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26일 외국인 선물매매 등을 주시하면서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도 강도와 저가매수 대응이 부딪히는 경우들이 이어진 가운데 적극적이 방향을 모색하긴 쉽지 않다.
이번주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가운데 매매 주체들이 어떤 스탠스를 취할지 주목된다.
지난 주말 금융시장에선 트럼프의 EU에 대한 관세 압박, 그리고 연준관계자들의 금리인하에 대해 조심스러운 스탠스 등도 주목을 받았다.
■ 美금리, 트럼프의 EU 관세 압박에 하락...달러인덱스 속락
미국채 금리는 23일 트럼프의 EU에 대한 관세압박으로 레벨을 낮췄다. 다만 연준 관계자들의 금리 인하와 관련한 신중한 입장 등이 레벨 하락을 제한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2.20bp 하락한 4.514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0.65bp 떨어진 5.0385%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0.20bp 오른 3.9945%, 국채5년물은 1.95bp 내린 4.0810%를 나타냈다.
재무부는 이번주 690억달러 규모 2년물과 700억달러 규모 5년물, 440억달러 규모 7년물 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뉴욕 주식시장 3대 지수는 1% 이하로 동반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애플과 EU에 고관세 부과를 위협하면서 위험회피 무드가 형성됐다. 애플 아이폰에 25%, EU에 50% 관세 부과를 경고한 점이 시장 주목을 받았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256.02포인트(0.61%) 하락한 4만1603.07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39.19포인트(0.67%) 내린 5802.82, 나스닥은 188.53포인트(1.00%) 낮아진 1만8737.21을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7개가 약해졌다. 정보기술주가 1.3%, 통신서비스주는 1%, 재량소비재주는 0.9% 각각 내렸다. 반면 유틸리티주는 1.2%, 필수소비재주는 0.3% 각각 올랐다.
개별 종목 중 애플이 3% 하락했다. 다음주 실적 발표를 앞둔 엔비디아는 1.2% 내렸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1.5% 낮아졌다. 반면 인튜이트는 실적 호조에 8.1% 뛰었다. US스틸은 일본제철과의 합병 기대에 21.2% 급등했다. 뉴욕주식시장은 26일 ‘메모리얼데이(현충일)’로 휴장한다.
달러가격은 급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애플과 EU에 대한 고관세 위협으로 무역긴장이 고조되자 하락 압력을 받았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87% 낮아진 99.10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74% 높아진 1.1363달러, 파운드/달러는 0.86% 오른 1.3534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1.04% 내린 142.51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44% 하락한 7.1726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1.34% 강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나흘 만에 반등했다. 미국과 이란의 5차 핵 협상이 이렇다 할 성과 없이 끝난 점이 주목을 받았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0.33달러(0.54%) 오른 배럴당 61.53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0.34달러(0.53%) 높아진 64.78달러에 거래됐다.
■ 트럼프의 EU에 대한 경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 게시글을 통해 다음달 1일부터 EU 제품에 50%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는 "2025년 6월 1일부터 EU에 50% 관세 부과를 권고한다. 그들과의 협상에 아무런 진전도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EU의 강력한 무역 장벽, 부가가치세, 터무니없는 기업 벌금, 비금전적 무역장벽, 통화 조작, 미국기업에 대한 불공정하고 부당한 소송 등으로 인해 대유럽 미국의 무역 적자가 연간 2.5억달러 이상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수치"라고 밝혔다.
그는 "나는 협상을 원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미 50%에 합의했다"면서 "누군가 들어와서 미국에 공장을 짓고 싶어한다면 나는 그들에게 약간의 연기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고 했다.
6월 1일 시한을 더 연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미국의 위협이 이뤄진 뒤 마로쉬 셰프초비치 EU 무역·경제안보 담당 집행위원은 "EU와 미국 간의 협상은 위협이 아닌 상호 존중에 기반해야 한다. EU는 양측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유럽위원회는 우리 이익을 방어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반응했다.
포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트럼프에 추가 관세 유예를 유청했다.
폰데어라이엔은 미국의 관세부과에 대해 우려를 나타낸 뒤 25일 자신의 X에 "미국 대통령과 좋은 통화를 했다. 좋은 합의에 도달하려면 7월9일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적었다.
트럼프가 6월 1일부터 50% 관세를 매기겠다고 위협하자 당초 시한인 7월9일까지 협상을 이어가야 한다는 입장을 낸 것이다.
미국은 EU와의 협상이 더딘 가운데 제대로 숙이고 들어오지 않자 일단 강력한 경고를 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4월 2일 EU에 20%의 상호관세 부과를 발표한 뒤 7월9일까지 90일간 시행을 유예하고 각국과 협상을 벌이는 중이다.
한편 스캇 베센트 재무장관은 23일 90일의 상호관세 유예 기간 종료가 가까워지면서 더 많은 합의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많은 아시아 국가들이 매우 좋은 거래를 제안했다고 했다.
베센트는 다만 "대부분의 미국 무역 파트너들이 매우 선의로 협상을 해왔으며, 유럽연합(EU)은 예외"라고 말했다.
■ 금리인하 조심스러운 연준 관계자들
연준 관계자들은 계속해서 금리인하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제시하고 있다.
월초 FOMC를 통해 연준의 금리인하 시작 시점에 대한 전망이 9월로 늦어지는 등 통화완화 기대감은 약화됐다.
연준 관계자들은 기대 인플레 관리 등을 강조하고 있다.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23일 "연준이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을 억제해야 한다"면서 "연준은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을 안착시켜서 장기 기대감으로 스며드는 것을 막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단기 기대 인플레이션가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까지 자극하게 되면 연준의 목표인 최대고용과 물가안정 달성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했다.
무살렘은 "우리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것이 연준의 도전 과제이며 연준에서 우리의 임무가 무엇인지 되돌아보는 방법"이라고 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23일 "무역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연준이 금리를 조정하기 전에 더 오래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굴스비는 "여전히 금리 인하 방향을 보고 있지만, 연준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무역정책과 그것이 인플레이션과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면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연준 관계자들은 여전히 관세가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 등을 확인하고자 하는 중이다.
■ 이번주 한은 다시 금리 인하 재개
한국은행은 이번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기준금리를 2.75%로 인하한 뒤 4월엔 동결했지만, 성장률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 이번엔 다시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2월 경제전망 당시 성장률 전망을 올해 1.5%, 내년 1.8%로 제시했으나 전망치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미 1분기 성장률 마이너스 0.2%를 확인한 상황에서 예상보다 강도가 센 관세전쟁으로 경기 우려는 커진 상태다.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을 0%대로 제시하는 일도 특별하지 않다. 최근 KDI는 0.8%, 현대경제연구원은 0.7% 등의 수치를 제시했다. 해외 금융사들은 올해 한국의 0%대 성장을 당연시하고 있다.
금융시장은 이미 5월 금리 인하를 당연시 하고 있으며, 향후 금리인하 강도가 관건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이 여전히 금융안정도 강조하고 있는 만큼 향후 한은의 금리인하 강도에 대한 예측은 갈린다.
한은이 이번에 기준금리를 2.5%로 낮춘 뒤 2.25%, 2.00% 등 어느 선까지 낮출 수 있을지 불확실성도 적지 않다.
최근 환율 하락 흐름이 금리인하에 힘을 더욱 실어주고 있으나 새 정부 출범 후의 추가 추경에 대한 스탠스, 가계부채와 서울 부동산 움직임 등을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