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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적자국채 없는 추경 속도전...'정부·여당 추경 예찬' VS '걱정스러운 조기 추경'

장태민 기자

기사입력 : 2026-03-16 13:42

사진: 임기근 기획예산처 차관
사진: 임기근 기획예산처 차관
[뉴스콤 장태민 기자] 미-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위기를 맞아 이재명 정부가 추경 편성에 돌입했다.

올해 본예산 규모만 728조원으로 역대 최대인 가운데 정부와 여당은 아직 1분기가 끝나기 전에 '1차 추경 편성'에 착수했다.

올해 본예산 규모는 작년에 비해 대폭 늘어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산 집행 채 3개월이 되지 않아 추가적인 돈 마련에 나선 것이다.

미-이란 전쟁이 정부와 여당의 추경 주장을 정당화시켰다.

여당 경제통인 이언주 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은 16일 "추가 국채 발행 없이 초과 세수와 지출 구조조정을 통한 10~20조원 규모의 에너지 대응 추경이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재정 건전성, 즉 초과 세수와 지출 구조 조정을 통해서 이뤄지는 추경"이라며 국가재정에 악영향을 미치는 추경과는 거리가 멀다고 했다.

다만 한국 정부의 돈 씀씀이가 너무 헤프다면서 조용히 이를 우려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 아직 1분기도 안 지났는데...여당, 역대 가장 빠른 속도의 추경안 처리 공언

올해 예산은 727.9조원으로 2025년 본예산(673.3조원)에 비해 54.6조원(8.1%)이나 급증했다.

본예산 기준 사상 처음으로 700조원을 훌쩍 넘어선 것이다.

지난해 2차례의 추경을 거치면서 작년 예산이 703.3조원으로 불어난 가운데 올해는 트럼프가 미-이란 전쟁을 일으키는 바람에 1분기가 끝나기도 전에 추경이 무르익고 말았다.

정부는 '추경 요건을 충족하는' 위기 상황을 맞아 추경 편성과 관련한 일각의 시비는 가볍게 무시하는 중이다. 당정은 신속한 추경 편성과 국회 처리에만 신경을 쓰는 중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2일 수석 보좌관 회의에서 '추경에 대한 속도전'을 주문하면서 "어렵더라도, 밤은 새서라도, 정책실장 아시죠?"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보통 추경 편성 과정에서 한, 두달씩 걸리는 게 기존 관행이었던 것같다"면서 예산 관련 공무원들이 주말까지 활용해 최대한 빨리 추경안을 마련하라고 다그쳤다.

예산 공무원들이 야근과 주말 근무도 마다하지 않고 예산안을 마련하고 있는 가운데 여당은 정부가 안을 가져오기만 하면 일사천리로 처리하겠다고 약속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16일 "자영업자·소상공인 등 민생을 지원하기 위한 추경 편성이 본격 논의되고 있다"면서 "유가와 환율이 동요하며 에너지와 금융시장 전반에 유동성이 날로 커지고 있어 대통령이 석유 가격 최고가격제 시행과 추경 편성이라는 두 가지 특단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고 밝혔다.

유가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정유·유통·물류업계와 수출 기업들을 지원하고 소상공인·자영업자·농어민·서민을 보호하는 일이 시급한 만큼 추경을 서둘러야 한다고 했다.

정 대표는 "유가 안정도 타이밍, 환율 안정도 타이밍, 민생 안정도 타이밍"이라며 "기획예산처에서 추가 국채 발행 없이 초과 세수를 활용해 추경을 편성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만큼 재정건전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도 우리 경제와 민생 안정을 위한 지원이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추경 소요 규모를 신속히 파악해 최대한 빨리 추경안을 마련해 달라"며 "국회도 정부의 추경안이 제출되는 즉시 심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역대 가장 빠른 추경안 처리가 작년 5월이었는데, 국회에 제출된 지 10일 만에 이뤄졌다. 이번에도 최대한 속도를 내서 이 기록을 깰 수 있도록, 이를 통해 역대 가장 빠르게 추경 집행이 되고 민생이 안정될 수 있도록 만전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추경에 대한 민주당의 찬가...'한국재정 여유 있다'+'앞으로 세금 많이 들어온다'+'추경, 비용면에서도 싸게 먹힌다'

정부와 여당은 '확장적 재정정책'을 통해 충분히 경제적 성과를 낼 것이라고 자신한다.

그러면서 일각에서 제기하는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는 과장이라고 주장한다.

