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한은 “물가 2% 근방 흐름 지속 전망…국제유가·환율 변동성은 경계”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를 기록하며 두 달 연속 둔화 흐름을 이어갔다. 국제유가 하락과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 둔화가 전체 물가 상승 압력을 낮춘 것으로 분석된다.1월 물가상승률 2.0%는 지난해 8월 이후 5개월 만에 최저치다.
한국은행은 당분간 물가가 목표 수준인 2% 근방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국제유가와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점은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했다.
3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8.03(2020년=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2.0%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12월(2.3%)보다 0.3%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9월 2.1%를 기록한 뒤 10월과 11월에 각각 2.4%로 반등했으나, 12월부터 둔화 흐름으로 전환됐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1월 물가 흐름에 대해 “석유류 가격 상승률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도 둔화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월보다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1월 소비자물가와 생활물가 상승률이 각각 2.0%, 2.2%로 전월 대비 상당 폭 낮아진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물가 둔화를 이끈 핵심 요인은 석유류 가격이다. 석유류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보합(0.0%)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에는 국제유가 상승과 환율 영향으로 6.1%까지 뛰며 물가 오름세를 주도했지만, 1월에는 국제유가 약세와 원·달러 환율 하락이 맞물리며 상승 압력이 크게 완화됐다. 두바이유 기준 국제유가는 1월 평균 배럴당 61.7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큰 폭으로 낮은 수준을 보였다.
농축수산물 물가도 상승 폭이 눈에 띄게 둔화됐다.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해 한 달 전(4.1%)보다 오름폭이 줄었다. 농산물은 0.9% 상승에 그쳤고, 축산물과 수산물은 각각 4.1%, 5.9% 상승했다. 김 부총재보는 “양호한 기상 여건에 따라 주요 농산물 출하가 확대되면서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폭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세부 품목별로는 가격 변동성이 여전히 컸다. 쌀(18.3%), 사과(10.8%), 고등어(11.7%), 조기(21.0%) 등 일부 품목은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수산물과 축산물은 고환율 영향이 수입 가격에 반영되며 전체 농축수산물 물가 상승을 견인했다. 수입 쇠고기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7.2% 상승해 1월 기준으로는 4년 만에 가장 큰 오름폭을 나타냈다.
공업제품 가운데서는 가공식품 가격이 2.8% 상승했다. 수입 원재료 가격 부담이 이어지면서 라면 등 일부 품목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 압력이 다시 확대됐다. 반면 전기·가스·수도 요금은 0.2% 상승에 그치며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서비스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3% 상승했다. 개인서비스 물가가 2.8% 오르며 전체 서비스 물가 상승을 이끌었다. 연초를 맞아 일부 의료 서비스 요금과 지방자치단체 공공요금 인상 등이 반영된 영향이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3% 상승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의 식료품·에너지 제외 지수는 2.0% 상승해 전월과 같은 수준을 나타냈다. 체감 물가를 반영하는 생활물가지수는 2.2% 상승했으며, 신선식품지수는 신선채소 가격 하락 영향으로 0.2% 하락했다.
김 부총재보는 향후 물가 흐름에 대해 “2월에는 전자기기 등 일부 품목의 가격 인상 계획이라는 상방 요인과, 지난해 대비 낮은 유가 수준이라는 하방 요인이 엇갈릴 것”이라며 “전반적으로는 물가 목표인 2% 근방의 상승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최근 국제유가와 환율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고 있는 만큼, 2월 경제전망 과정에서 물가 경로를 면밀히 점검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