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I가 예상을 밑돌아 금리시장에 힘을 실어줄 듯했지만 기준금리 동결 전망을 바꿀 정도는 아니라는 평가에 그 영향이 제한적이었다.
금리시장에 우호적인 CPI와 이란발 국제유가 급등 효과가 부딪히면서 금리는 보합권 수준을 나타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보합인 4.180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1.50bp 상승한 4.844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0.90bp 하락한 3.5285%, 국채5년물은 0.15bp 내린 3.7545%를 나타냈다.
뉴욕 주가지수는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신용카드 금리 상한제 도입을 예고한 여파로 금융주들이 약세를 지속했다.
미국 소비자물가 둔화 소식이 전해졌지만 연방준비제도 금리동결 전망을 바꾸지는 못한 가운데 반도체주 랠리에 힘입어 나스닥의 낙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398.21포인트(0.80%) 내린 49,191.99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13.53포인트(0.19%) 내린 6,963.74, 나스닥은 24.03포인트(0.10%) 떨어진 23,709.87을 나타냈다.
나스닥지수는 하락했지만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0.95% 오른 7,747.99를 기록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7개가 강해졌다. 에너지주가 1.5%, 필수소비재주는 1.1% 각각 올랐다. 반면 금융주는 1.8%, 재량소비재주는 0.5% 각각 내렸다.
개별 종목 중 마스터카드와 비자가 4% 및 5% 각각 내렸다. JP모간은 4.2% 하락했다. 지난해 4분기 투자은행(IB) 부문 수수료 수익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 영향이다. JP모간 여파로 골드만삭스와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도 1.2%씩 낮아졌다. 반면 알파벳은 1% 올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보잉은 2% 높아졌고, 인텔은 7%나 급등했다.
달러가격은 엔화 약세로 상승했다. 일본 재정확대 우려로 엔화가 약세를 지속하자 달러인덱스는 밀려 올라갔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27% 높아진 99.13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15% 낮아진 1.1650달러, 파운드/달러는 0.22% 내린 1.3435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60% 오른 159.11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09% 상승한 6.9741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40% 약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이란 시위 영향에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란의 반정부 시위가 2주일 이상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의 직접 개입 여부가 주목을 받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1.65달러(2.77%) 급등한 배럴당 61.15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1.60달러(2.5%) 오른 배럴당 65.47달러에 거래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최근 트루스소셜 게시글에서 시위대에게 시위를 계속하고 국가 기관을 장악하라며 "이란 당국의 유혈 진압이 멈출 때까지 이란과 모든 대화를 중단한다"고 적었다
■ 미국 12월 근원 CPI 0.2% 올라 예상 하회...금리인하에 힘 싣기엔 한계
지난해 12월 미국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며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에 힘을 실어줬다.
다만 주거비를 중심으로 한 핵심 생활물가의 오름세가 이어지면서 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미 노동부 노동통계국(BLS)은 13일 지난해 12월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2%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0.3%를 하회하는 수치다.
헤드라인 CPI는 전월 대비 0.3%, 전년 동기 대비 2.7% 상승해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세부 항목별로 보면 CPI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주거비가 전월 대비 0.4% 상승하며 전체 물가를 견인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2% 올라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식료품 가격은 전월 대비 0.7%, 에너지는 0.3% 상승해 체감 물가 부담은 여전한 모습이다. 관세에 민감한 의류 가격은 0.6% 올랐고 운송 서비스와 의료 서비스도 각각 0.5%, 0.4% 상승했다. 반면 중고차·트럭 가격은 1.1% 하락하며 물가 상승폭을 일부 상쇄했다.
관련 지표 발표 이후 물가 재가속 우려가 다소 완화되며 주식 선물은 소폭 상승했고 국채 금리는 하락 압력을 받는 모습을 나타났다.
■ CPI 둔화 불구 연준 '상당기간 금리 동결' 우세
시장 관계자들은 근원 물가가 둔화됐음에도 연준의 목표치인 2%를 여전히 웃돌고 있다는 점에서 당장 통화정책 전환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금리 인하는 이르면 6월 이후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시장에서는 이번 12월 CPI가 직전 달 정부 셧다운 영향으로 왜곡됐던 물가 지표를 상당 부분 정상화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최근 인플레이션 둔화 신호와 노동시장 냉각 조짐이 동시에 나타난 가운데 연준은 당분간 신중한 관망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연준은 현재 미국의 통화정책이 물가 안정과 고용 안정을 둘러싼 양방향 위험에 대응하기에 적절한 위치에 있어 상황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도 받았다.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13일 "지난해 단행된 금리인하 이후 현재 기준금리 수준은 경제를 부양하지도, 위축시키지도 않는 중립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본다"면서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목표치를 웃도는 상황에서 추가 인하는 정책을 완화적 영역으로 밀어 넣을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무살렘은 "현재의 통화정책은 경제의 예상 경로와 인플레이션·고용이라는 양쪽 리스크를 균형 있게 고려하는 데 매우 적절한 위치에 있다. 단기적으로 정책을 더 완화해야 할 이유는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12월 CPI 결과에 대해선 "고무적"이라고 평가한 뒤 "인플레가 올해 중 연준 목표치인 2%를 향해 수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멈추지 않는 달러/원 상승 압력
달러/원 상승 압력이 이어지고 있다.
작년말 외환당국이 '국가차원의 윈도우드레싱'을 위해 대대적인 달러 매도를 통해 환율을 내려 놓았지만, 해가 바뀌자 환율은 다시 튀고 있다.
3시30분 기준 달러/원은 전날까지 9일 연속 상승해 1,473.7원을 기록했다. 이 수준은 작년 12월 23일(1483.6원) 이후 최고치다.
지난 12월 29일 달러/원은 당국 개입으로 사흘 만에 1480원대에서 1420원대로 급락한 바 있지만 이후 무섭게 오르는 중이다.
미국 주식 투자자 등은 당국이 억지로 눌러놓은 '일시적인 원화 가치 상승'을 기회로 활용하는 모습이었다.
여기에 올해 들어 달러/엔 환율이 상승하는 부분도 원화 약세를 견인하고 있다.
달러/엔은 2024년 7월 이후 최고치까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본 당국이 환율 급등에 대해 경고했지만 엔화 약세는 그치지 않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오는 23일 국회 회기 시작과 함께 중의원을 해산할 의사를 자민당 간부에게 전달했다는 보도 등이 엔화를 약세로 만들었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환율 1개월물이 1,476.0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달러/원 1개월물의 스왑포인트가 -1.65원인 점을 감안하면 NDF 달러/원 1개월물 환율은 전 거래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거래된 현물환 종가(1,473.70원) 대비 3.95원 상승했다.
달러/원 환율이 1,470원도 넘어서면서 좀더 예민한 영역으로 들어온 뒤에도 계속 상승 압력이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12월 대규모 환 시장 개입이 '연말' 외환보유액 26억불 대규모 감소라는 흔적을 남긴 가운데 이번엔 당국이 어떻게 나올지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