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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 파월, 금리인하 시사..."긴축정책 조정 가능성"

김경목 기자

기사입력 : 2025-08-25 07:11

(상보) 파월, 금리인하 시사..."긴축정책 조정 가능성"
[뉴스콤 김경목 기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다음달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그는 22일(현지시간) 잭슨홀 기조연설에서 노동시장 하방 위험을 강조하면서 “위험 균형의 변화가 정책 기조의 조정을 정당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세발 장기 인플레이션이 촉발될 가능성도 있지만, 노동시장이 점점 더 많은 하방 위험에 직면하고 있으니 현실화 가능성은 작다"고 밝혔다.

다음 달 금리인하 가능성을 신중하게 시사했지만 과도한 완화 기대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금리인하 속도를 높이기 보다는 점진적인 완화를 택하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파월 의장이 신중한 어조를 취한 것은 현재 연준이 직면한 복잡한 경제 상황을 반영한다. 실업률이 낮지만 노동시장은 '이례적인'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관세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은 이제 막 경제 전반에 파급되기 시작했다.

이날 그의 발언은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진 FOMC 위원들 사이에서 공감대를 형성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일부 위원들이 보다 적극적인 인하를 주장하는 반면 또 다른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3%에 근접하는 상황에서 금리인하가 타당한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최근 제기된 노동시장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평가와 이에 따라 금리인하 필요성이 약하다는 주장 등 두 가지 반대 논리를 반박했다. 겉보기에 안정적인 노동시장이 사실은 노동 공급과 수요가 동시에 감소하는 이례적 상황임을 지적했다.

일부 위원들은 이 같은 현상이 주로 이민 규제 강화 등 공급 측 제약 때문이라고 보지만 파월 의장은 "수요 약화를 간과하면 노동시장이 빠르게 악화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노동시장 전망은 금리인하의 두 번째 논리적 근거를 형성한다. 노동시장이 약화되어 갈 경우 수입 원자재·제품 가격 상승이 임금-물가 상승 악순환으로 이어지는 것을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사실상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의 주장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월러 이사는 지난달 금리 동결 결정에 반대하며 인하를 지지했는데, 이후 노동시장 약화를 보여주는 고용지표 하향 조정이 그의 우려를 입증했다. 파월은 그 데이터를 확인한 뒤 비로소 같은 입장으로 기운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7월 미국 비농업부문 일자리는 전월 대비 7만3000명 증가해 시장 예상치 10만명을 하회했다. 6월 고용은 당초 14만7000명 증가에서 1만4000명 증가로, 5월 수치는 14만4000명 증가에서 1만9000명 증가로 수정돼 5∼6월 일자리 증가 폭은 종전 발표 대비 총 25만8000명 하향 조정된 바 있다.

다만 여전히 FOMC 내부 반발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고 노동시장 위험이 과장됐다는 시각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물가상승 압력이 오히려 늘고 있으며 노동시장은 현재로서는 비교적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민 증가로 노동 수요가 변화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라며 관세발 가격 상승이 일시적일 것이라는 낙관론에도 회의적 입장을 드러냈다.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기업들이 수요 곡선이 어디 있는지 확신하지 못해 가격 인상 여력을 시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D.C.의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마이클 스트레인은 "파월 연설은 예상보다 비둘기파적이었다"며 "인플레이션 압력을 과소평가하고 노동시장 둔화 위험을 과대평가했다"고 지적했다.

스트레인은 "지금 금리를 내리면 내년에 되레 다시 올려야 할 위험이 있다"며 "이는 차기 연준 의장에게 정치적 부담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우려는 연준이 지난해와 달리 이번에는 보다 제한적인 인하 사이클을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하며, 노동시장이 뚜렷하게 악화되지 않는 한 큰 폭의 금리 인하는 어려울 전망이다.

파월 의장이 1년 전 연설에서 "정책 조정의 시점이 왔다"고 단언했던 것과 달리 올해 잭슨홀 연설에서는 한층 신중한 어조를 취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현재 금리는 1년 전보다 1%포인트 낮아졌지만, 물가는 오히려 더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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