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지난 9월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 가격 급등이 도매물가 상승을 이끌었지만, 근원 물가지표는 둔화 흐름을 보이며 전반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는 양상이 확인됐다.
미 노동부 노동통계국(BLS)은 25일(현지시간) 9월 PPI가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0.3%)에 부합하는 수치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2.7% 상승했다.
상승분의 상당 부분은 에너지 가격 급등에 기인했다. 최종 수요 에너지 가격은 3.5% 치솟아 전체 PPI 상승분 가운데 약 3분의 2를 차지했다. 그 영향으로 최종 수요 상품 가격도 0.9% 올라 지난해 2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서비스 부문 물가는 전월 대비 보합에 그쳤다. 기계·장비 도매업체의 마진이 줄어든 반면 식품 도매업체의 마진은 증가하는 등 품목별로는 혼조세를 보였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PI는 전월 대비 0.1%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는 시장 예상치(0.3%)를 밑도는 수치이자 올해 6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전년 대비 근원 PPI는 2.9% 상승해 최근 3개월 연속 동일한 상승률을 유지했다.
기업들은 관세 인상으로 수입 비용이 높아졌지만 소비 위축 가능성을 우려해 가격 인상을 적극적으로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미국 소비가 둔화 조짐을 보이는 점도 이러한 신중한 가격 정책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번 PPI 발표는 연방정부 셧다운 여파로 당초 일정에서 한 달 이상 지연됐다. 오는 12월 9~10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연준 위원들은 여전히 고용 약화 위험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어 이번 PPI가 금리 결정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금리선물시장은 여전히 12월 0.25%포인트 금리인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월 금리 인하 확률은 약 80%대 중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9월 PPI는 에너지 가격 상승이라는 일시적 요인을 제외하면 전반적인 물가 압력이 완만함을 보여준다”며 “수요 둔화 조짐이 이어질 경우 기업의 가격전가 능력도 제한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