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대표 가상자산인 비트코인이 핵심 지지선으로 여겨지던 7만달러 선을 끝내 지켜내지 못하고 6만달러 초중반대로 밀려났다. 가격 급락과 함께 그동안 시장을 떠받쳐왔던 ‘디지털 금’이라는 서사도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6일 오전 7시 35분(한국시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6만4000달러를 밑돌며 거래되고 있다. 전날 한때 6만2천달러 초반까지 떨어지며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뒤 소폭 반등했지만, 낙폭을 회복하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비트코인은 사상 최고가였던 지난해 10월 초(12만6천달러)와 비교하면 45% 이상 하락했다.
이번 주에만 낙폭이 20%에 달하면서 시장에서는 단순한 조정 국면을 넘어 구조적인 신뢰 훼손 국면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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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락의 직접적 원인: 7만달러 붕괴와 ‘청산 도미노’
시장에서는 이번 급락의 직접적 계기로 7만달러 지지선 붕괴를 꼽는다. 해당 가격대는 그동안 기술적·심리적 핵심 지지선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이 선이 무너지자 레버리지를 활용해 저점 매수에 나섰던 투자자들의 포지션이 대거 강제 청산되며 하락세가 가속화됐다.
가상자산 데이터업체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이번 주 들어 비트코인과 주요 알트코인 시장에서 청산된 롱·숏 포지션 규모는 20억달러를 넘어섰다. 가격 하락 → 청산 → 추가 매도라는 전형적인 악순환이 전개된 셈이다.
여기에 미국 기술주 전반의 조정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최근 뉴욕 증시에서 대형 기술주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확대되면서, 비트코인 역시 위험자산과 동조화된 움직임을 보였다. 비트코인이 위기 국면에서 금과 같은 안전자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주식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점은 투자자들의 실망을 키운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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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사의 균열: ‘디지털 금’은 왜 작동하지 않았나
이번 하락 국면에서 가장 큰 변화는 가격 그 자체보다 비트코인을 둘러싼 인식의 변화다.
그동안 비트코인은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 법정화폐 대안, 디지털 금이라는 서사 속에서 프리미엄을 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지정학적 긴장과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국면에서도 비트코인은 금과 달리 방어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실제로 지난 1년간 비트코인 가격은 약 30% 하락한 반면, 같은 기간 금 가격은 60% 이상 상승했다. 최근 6개월만 놓고 봐도 금은 40% 넘게 오르며 전통적 안전자산으로서의 지위를 재확인했다.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이 안전자산이라기보다는 고위험 기술주에 가까운 성격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물 결제 수단으로서의 활용도 역시 여전히 제한적인 만큼, 위기 상황에서 선택받기에는 설득력이 부족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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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투자가의 이탈…ETF 자금 흐름 바뀌어
가격 하락의 또 다른 핵심 배경으로는 기관 수요의 방향 전환이 지목된다.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지난해 같은 시기 미국 상장 비트코인 현물 ETF들은 4만6천BTC를 순매수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순매도 기조로 돌아섰다. 최근 한 달간 ETF에서 빠져나간 자금만 약 20억달러에 달한다.
비트코인은 최근 2022년 3월 이후 처음으로 365일 이동평균선을 하회했다. 크립토퀀트는 “해당 이탈 이후 83일간 23% 하락해, 2022년 초 약세장 초기보다도 더 부진한 흐름”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장기 추세 기준에서도 약세 전환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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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전망: 6만달러 방어전이 관건
시장 관계자들은 당분간 비트코인의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특히 6만달러 선이 다음 핵심 분기점으로 거론된다.
코인셰어스의 제임스 버터필 리서치 총괄은 “7만달러는 이미 무너진 핵심 심리선”이라며 “6만~6만5천달러 구간이 다음 주요 방어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구간마저 지켜내지 못할 경우 중기적으로 추가 조정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다만 일부에서는 장기 투자자 관점에서 과도한 비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시각도 나온다. 마렉스의 일란 솔롯 세계시장 분석가는 “단기 흐름은 약세지만, 역사적으로 이런 급락 국면은 장기 투자자에게 매수 기회였던 경우도 많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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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에서 숫자로’…비트코인의 다음 시험
시장에서는 이번 조정을 비트코인이 ‘이야기(hype)’에서 ‘현실(fundamental)’로 옮겨가는 과정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FG넥서스의 마야 부지노비치 CEO는 “비트코인은 더 이상 기대감에 의해 거래되지 않고, 순수한 유동성과 자금 흐름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결국 향후 비트코인의 방향성은 ▲기관 자금의 재유입 여부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 선호 회복 ▲비트코인이 주식과 차별화된 자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7만달러 붕괴는 단순한 가격 조정이 아니라, 비트코인이 어떤 자산으로 인식될 것인지에 대한 신뢰의 시험대라는 점에서 시장의 시선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