한국은 재정 건전성도 나쁘지 않은 데다 이번 추경 역시 '양호한 세수'에 바탕하고 있다고 한다고 한다.

정부와 여당은 재정건전성 시비나 지방선거용 선심 추경이란 의심엔 별로 대꾸도 하지 않고 있으며, 한국 재정은 '여유가 있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사실 GDP 대비 국가 부채율을 보면 우리는 OECD 국가 중에서 상당히 양호한 편"이라고 주장했다.

여당 대표는 국채를 발행해서 추경을 하자는 것도 아니고, 세수가 늘어날 것을 예상해서 추경을 편성하자는 것이니 만큼 이번 추경를 반대하는 것은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때 3년 동안 했던 버릇을 그대로 지금 답습하고 있는 것"이라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궁극적으로 지금 적극적인 추경을 하는 게 비용 면에서도 적게 든다는 주장도 보인다.

한병도 여당 원내대표는 16일 "지금 적기에 재정을 투입해 소비 위축과 경기 하방을 막아내는 것이야말로, 향후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가장 경제적인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추경은 중동 사태라는 예기치 못한 외부 충격으로부터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과 농어민, 서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정밀 타깃형 민생 방패"라며 "이미 등유와 경유 가격이 단기간에 리터당 200~300원씩 폭등해 어민들은 조업을 포기할 처지에 놓였고, 서민들은 난방비 고지서 앞에 비명을 지르고 있다. 민생에 나중은 없다"고 했다.

■ 한국정부, 습관적인 재정 확대...국내에서만 우려하는 것 아니다

하지만 금융시장 일각 등에선 정부의 '재정 폭주'를 말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예산안 집행을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도 않아서 또 다시 예산을 편성하려는 모습 등을 보면서 고개를 내젓기도 한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2월 말에 전쟁이 터졌고 정부는 3월 들어 곧바로 추경을 기정사실화했다"면서 "예산안의 잉크도 안 마른 상태에서 추경을 얘기하는 건 무책임한 버릇"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은 연초부터 문화 추경을 거론할 정도로 경제에 대해 무지한 캐릭터"라며 "이후 전쟁이 터지자 추경 속도전을 주문할 정도로 무모하기까지 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대통령, 그리고 그 옆에 있는 적자 재정론자들은 나라 빚이 늘어나고 국가 채무비율이 올라가는 속도가 무서운 데도 전혀 문제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라고 우려했다.

정부와 여당이 국내 일각의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다고 주장하지만, 국내에만 이런 시각이 있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국내 일반의 시선보다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해외 신평사들 사이에서도 한국의 재정 건전성을 걱정하는 모습이 보인다.

올해 초 해외 신평사 피치(Fitch Ratings)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안정적)로 유지하면서도 정부의 확장적 재정기조와 그에 따른 부채 증가속도에 대해 분명히 우려했다.

피치는 1월 보고서에서 "2026년 예산안이 당초 예상보다 재정 적자와 부채 수준을 악화시킬 수 있다.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GDP 대비 4% 수준에 달할 수 있으며, 이는 이전 정부가 목표로 했던 3% 이내 기준을 크게 상회하는 것"이라고 염려했다.

한국의 국가채무비율이 올해 심리적 저항선인 50%를 넘어서는 가운데 향후 몇년간 부채가 늘어나 AA 등급 국가들의 중간값을 넘어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한국 신용등급에 하방 압력이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또 그간 한국 재정정책의 문제는, 쓴 돈의 규모 그 자체보다 재정이 성장잠재력을 끌어올리는 데 별다른 역할을 못했다는 점에 있다는 평가도 보인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사실 한국은 문재인 정부 이후 큰 정부를 지향하면서 돈을 많이 썼다. 문제는 돈을 많이 썼음에도 성장 잠재력은 갈수록 떨어졌다는 사실"이라며 "능력도 없는 정부가 재정준칙도 마련하지 않고 돈만 많이 쓰니 재정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런 정부가 전쟁을 빌미로 역대 가장 스피디한 추경을 거론하니 재정건전성을 우려하는 건 당연한 일 아닌가"라며 "올해 일찌감치 추경에 나섰으니 나중에 한 번 더 추경에 나서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적자국채 없는 추경 속도전...'정부·여당 추경 예찬' VS '걱정스러운 조기 추경'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적자국채 없는 추경 속도전...'정부·여당 추경 예찬' VS '걱정스러운 조기 추경'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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