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임기 만료가 다가오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경제참모인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차기 연준 의장으로 가장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5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해싯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강하게 요구해온 ‘기준금리 인하’를 실행할 수 있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파월 의장과의 갈등 이후 연준이 보다 완화적 통화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밝혀왔으며 해싯은 이에 부합하는 대표적 비둘기파로 알려져 있다.

해싯은 최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내가 연준 의장이라면 데이터가 가리키는 대로 당장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언급해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기조와 같은 입장을 재확인했다. 월가는 그가 연준 의장으로 지명될 경우 추가 인하를 포함한 확장적 통화정책의 전환이 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차기 연준 의장 인선을 총괄하고 있는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이번 작업이 막바지에 접어들었으며 후보군이 5명으로 압축됐다고 밝혔다. 최종 후보군에는 해싯 위원장을 비롯해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크리스토퍼 월러 현 연준 이사, 미셸 보먼 연준 부의장, 그리고 블랙록의 릭 라이더 최고투자책임자(CIO)가 포함돼 있다.

베선트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5명의 매우 뛰어난 후보들이 있으며 모두 깊은 인상을 남겼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크리스마스 전에 단수 후보를 발표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다만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에도 예상을 뒤엎는 인사를 결정한 사례가 많아 최종 지명 전까지 단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 역시 “대통령이 실제로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발표 전까지 아무도 모른다. 지켜봐 달라”고 밝혔다.

해싯은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대통령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을 지냈으며, 연준 경제학자 경력과 보수 성향 싱크탱크 활동 이력도 갖춘 인물이다. 일부 시장 관계자들은 그가 행정부와 지나치게 밀착돼 있어 연준의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연준 의장 지명은 이르면 올해 연말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해싯이 지명될 경우 미국의 통화정책 방향이 보다 완화적 기조로 선회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