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대미투자특별법 통과로 통상 불확실성 완화...정부·여당 '한-미 윈윈 프로젝트' 자신감 vs 수익성 관련 불안한 시각
장태민 기자
기사입력 : 2026-03-13 15:23
[뉴스콤 장태민 기자] 국회는 12일 예고한 대로 본회의를 열어 대미투자특별법을 통과시켰다.
제433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대한민국과 미합중국 간 전략적투자의 운영 및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대안)이 재석 242인 중 찬성 226인, 반대 8인, 기권 8인으로 가결됐다.
법안 통과 자체는 이미 기정사실이었던 가운데 당장은 이번 법 통과가 미국의 통상 압력을 누그러뜨리는 데 얼마나 기여할지 주목된다.
또 시간이 흘러 대미 투자가 본격화될 때 정부가 자신하는 것처럼 과연 한국 경제에 도움이 될지도 관심이다.
■ 정부, 대미투자특별법 통과로 '불확실성 완화'...한미 경제협력 강화 기대
정부는 이번 법안 통과로 통상 관련 불확실성이 누그러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한국이 향후 통상 협상 등에 있어서 다른 나라보다 더 큰 불이익은 받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는 "최근 중동지역 위기가 심화되는 가운데 글로벌 공급망, 관세 및 통상환경 등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이번 특별법 처리가 우리 기업들의 불확실성을 일부분이나마 완화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부총리는 더 나아가 이번 법 통과를 계기로 한미 경제 협력이 더욱 강화될 수 있다고 기대하는 중이다.
구 부총리는 "특별법의 제정을 통해 한미간 합의 이행을 위한 법적·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면서 "한미간의 굳건한 신뢰를 재확인하고 향후 이를 근간으로 조선, 에너지 등 전략적 산업 분야에서 양국의 전방위적인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총리는 "양국이 윈윈(win-win)하는 계기를 만들고 우리 기업의 글로벌 밸류체인 진출과 경쟁력 확보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간 관세 합의를 안정적으로 유지함으로써 한미간 전략적 협력관계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보인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한미 전략적 투자 MOU」가 본격 이행되면 한미간 전략산업 협력이 강화돼 우리 기업의 미국시장 진출 및 공급망 협력 기회 확대로 활용될 수 있도록 미국과 적극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김 장관은 "정부는 특별법이 국회에서 이송되는 대로 신속히 공포 절차를 추진할 계획이며, 법 시행일(공포후 3개월후)까지 차질없는 시행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할 계획"이라며 "공사와 기금 설치를 위한 설립위원회를 공포 직후 신속히 출범하는 한편 하위법령 제정을 위한 절차도 신속히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국회, 법 통과로 '관세 리스크와 통상 불확실성 큰폭 완화' 기대
여당은 법 통과로 통상, 경제 관련 불확실성이 크게 완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12일과 13일 "법안 통과로 관세 리스크와 통상 불확실성이 크게 완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 원내대표는 "정부에 따르면 미국 측도 특별법 통과 시 관세 재인상은 없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여왔다"면서 "당은 정부와 함께 대미 투자 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 하겠다. 국익과 직결된 대미 투자사업들이 반드시 성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일각에선 특별법이 궁극적으로 한국보다 미국의 이익에 주로 기여할 것이라고 폄하하기도 하지만, 여당은 이 법안이 국익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여당은 법안 자체가 투자원칙, 국회보고 등을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일각의 과도한(?) 우려에 대해선 동의하지 않는다.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국익에 부합하는 전략적 투자 원칙의 마련, 국회 보고 의무화, 투자 집행기구인 한미전략투자공사 관리 강화 등을 골자로 하는 대미투자특별법은 관세 파고 속에서 경제 불확실성 해소에 기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최소한 미국의 무역 보복 가능성 등에선 벗어나게 됐다면서 안도하는 모습도 보였다.
정청래 당 대표는 13일 "사실 그동안 내가 말은 안 했지만, 대미투자 협력 특별법에 대해서, 미국에서 노티스를 계속하고 있었고, 일일이 다 체크하고 있었다. 대미투자특별법이 통과되지 않았다면 어쩌면 외교적 압박이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너무나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 대미투자 사업은...일단 에너지, 인프라 관련 투자 우선
법안이 통과 후 이젠 언제, 어떤 사업부터 투자하게 될지에 대한 관심도 모아진다.
지난 2월 10일 대외경제장관회의는 "법 시행전까지 행정적으로 가능한 범위에서 대미투자 후보사업에 대한 예비검토는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최종적인 투자 의사결정 및 집행은 법 시행 후, 사업의 상업적 합리성 및 외환시장을 비롯한 재무적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한 바 있다.
따라서 법안은 공포 후 3개월 뒤인 6월 정도부터 시행되며, 시행 전까지는 후보 사업에 대한 예비 검토가 진행되는 것이다. 그리고 투자를 전담할 한미전략투자공사가 설립돼 20년간 한시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총 투자분야는 조선 협력 투자 1,500억불, 전략 산업 투자 2천억불이다. 전략산업 투자로는 반도체, 인공지능(AI), 의약품, 핵심 광물 등이 거론된다.
정부와 재계에선 루이지애나주 LNG 터미널 건설, 원전 건설 등이 1호 프로젝트 후보 등으로 거론되는 중이다.
아울러 AI 데이터센터 가동을 위한 미국 내 전력망 확충 사업 등도 거론된다.
미국의 수요와 한국의 시공 능력 등을 감안할 때 에너지 관련 인프라 구축 등이 먼저할 사업 후보로 구상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사업들의 성과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LNG 터미널, 원전 건설 등에서 미국에 끌려 가면서 결과적으로 세금을 낭비할 수 있다는 걱정들도 보인다.
■ 대미투자, 리스크 요인도 간과해선 안돼
대미투자특별법이 한국보다 '미국의 이익'에 초점을 맞춘 법률이라면서 한국과 미국 모두 윈윈하기가 말처럼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보인다.
우선 전체 투자규모 자체가 3,500억 달러, 즉 500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천문학적이다.
이는 자칫 운영을 잘못하면 국가 부채를 키울 수 있으며, 한국의 자국 내 투자를 줄이는 기제가 될 수 있다.
한국이 미국에 '유례 없이 큰' 강제 투자를 하게 된다면서 한국의 산업이 공동화될 수 있다는 걱정도 만만치 않다.
또 일각에선 기업들을 옥죄는 '노란봉투법'마저 시행돼 자본과 시설, 각종 국내 공장이 미국으로 빠져나가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하고 있다.
정부가 '투자를 잘 할 테니 안심해도 된다'고 하지만 원금 회수의 불확실성이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대미 '강제' 투자에 따른 국내 산업 공동화와 일자리 감소 우려 외에 투자 자체의 리스크도 상당하다. 일단 미국이 원하는 대로 인프라나 에너지 관련 사업에 투자할 것으로 본다"면서 "하지만 이런 투자는 원금 회수 기간도 길어 불확실성이 크며, 수익이 나지 않으면 한국 재정이 더욱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미 합의 하에 투자한다고 하지만, 미국이 무리한 요구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대미 투자에서도 힘의 논리가 작용할 수 있다. 정부는 법안을 통해 안전 조항을 마련했다고 하나 미국이 한국 기업에 불리한 조건 등을 제시할 수도 있다. 또 미국의 요구 때문에 경제성이 없는 곳에 투자를 할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아울러 신설되는 한미전략투자공사가 전문적인 투자 관리를 할 수 있을지, 옥상옥을 만드는 것은 아닌지 하는 의심도 이어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