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미국 백악관이 리사 쿡 연방준비제도(연준) 이사를 해임하려는 움직임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는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연준 FOMC 회의를 앞두고 쿡 이사의 해임을 막아선 항소법원 판결 이후 나온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백악관 한 관계자는 16일(현지시간) "법무부가 조만간 대법원에 상고할 예정”이라며 “다만 정확한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워싱턴DC 연방 항소법원은 15일 트럼프의 리사 쿡 이사 긴급 해임 요구를 2대1로 기각했다. 법원 판단은 16~17일 열리는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몇 시간 앞두고 나왔기에 쿡 이사는 FOMC에 참석할 수 있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은 쿡 이사가 2021년 연준에 합류하기 전 여러 주택을 ‘주거용’으로 잘못 신고해 유리한 대출 조건을 받았다며 모기지 사기 혐의를 주장해왔다.
다만 최근 공개된 문건들은 해당 의혹에 의문을 제기한다. 쿡 이사는 애틀랜타 소재 콘도를 ‘휴양용 주택’으로 명확히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악관이 이번 주 소송에서 승소했다면 쿡 이사는 연준 회의에 참석해 금리 결정에 표를 던질 수 없었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준금리 인하를 요구하며 연준이 금리를 동결한 것을 공개적으로 비난해왔다. 연준은 대통령 정책이 물가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금리 동결을 유지해 왔다.
이번 9월 FOMC 회의는 정치적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열린다. 트럼프 대통령이 충성파 인사들로 연준 인선을 재편하려는 움직임을 강화하면서 중앙은행의 독립성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한편 항소법원 판결이 내려진 시각, 미 상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인 스티븐 미란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을 새 연준 이사로 인준했다. 그는 "연준 근무 기간 동안 백악관 직무를 잠시 비우고 이후 다시 대통령 보좌 역할로 복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