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가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현재 미국 국민이 체감하는 경기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며 “트럼프 행정부 하의 경제는 바이든 시절보다 오히려 더 나빠졌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크루그먼 교수는 “국민들의 경제 심리가 극도로 위축돼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하는 것처럼 경제가 좋지도 않고 식료품 가격이 떨어진 것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여전히 3% 수준으로 연준의 2% 인플레이션 목표를 크게 웃도는 상태다. 또한 대규모 해고 여파로 고용시장도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크루그먼 교수는 특히 “현재 소비자들의 경기 체감지수는 역사상 최악 수준”이라며 “2008년 금융위기, 1980년대 스태그플레이션, 그리고 2022년 인플레이션 시기보다도 낮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들이 지금의 경제 상황을 매우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역대 최장기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가 이미 악화된 경제 상황에 연쇄적인 충격을 주고 있다”며 “셧다운으로 인해 국민 불만이 커지고 있으며 주식시장과 무관한 서민층은 특히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평가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경제가 당장 붕괴 직전은 아니지만 경고 신호가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다”며 “노동시장이 사실상 얼어붙은 상태로 청년 구직자나 해고된 근로자들에게는 매우 힘든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2008년 금융위기처럼 모든 것이 절벽으로 떨어지는 상황은 아니지만 지금 국민들은 점점 더 ‘살기 어려운 경제’를 체감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크루그먼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법원의 관세 합헌 여부 판결을 앞두고 국민에게 2,000달러를 지급하겠다는 계획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미 눈덩이처럼 불어난 재정적자 상황에서 이러한 현금 지급은 미국 경제에 또 다른 부담을 안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비상사태나 전쟁이 아닌 평시 상황에서 이렇게 큰 재정적자를 내는 것은 무책임하다”며 “관세 수입을 국민에게 나눠주는 것은 재정건전성 측면에서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덧붙였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