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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거의 기정사실 된 5월 금리인하와 이재명 대통령 당선...채권전략은?

장태민 기자

기사입력 : 2025-05-28 10:57

사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사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뉴스콤 장태민 기자] 전날 일본 장기국채 금리 폭락과 외국인 선물 매수 등으로 국내 장기금리도 상대적으로 크게 빠졌지만, 채권투자자들은 조만간 기준금리 인하와 확장적 재정정책도 대기하고 있어서 고민을 거듭하는 중이다.

국내 내부적으로 조만간 기준금리 인하와 2차 추경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에 일드 커브가 계속 눕는다고 보기도 만만치 않다.

채권 투자자들 사이엔 '사실상 내일 금리 인하와 다음주 초 이재명 대통령 당선이 확정됐다'면서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진단도 보인다.

■ 내일 금리 인하, 그리고 다음주 출범하는 새 정부의 재정정책

5월 금리인하는 사실상 4월 금리 동결 뒤부터 기정사실이 되다시피 했다.

금통위는 2월 금리인하 뒤 4월에 한 텀을 쉰 뒤 5월엔 내릴 수 있으니 잠깐 참아달라는 신호를 보낸 바 있다.

채권투자자들도 이를 당연시하면서 시장금리에 이를 반영해왔다.

투자자들은 이번 인하 뒤 추가적인 인하 강도가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새 정부는 경기 부양에 나설 수 밖에 없다는 점도 고려하고 있다.

따라서 금리 인하 강도와 함께 재정 부양 혹은 추경의 강도 또한 관심사가 되고 있다.

■ 김문수-이준석 오늘 안에 단일화 없으면 이재명 '사실상 당선'...민주당 정책만 신경쓰면 돼

전날 3차 TV토론이 끝난 가운데 내일부터는 사전투표가 실시된다.

따라서 이날 김문수-이준석 후보의 단일화가 없으면 사실상 이재명 후보의 승리가 확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

이재명 대항마인 김문수·이준석 두 후보가 '끝까지 완주하겠다, 단일화 없이도 할 수 있다'면서 나름대로 각종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만 대선 승리보다 정치적 이해득실을 계산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김문수 후보 쪽에선 김 후보 본인보다 그간 국민의힘 당내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해온 '쌍권' 등의 당리당략이 중요해 보인다. 이준석 후보 쪽에선 어차피 이재명이 대통령이 될 수 밖에 없는 구도에서 자신의 입지를 더 쌓는 쪽에 관심이 있는 듯하다.

만약 이들이 승부를 위해 한번 싸워볼 생각이 남아 있다면, 막판 극적인 단일화를 시도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로선 이번 대선의 경우 싱거운 게임(이재명 후보 완승)이 될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

전날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가 30조원 추경 등을 급하게 지르기도 했지만, 별 의미가 없다는 평가도 보인다.

A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어제 김문수 후보의 30조 추경 공약이 놀라웠지만, 단일화 실패로(현재까지 상황) 사실상 이재명 승리가 100%"라며 "물론 이재명의 대규모 재정정책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 금리인하-확장재정이라는 흔한 조합

기준금리 인하와 재정확장(추경) 조합은 흔히 볼 수 있는 경제 살리기 정책 믹스다.

이 경우 일드 커브는 스팁 압력을 받는 게 교과서적인 설명이다. 다만 정책 기대감의 반영 정도나 수급 규모 등을 봐야 한다.

B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금리 인하와 추경은 일단 스팁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추경 규모가 30조원 이상 나오면 채권시장은 충격 좀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미 이 재료가 반영돼 있다고 보는 사람들은 다른 반응을 보인다.

C 증권사의 한 딜러는 "금리 인하에 이재명 당선은 이미 시장에 프라이싱 돼 있는 것으로 본다"면서 커브가 다시 크게 스팁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롱으로 접근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정책 강도에 따라서 스팁 정도 등을 가늠하기 힘들어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는 진단도 보인다.

D 증권사 딜러는 "차기 대통령 이재명은 묵직하기 보다는 잔기술에 능한 교묘한 캐릭터란 점을 감안해야 한다"면서 "아울러 그동안 일드 커브가 스팁이 많이 되긴했고 일정 정도 공급 우려가 반영이 돼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내일 한은의 인하 뒤 추가 인하가 3분기로 밀린다는 뉘앙스가 있다면 베어 플래트닝이 단기적으로 나오지 않을까 싶다. 대신 강도높은 인하가 가능하다고 한다면 불스팁 형세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기대되는 혹은 우려되는 '이재명식 재정정책 플레이'

투자자들 사이에선 '이재명식 포퓰리즘'을 우려하는 시각도 보인다.

이 후보가 기본소득이나 기본사회를 주창하면서 확장 재정을 원하는 정도가 컸던 인물인 만큼 이를 고려하는 것이다.

B 운용사 매니저는 "이재명 스타일상 전국민 100만원 보너스 같은 황당한 얘기도 할 수 있다고 본다. 세출조정은 제한적이고 재원이 결국 국채 발행 뿐이니 시장엔 아주 안 좋은 뉴스로 작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미국 금리가 많이 올라서 향후 하락한다면 이런 우려가 반감될 수 있을 듯하다. 문제는 이번 추경이 아니고 내년, 내후년 슈퍼 재정을 쓴다고 나온다면 트러스 때의 영국처럼 원화자산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물론 이런 얘기들은 가정의 가정 성격이 있다. 과거 이재명의 기축통화론은 충격적이었는데, 실제 이재명이 대통령이 된 뒤 어떻게 할지는 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아무튼 '이재명 시대'를 앞두고 투자자들은 한국 정부의 재정건전성에 대한 관점 등이 변할 수 있어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E 운용사 매니저는 "내일 금통위는 기준금리 인하 여부보다 관세 전망이 반영된 내년 성장률 전망이 어떻게 제시되는지, 최종금리 수준에 대한 컨센서스가 회의 이후 어떻게 형성될지에 따라 대응 전략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 국힘 양당 모두 30조원 규모의 추경 추진이 예상되는 상황이라 대선 결과 자체의 단기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민주당 집권 시 내년 확대 재정 편성에 대한 우려 때문에 내년 예산안이 제출되는 8월말까지 스티프닝 압력이 조금 더 연장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F 딜러는 "내일 금통위 25bp 인하가 예상된 가운데 최근 일본 30년 금리 안정세로 국내 일드 커브 플랫이 진행됐지만 대선 후엔 재차 스팁될 것"이라며 "3/10년 스프레드 30~50bp 레인지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30bp 초반부 스팁 전략을 실행하는 게 나아보인다. 가능성이 낮지만 김문수 당선시 20~30조원 추경 예상, 이재명 당선시 30조원 상단이 열리면서 불확실성이 증대될 수 있다. 장기물 매수 심리 훼손이 예상돼 3분기부터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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