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17일 외국인 등 매매자들의 수급을 점검하면서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 들어 채권시장에선 연이틀 수급에 따른 큰 변동이 연출됐다.
국채선물 월물 마감과 국고채 입찰이 맞물려 수급 혼선이 나타낸 가운데 숏커버, 스퀴즈성 거래가 등장하면서 금리를 낮췄다.
또 주가 급락이 채권을 지원하기도 했지만 환율이 장중 급등해 긴장을 키우기도 하는 등 종잡기 어려운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간밤 미국채 시장은 강세를 나타냈다. 관심을 모은 고용지표, 소비지표가 예상 밖의 부진을 나타내면서 금리 하락을 견인했다.
■ 美금리, 고용지표 부진 등에 강세...나스닥 저가매수에 반등
미국채 시장은 16일 고용지표 부진으로 강세를 나타냈다.
미국 실업률이 4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데다 소매판매가 예상을 밑돌면서 금리를 아래로 당겼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3.50bp 하락한 4.140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3.50bp 떨어진 4.813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1.60bp 하락한 3.4935%, 국채5년물은 3.25bp 내린 3.6945%에 자리했다.
뉴욕 주가지수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다우지수가 빠졌으나 나스닥은 AI 관련주 저가매수에 힘입어 반등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302.30포인트(0.62%) 내린 4만8114.26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16.25포인트(0.24%) 하락한 6800.26, 나스닥은 54.05포인트(0.23%) 상승한 2만3111.46을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8개가 약해졌다. 에너지주가 3%, 헬스케어주는 1.3%, 부동산주는 1% 각각 내렸다. 반면 정보기술과 재량소비재주는 0.3%씩 올랐다.
개별 종목 중 테슬라가 로보택시 기대감에 3% 올라 1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양자컴퓨팅 스타트업인 아이온Q와 디웨이브는 8% 가까이 동반 급등했다. 엔비디아는 0.8%, 팔란티어는 2.5% 각각 높아졌다. 반면 화이자는 실적 가이던스 실망감에 3.4% 내렸다.
달러가격은 하락했다. 고용과 소비 지표 부진으로 금리가 하락하자 달러도 약세 압력을 받았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17% 낮아진 98.14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02% 내린 1.1753달러를 나타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이 발표한 유로존 12월 종합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는 51.9로, 예상치(52.7)를 밑돌았다. 전월 기록은 52.8 수준이었다.
파운드/달러는 0.39% 높아진 1.3429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10월까지 3개월 동안 영국의 보너스를 제외한 평균 임금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4.6%를 유지했다. 이는 예상치인 4.5%를 상회하는 결과였다.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14% 낮아진 7.0334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05% 약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4일 연속으로 하락해 약 5년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러-우 전쟁 종전 협상에 속도가 붙으면서 휴전 가능성이 커진 영향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1.55달러(2.73%) 하락한 배럴당 55.27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1.64달러(2.71%) 내린 배럴당 58.92달러에 거래됐다.
최근 미국은 독일 베를린에서 진행된 종전 협상에서 우크라이나에 나토식 안전 보장을 제안한 바 있다. 이는 러-우 전쟁을 끝낼 종전 협상의 '상당한 진전'으로 평가됐다.
■ 美 11월 실업률 4.6% 기록해 4년만에 최고...소비지표도 예상보다 부진
미국 노동부는 16일 발표한 고용보고서에서 11월 실업률이 4.6%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직전 발표였던 9월의 4.4%보다 0.2%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시장 예상치(4.5%)도 웃돈 것이다.
미국 실업률이 이 수준까지 오른 것은 2021년 가을 이후 처음이다.
비농업 신규 일자리는 11월에 6만4000개 증가해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다. 다만 10월에는 비농업 일자리가 10만5000개 감소한 것으로 집계 돼 고용 흐름이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다.
10∼11월에 걸쳐 43일간 이어진 역대 최장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통계 수집이 중단되면서 두 달 치 고용지표가 동시에 발표된 것이다.
연방정부 고용 감소가 전체 고용 지표를 크게 끌어내렸다.
10월 연방정부 일자리는 16만2000개 급감했고 11월에도 6000개가 추가로 줄었다. 노동부는 올해 1월 이후 연방정부 고용이 누적으로 27만 명 이상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해 온 연방정부 인력 감축 정책의 영향이 뒤늦게 통계에 반영된 결과다.
기존 고용 통계도 대폭 하향 조정됐다. 9월 신규 일자리는 11만9000개에서 10만8000개로 낮아졌고, 8월 수치는 4000개 감소에서 2만6000개 감소로 수정됐다. 이에 따라 최근 6개월 중 절반에 해당하는 3개월(6월·8월·10월)에서 고용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고용지표 이후 시장에선 대규모 해고는 제한적이지만 기업들이 인플레이션 재상승 우려와 관세 정책 불확실성, 인공지능(AI)에 따른 업무 대체 가능성 등을 이유로 신규 채용에 극도로 신중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또다시 힘을 얻었다.
