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20일 서울 채권시장은 장 초반 강세 흐름을 이어가지 못하고 약세로 돌아선 끝에 급락 마감했다.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매파적 기조와 환율 반등, 수급 변동성이 겹치며 금리 상방 압력이 확대된 영향이다.
코스콤 CHECK(3107)에 따르면 3년 국채선물은 전일 대비 27틱 급락한 103.93을 기록했다. 10년 국채선물 역시 49틱 하락한 109.91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은 3년 국채선물을 1,563계약, 10년 국채선물을 66계약 순매도하며 가격 하락 압력을 더했다.
이날 시장은 개장 초 국제유가 상승세 진정과 환율 하락을 반영해 강세로 출발했다. 장기물 중심의 매수세가 유입되며 커브 플래트닝 흐름도 나타났다.
그러나 장중 들어 분위기가 급변했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최근 통화정책 회의에서 인플레이션 우려를 강조하며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점이 재차 부각되면서 투자심리가 빠르게 위축됐다. 유럽과 영국, 일본 등 주요국이 일제히 ‘매파적 동결’ 기조를 유지한 점이 금리 상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장 초반 하락폭을 줄이고 재차 상승 압력을 받으며 1,500원선에 근접한 점도 채권시장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 순매도에 따른 달러 수요 확대가 환율 반등을 자극하며 채권 매수 심리를 제약했다.
수급 측면에서도 변동성이 확대됐다. 외국인은 구간별로 엇갈린 포지션을 보이다가 장 후반 순매도로 기울며 가격 하락을 견인했다.
증권사의 한 중개인은 “WGBI 편입을 앞두고 씨티와 노무라 등 외국계 리포트가 연이어 나오면서 점심시간 전후로 하방이 일시적으로 약해졌고, 이 과정에서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그는 “초반에는 유가 안정과 환율 하락에 따른 되돌림 성격의 강세였지만,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매파적 스탠스가 확인되면서 금리 하방이 제한됐다”며 “이후 환율이 반등하고 수급까지 흔들리면서 시장이 약세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최근 시장은 유가와 환율, 중앙은행 스탠스에 따라 방향이 급변하는 장세”라며 “특히 고유가와 고환율이 동시에 이어질 경우 금리 상방 리스크를 계속 열어둘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날 실시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1년물 입찰은 양호한 수요를 확인했다. 총 2조6,450억원의 응찰이 몰리며 응찰률 211.6%를 기록했고, 낙찰금리는 2.940%로 결정됐다.
시장 참가자들은 당분간 유가와 환율, 글로벌 통화정책 경로에 따른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주요국의 긴축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환율이 1,500원선 부근에서 등락할 경우 채권시장 약세 압력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