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한국은행 [뉴스콤 장태민 기자] 한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0.6% 성장했다.
지난 1분기 0.2% 감소해 부진을 보인 뒤 2분기엔 반등이 예고돼 있었다.
시장에선 0.5% 정도나 이를 약간 웃도는 수준을 예상해 이번 결과는 시장 전망에 부합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한국의 성장률은 상당히 부진했다.
지난 해 1분기 1.2%에 달하는 높은 성장세를 보인 뒤 2분기엔 0.2% 감소했다. 이후 3분기와 4분기엔 0.1%씩 성장하는 데 그쳤다.
이후 올해 1분기엔 1년만에 다시 역성장했다. 그런 뒤 올해 2분기 0.6% 성장한 것이다.
한편 2분기 GDP의 전년동기대비 성장률은 0.5% 증가했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기비 1.3%(전년동기대비 1.4%)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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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소비 0.5% 증가면서 2분기 플러스로 돌려
국내총생산에 대한 지출 측면을 보면 민간소비는 재화(승용차 등)와 서비스(오락문화 등) 소비가 모두 늘어 0.5% 증가했다.
정부소비는 건강보험급여비를 중심으로 1.2% 증가했다.
건설투자는 건물 및 토목 건설이 줄어 1.5%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기계류(반도체제조용기계 등)와 운송장비(선박 등)가 줄어 1.5% 감소했다.
수출은 반도체, 석유・화학제품 등이 늘어 4.2% 증가하고 수입은 에너지류(원유, 천연가스 등)를 중심으로 3.8% 늘었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2국장은 "2분기 실질 GDP가 반등한 것은 건설투자 부진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반도체 호조 지속으로 예상보다 양호한 데다 전분기 감소했던 민간소비가 증가로 전환한 데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민간소비가 살아난 이유로는 국내정치 불확실성 해소를 꼽았다.
경제활동별로 보면 제조업은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 등을 중심으로 2.7% 증가했다. 서비스업은 정보통신업 등이 줄었으나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 부동산업 등에서 늘어 0.6% 증가했다.
하지만 건설업은 건물 및 토목 건설이 줄어 4.4% 감소했다. 전기가스수도사업은 전기업을 중심으로 3.2% 감소했다. 농림어업은 어업을 중심으로 1.4% 감소했다.
한은 경제통계2국장은 "지난 1년 성장 부진이 민간 부문을 중심으로 나타났지만, 2분기 GDP에선 이 부분이 완화된 것이 의미를 지닌다"고 했다.
그는 "2분기 민간부문이 수출과 소비 중심으로 성장기여한 정도가 커졌다. 지출항목별로 순수출의 플러스 기여가 지속된 가운데 내수 성장기여도는 전분기 -0.5%p에서 +0.3%p로 플러스 전환했다"고 말했다.
그는 "건설과 설비투자 기여도가 마이너스를 지속했지만 정부소비 기여도가 확대된 가운데 민간소비가 플러스 전환되면서 내수전체 기여도는 플러스 전환했다"면서 "정부부문의 성장 플러스 기여가 지속된 가운데 민간부문 기여도는 수출과 소비 중심으로 지난분기 -0.3%p에서 +0.5%p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건설 쪽은 계속 부진한 상황이다. 건설투자는 작년 연간성장률을 크게 낮추는 요인이었으며 1분기에도 0.4%p 낮추는 요인이 됐다. 2분기 수치는 -0.2%p로 부진이 완화되는 정도이며 착공 실적 및 건설수주 등 동향 보면 빠른 회복세를 예상하긴 어렵다.
건설투자는 이제 5개 분기 연속으로 역성장을 기록했다. 다만 건설투자 둔화폭은 작년 4분기 이후 완만해지는 흐름이다.
■ 올해 성장률 '한은 5월 전망' 플러스 '추경 효과' 단순 합산시 0.9%...미래는 '불확실'
최근 한은의 경제성장률 전망에 추경 효과를 더하면 1%에 약간 못 미친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2국장은 "5월 경제전망시 연간성장률을 0.8%로 봤는데, 추경효과를 더하면 0.9%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올해 0.9% 성장을 위해선 하반기 평균적 0.7% 정도 성장하면 가능하다고 밝혔다.
연간 성장률 1%대 달성을 위해선 0.8% 이상 나오면 가능하다고 했다.
한은은 2분기 성장률이 0.6%, 좀더 정확히 말하면 0.61%를 기록한 가운데 미국 관세도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연간 성장률 전망 1% 달성 여부를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했다.
이동원 국장은 "2분기 수출이 성장을 주도했다면 3분기와 하반기는 관세 영향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수출이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면서 "반면 2차 추경 및 심리회복 요인 등으로 내수는 좋아질 여력이 있어서 성장 모습이 2분기와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7월 20일까지 전년비 수출이 2.2% 감소했지만 영업일수 영향을 받은 것이며, 영업일수 고려시 4.1% 증가했다"며 "반도체 수출이 여전히 좋고 미국, 중국 수출은 안좋지만 EU, 베트남, 대만 수출이 좋게 나오고 있다"고 했다.
■ 그래도 경기 바닥은 봤다...관세 협상은 여전히 불확실 요인
한국 경제는 올해 1분기 바닥을 찍고 반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람들의 심리도 지난 3월 바닥을 찍고 반등했으며, 정부는 추경 등을 통해 소비 진작 등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당장 성장률과 관련해선 관세 협상 결과가 중요해 보인다.
미국은 이날 아침 25일로 예정됐던 '한미 2+2 통상 협의'를 베센트의 일정 때문에 연기한다고 통보하기도 했다.
한국과 미국이 미-일 협상 사례를 참고한 뒤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관심이다.
금융시장에선 현실적으로 한국이 일본 정도의 협상 결과는 도출할 수 있기 때문에 관세에 대한 큰 우려는 사그라들 수 있다는 진단도 제기된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2분기 GDP가 예상대로 괜찮게 나왔다"면서 "관세협상 역시 일본의 결과가 기준이라고 본다면 올해 성장률은 1% 정도 볼 수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은이 5월 경제전망 당시 상호관세율 10%를 전제한 상황에서 수치를 산출했다는 점에서 관세협상을 성장률 상향 요인으로 보는 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최저 상호관세율을 15%로 못박는 발언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관세율을 하한 15%에서 최고 50%로 적용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말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