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박근혜 정부 시절 통계청장을 지냈던 국민의힘 유경준 의원이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발언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지난 금요일 감사원이 '통계조작' 결과를 발표한 뒤 문 전 대통령이 '고용률 좋았다'는 내용을 페이스북에 올리자 또다시 전직 대통령이 사실 왜곡을 일삼고 있다고 비난한 것이다.
감사원은 15일 오후 문재인 정부 통계 감사 이후 "대통령비서실과 국토부가 통계청과 한국부동산원을 직·간접적으로 압박해 통계수치를 조작했다"고 밝혔다.
이후 전직 대통령이 항변하자 전직 통계청장이 발끈한 것이다.
■ 문재인,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보고서 근거로 '문재인 정부 때는 좋았다'...유경준 "철면피 정권 수장다워"
감사원의 감사결과 발표 뒤 문 전 대통령이 "문재인·민주당 정부 동안 고용률과 청년고용률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는 내용을 페이스북에 올리자 박근혜 정부 통계청장이 발끈했다.
유경준 의원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또다시 이상한 보고서를 들고와 물타기를 하고 있으나 이 또한 조작된 통계를 '복붙'한 것에 불과하다"고 폄하했다.
문 전 대통령이 들고온 보고서는 한국노동사회연구소가 발표한 '문재인 정부 고용노동정책 평가'보고서다.
유 의원은 "주요 내용은 노동소득분배율과 고용률이 크게 증가했고 비정규직 규모는 증가했지만, 이는 설문 문제라 어쨌든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과 '비정규직 제로' 정책은 효과가 굉장했다는 것"이라며 "여전히 우리 경제를 망쳐놓았는데도 일말의 반성도 없는 철면피 정권답다"고 했다.
유 의원은 우선 "'노동소득분배율'이 크게 증가했다며 자화자찬을 하고 있는데, 이때 사용한 노동소득분배율은 소주성 설계자인 홍장표 전수석이 '자영업 부문의 특성을 감안한 소득분배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한 한국은행의 지표"라고 지적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출발인 소득주도성장은 한국은행의 공식통계와는 다른 왜곡된 노동소득분배율 정의와 계산으로부터 시작된 모든 문제의 출발이라는 점은 이미 지적한 바와 같다"고 했다.
그는 "그런데 자신들이 부인했던 한국은행 기준의 노동소득분배율이 높게 나오니 이를 홍보의 수단으로 사용하는건 너무 치졸하지 않은가"라며 "게다가 이 지표는 이제 더 이상 노동소득분배율이라는 이름으로 생산되지도 않는 지표"라고 했다.
유 의원은 "비정규직 통계와 관련해서도 감사원 발표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설문 문항 문제라고 강변하는데, 여전히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는 것인지 아니면 외면하고 싶은 것인지 안쓰럽기까지 하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 때 사상 최대치를 갱신했다고 하는 고용률도 실제로는 엉망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수치상으로는 아주 좋은 수치로 보이지만, 이는 최저임금 급상승에 따른 청년 알바 일자리 증가와 노인 재정 일자리 증가로 인한 일자리 부풀리기 효과에 불과하다"면서 "그리고 문재인 정부 1번 국정과제로 밀어 붙인 '공공부분 비정규직 제로'는 공정과 상식에 반하는 기준으로 진행돼 청년층에 깊은 상처를 남긴 것은 누구나 다 알지 않느냐"고 했다.
그는 "실제로 고용의 질의 상징인 정규직 일자리의 수와 비중은 오히려 줄었고, 이는 정권별 평균 정규직 전환율에서도 문재인 정부가 최악이라는 것은 확인 가능하다"고 밝혔다.
전직 통계청장은 "통계는 아는 만큼 보인다. 그리고 아는 만큼 이해한다"고 일갈했다.
그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부탁드린다. 통계 조작이 드러난 지금 통계에 대한 무지를 더 이상 드러내지 말고 최소한 국민들에게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했다.
한편 유경준 의원은 2015~2017년 제15대 통계청장을 역임한 뒤 2020년 4월 총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했다.
[참고] 문재인 전 대통령 페이스북
2023.9.14일 발행된 한국노동사회연구소(이사장 김유선)의 ‘문재인 정부 고용노동정책 평가’를 공유합니다.
