 중국은 상대적으로 덜한 낙폭을 보였다. 상해 종합과 CSI300은 0.5%, 0.7% 하락에 그쳤고 기술주 위주 심천 종합과 항셍도 1.0%, 1.3% 낙폭을 보였다.
노 연구원은 아시아 주요국 주식시장 하락 원인을 크게 세 가지로 봤다.
첫째, 지난주 트럼프 행정부 자동차 관세 발표를 꼽았다.
문제는 해당 자동차 관세가 예상보다 높은 강도를 보였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3월 26일 트럼프 대통령은 수입 자동차 및 부품에 25% 관세 부과 조치를 밝혔다. 하지만 이번 자동차 관세 부과는 1) 영구적 조치임을 명시해 단기적 무역 제재와 차별되고 2) 미국 자동차 산업 공급망 자립화를 목표로 했다.
노 연구원은 "단순 완성차 수입 뿐만 아니라 부품까지 관세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시장 예상을 상회한다"면서 "미 행정부는 국내 생산 유인 제고와 북미 공급망 유지를 위해 미국산 부품 비중에 따라 관세를 면제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지적했다.
USMCA 기준 부합 자동차 부품은 시스템 마련 전까지 한시적으로 면제된다.
둘째, 보편관세를 논의 중이라는 보도라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행정부가 이번주 상호관세 부과를 앞두고 의제를 설정 중이라고 밝혔다. 당초 알려진 상호관세 대신 광범위한 단일 세율을 검토 중이라고 알려졌다. 보편관세 방식은 양자 회담을 통한 세율 인하 노력을 차단한다는 점에서 시장에 미칠 수 있을 충격이 더 크다.
KOSPI 직전 저점은 보편관세 위험을 반영하며 2,360p를 기록한 바 있다.
셋째, 예상보다 높았던 PCE(개인소비지출) 기준 물가도 주가 하락의 원인라고 밝혔다. .
1월 PCE 물가는 전월대비 0.4% 상승해 1년 중 가장 높았다(추정치 +0.3%). 핵심 물가는 작년대비 2.8% 올라 연준 목표치를 여전히 상회했다(추정치 +2.7%).
노 연구원은 "특히 서비스 부문 소비가 상품으로 대체됐다. 이는 관세 부과를 앞두고 경제 주체들이 의사결정 변수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이라며 "상호관세 부과 이후 상품 물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안정화가 감소할 가능성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는 "금융시장은 인플레이션 압력 강화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연내 기준금리 인하 전망을 2차례에서 3차례로 높였다. 스태그 플레이션 가능성까지 조심스레 반영한 움직임"이라며 "여기에 오비이락이라고 할 수 있는 공매도 재개까지 덮쳤다"고 밝혔다.
그는 "공매도 재개 첫날 공매도 잔고비율은 코스피, 코스닥 각각 6.7%, 2.1%로 수직 상승했다. 공매도 거래 비중은 코스피, 코스닥 15.7%, 8.5%를 차지해 이전 상위 수준에 부합했다"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