미국의 소매판매도 예상보다 부진했다.
10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사실상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며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여름철 소비 확대 이후 물가 부담과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소비자들이 지출에 한층 신중해진 모습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상무부는 16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10월 소매판매가 7326억달러로 전월과 동일한 수준(0.0%)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였던 0.1% 증가를 하회하는 수치로 9월 조정치(0.1% 증가)보다도 둔화된 흐름이다. 이번 통계는 연방정부 셧다운 여파로 발표가 지연됐다.
자동차 판매와 휘발유 매출 부진이 전체 소매판매를 끌어내렸다. 자동차 판매는 전월 대비 1.6% 감소했으며, 휘발유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주유소 매출도 줄었다. 반면 자동차와 주유소를 제외한 소매판매는 0.5% 증가해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 금통위의사록, 금융안정 무게 두면서 동결
전날 오후 4시에 공개된 11월 금통위의사록을 보면 금통위원들은 외환 부문과 수도권 주택시장 상황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성을 내세우면서 금리 동결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25bp 인하 소수의견을 냈던 신성환 위원이 경기를 위해 금리를 더 내리자고 했으나 금통위 다수는 금융안정에 신경을 썼다.
신성환 위원은 "실질적인 실물경제의 회복 속도는 아직 충분하지 않은 상태"라며 "AI 산업의 불확실성이 큰 점을 감안하면 내년도 국내 경제의 불확실성도 상당히 큰 상황"이라고 했다.
다른 위원들은 지금은 금융안정에 신경을 쓸 때라면서 추후 성장, 물가, 부동산, 환율을 보면서 금리 인하 여부와 시기를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했다.
A 금통위원은 "외환 부문이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고 수도권 주택시장의 안정 여부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 "향후 통화정책은 성장과 물가 흐름, 외환 부문과 수도권 주택시장 등의 금융안정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여부 및 시기를 결정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B 위원은 "현 기준금리 수준도 중립금리 범위 내에 진입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향후 통화정책 대응 여력도 염두에 둬야할 필요가 있다"면서 "앞으로는 국내 경기의 개선세, 부동산 시장의 안정성과 환율 등 가격변수의 변동성과 함께 미국 등 주요국의 정책금리 변화 추이를 봐가며 추가적인 통화정책 완화 속도와 정도를 정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C 위원은 "앞으로 통화정책은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을 유지하는 가운데 성장세 회복을 지원하는 현재의 정책 기조를 이어가되, 대내외 경제여건 변화와 이에 따른 영향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여부와 그 시기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D 위원은 "경제가 회복세에 들어섰지만 성장률이 여전히 잠재성장률을 하회하는 만큼 기준금리 인하를 고려할 여건이 마련됐다. 하지만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줄어들지 않고 일부 지역의 주택가격 상승세도 여전하다"면서 "현재 금융시장의 유동성 상황이 크게 제약적이지 않아 향후 경제의 성장 경로 및 금융안정 상황을 지켜보고 추가 금리 인하를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E 위원은 "통화정책은 우리 경제의 구조변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점을 고려해 신속하고 유연한 관점에서 경제 상황을 점검해가며 운용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금융안정 리스크가 상존하는 가운데 성장과 물가 전망이 상향 조정된 상황임을 고려해 앞으로 당분간 금리를 동결하고 대내외 여건의 변화를 점검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 코스피 4천 이탈과 환율 1,480원 육박
전날 코스피지수는 91.46P(2.24%) 급락한 3,999.13, 코스닥은 22.72P(2.42%) 속락한 916.11을 기록했다.
미국에서 AI 버블 우려가 재연된 뒤 외국인이 대규모로 주식을 팔자 국내시장이 견디지 못했다.
이번 AI 의혹의 핵심이었던 브로드컴 주가는 3일 동안 18% 가까이 급락했다.
반도체 주가 등의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차전지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차전지는 EU가 2035년 내연기관차 금리 조항 철회를 추진한다는 소식에 맥을 추지 못한 것이었다.
주가 급락 속에 환율 급등도 이어졌다.
3시30분 가격을 기준으로 보면 달러/원은 전날 6.0원 올라 1,477.0원을 나타냈다. 11월 24일 기록한 고점(1,477.1원) 수준으로 점프한 것이다.
한은-국민연금의 외환스왑이 650억불로 확대됐고 정부가 수출기업들에게 환헤지를 요청하는 등 환율 급등을 방어하려는 노력은 이어지고 있지만, 원화 약세가 쉽사리 진정되지 않는 모습이다.
환율이 뛴 큰 이유는 외국인의 주식 매도 때문이다.
외국인은 15일 코스피시장에서 9,599억원을 순매도하더니, 16일엔 1조 350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연이틀 1조원 내외의 대규모 순매도를 기록하면서 코스피를 4천선 아래로 당기고 환율을 띄운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