문재인·민주당 정부 동안 고용률과 청년고용률 사상 최고, 비정규직 비율과 임금격차 감소 및 사회보험 가입 확대, 저임금 노동자 비율과 임금 불평등 대폭 축소, 노동분배율 대폭 개선, 장시간 노동 및 실노동시간 대폭 단축, 산재사고 사망자 대폭 감소, 노동조합 조직원 수와 조직률 크게 증가, 파업 발생 건수와 근로 손실 일수 안정, 고용안전망 사각지대 해소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슈페이퍼 2023-11] 문재인 정부 고용노동정책 평가
작성자: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
문재인 정부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 고용노동정책을 중시한 정부였다. 최저임금 인상, 주52시간 상한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ILO 핵심협약 비준 등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고용노동정책은 노동계 숙원사업이었고, 소득주도성장정책의 핵심 과제이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 5년 고용노동정책의 성과와 한계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고용률은 2017년 60.8%, 2019년 60.9%, 2022년 62.1%로 사상 최고치를 갱신했다. 노인 일자리를 제외한 핵심연령층(15~64세) 고용률도 66.6%, 66.8%, 68.5%로 최고치를 갱신했고, 청년(15~29세) 고용률도 42.1%, 43.6%, 46.6%로 최고치를 갱신했다. 실업률은 2017년 3.7%에서 2022년 2.9%로 개선되었다.
둘째, 비정규직 규모는 2017년 843만명(42.4%)에서 2022년 900만명(41.4%)으로 57만명(-1.0%p) 증가했다. 기간제가 469만명(21.6%)이나 되는 것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전환 정책이 민간부문으로 확산되지 못한 점, 기간제 사용사유 제한 입법이 이루어지지 않은 점, 기간제 사용기간 제한의 예외 조항이 너무 많은 점, 코로나 위기로 증대된 불확실성에 기업이 비정규직 사용으로 대처한 점 등 여러 요인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셋째, 집권 초기인 2018년과 2019년 큰 폭의 최저임금 인상은 저임금 노동자 비중과 임금불평등을 축소하고 노동소득분배율을 끌어올리는데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저임금 노동자 비중은 2017년 22.3%에서 2022년 16.9%로 크게 감소했다. 임금 하위 10% 대비 임금 상위 10% 비율인 임금 10분위 배율은 4.3배에서 3.7배로 하락해 임금불평등이 크게 축소되었다. 노동소득분배율은 62%에서 68.7%로 개선되었다.
넷째, 주52시간 상한제로 장시간 노동은 줄고 실노동시간은 단축되었다. 취업자 중 주52시간 초과자는 2017년 532만명(19.9%)에서 2022년 295만명(10.5%)으로 감소했고, 실노동시간은 주42.8시간에서 주38.3시간으로 단축되었다. 그러나 연간 노동시간은 1,915시간으로 OECD 38개 회원국 중 다섯 번째로 길다.
다섯째, 2018년 12월 27일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 2021년 1월 8일 중대재해처벌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들 법안이 통과될 수 있었던 것은 더 이상 일터에서 다치거나 죽는 사고는 막아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산업재해 사망자 수는 큰 변화가 없다.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2017년 964명에서 2021년 828명으로 감소했지만, 질병으로 인한 사망자는 993명에서 1,180명으로 증가했다.
여섯째, 노동조합 조합원수와 조직률은 증가하고, 노사분규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다. 지난 30년 동안 노동계 숙원사업이던 ILO 핵심협약(29호와 87호, 98호)을 비준했다. 그러나 특수고용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 초기업 수준 단체교섭 촉진, 단체협약 효력확장 등 집단적 노사관계 제도 개선으로 나아가지는 못했다.
일곱째, 고용안전망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전국민고용보험제도, 국민취업지원제도, 국민내일배움카드를 추진했다. 고용보험 적용대상을 예술인, 특고, 프리랜서로 확대하고, 실업급여 지급기간을 연장하고 급여액을 인상했다. 코로나 위기 때는 실업급여와 고용유지지원금이 고용의 안전판 노릇을 톡톡히 했다. 2020년 한 해 동안 77만명에게 고용유지지원금을 2조3천억원 지급하고, 170만명에게 실업급여를 11조9천억원 지급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