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미국 6월 인플레이션이 뚜렷한 둔화세를 나타냈다.
12일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미국 지난달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0% 올라 예상(+3.1%)을 하회했다. 최근 12개월 연속으로 상승폭을 좁힌 가운데 전년비 3.0% 상승은 2021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6월 CPI는 전월 대비로 0.2% 올라 예상치(+0.3%)를 하회했다. 근원 CPI도 예상을 하회했다. 전월 대비 0.2% 상승해 예상(+0.3%)을 밑돌았다. 전년 대비 상승률도 4.8%로 예상치(+5.0%)를 하회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예상에 부합한 결정을 내리게 되면 한은 금통위는 최근 2, 4, 5, 7월 회의에서 네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하게 된다. 지난 2월 회의에서 동결함으로써 연속 인상 기록을 일곱 차례(작년 4·5·7·8·10·11월, 올해 1월)에서 마친 바 있다.
코스콤 CHECK(2710)에 따르면 POLL에 참여한 금융시장 관계자의 89.7%가 한국은행이 이날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현재의 3.50%에서 동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금리 전망의 예측 근거(복수응답)로는 '물가 및 부동산 가격'라는 답변이 56.2%로 가장 많았고, '해외 주요국 금리 및 경기'라는 답변이 44.4%, '생산활동 및 고용'이라는 답변이 32.1%로 뒤를 이었다.
최근 발표된 6월 CPI는 국내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뚜렷한 것을 확인시켜줬다. 간밤 나온 미국 6월 CPI도 예상을 밑돌면서 연준의 이후 통화정책 행보에 시장 관심이 더욱 커진 상황이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달 2%대로 둔화됐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했다. 전월 대비로는 변동이 없었다.
소비자물가가 전년비 2%대의 상승률을 기록한 것은 2021년 9월(2.4%) 이후 처음이다. 소비자물가의 전년비 상승률은 작년 7월 6.3%로 고점을 찍은 뒤 낮아졌다. 올해 들어선 2월에 4%대(4.8%)에 진입한 뒤 4월엔 3%대(3.7%)로 낮아졌다. 그런 뒤 이번엔 2%대로 내려온 것이다.
이번엔 근원물가 둔화도 두드러졌다. 식료품및에너지제외지수는 전년동월대비 3.5% 상승했다. 전월대비로는 0.1% 올랐다. 전년비 상승률은 작년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3.9~4.1%에 묶여 있었지만, 이번엔 3.5%로 크게 둔화됐다.
한미 인플레이션 둔화세뿐만 아니라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최근 금리를 동결한 것도 한은이 동결을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다.
호주와 뉴질랜드 중앙은행은 최근까지 금리를 올린 데 따른 시장내 파급효과를 살펴본다는 이유를 들며 7월 회의에서 동결을 결정했다.
호주 중앙은행(RBA)은 지난 4일 기준금리를 4.10%에서 동결했다. 25bp 인상을 예상했던 시장 예상을 하회한 도비시한 결정을 내렸다.
RBA 통화정책 위원회는 성명서를 통해 "일부 통화정책상 적정 기간동안 인플레이션 목표치로 낮추기 위해 추가 긴축이 필요할 수도 있다"면서도 "다만 이는 경제, 인플레이션 추이에 달려 있다"며 "이번 동결 결정은 위원회에서 경제 상황, 전망 그리고 관련된 리스크 등을 평가하기 위한 더욱 많은 시간을 제공해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동결 배경에 대해선 "최근까지 4%p 금리를 올리면서 수급간 균형 잡는 작업에 힘썼다. 이와 함께 경제 전망 관련한 불확실성 등을 고려해서 7월 회의에서는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뉴질랜드 중앙은행(RBNZ)도 12일 기준금리를 5.50%에서 동결했다.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RBNZ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5월까지 12회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번 동결은 13번째 회의만에 나온 것이었다. 5월 회의에서 25bp 인상을 단행하면서도 이후 동결을 시사한 바 있다.
RBNZ는 지난 5월 회의 이후 성명서에서 "기준금리는 현재 5.5% 수준에서 정점을 찍을 것"이라며 "올해 4분기 평균 기준금리는 5.5% 수준을 예상하며, 내년 1~2분기 평균 기준금리도 5.5%를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최근 가계대출 잔액이 급증하고 있는 부분은 한은내 매파적 목소리를 높이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한은 12일 발표에 따르면 6월 은행 가계대출이 증가해 3개월 연속 증가했고 증가폭도 확대됐다. 증가 규모로는 지난 2021년 9월(+6.4조원) 이후 가장 큰 수준이었다. 은행의 6월 가계대출 잔액이 5.9조원 증가한 1,062.3조원으로 나타났다.
대내외 인플레이션의 뚜렷한 둔화세, 주요국들의 금리 동결, 그리고 지난달 가계대출 잔액 증가 등을 고려한 한은의 향후 통화정책에 대한 방향성이 궁금한 시점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가 기자간담회에서 어떤 발언을 내놓을 지,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제시해 줄 지에 대해서 시장 관심이 집중된 상황이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