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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 '차익실현' 금값 5% 급락 5년만에 최대 낙폭

김경목 기자

기사입력 : 2025-10-22 07:55

(상보) '차익실현' 금값 5% 급락 5년만에 최대 낙폭
[뉴스콤 김경목 기자]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오던 국제 금값이 급락했다. 9주 연속 상승세로 온스당 4,300달러선을 돌파했던 금시장이 단기 과열 부담과 차익 실현 매물, 미·중 무역 협상 기대감 등의 복합적 요인에 밀려 하루 만에 5% 넘게 떨어졌다.

주요 매체들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이던 2020년 8월 이후 약 5년 만에 하루 기준으로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22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5.3% 하락한 온스당 4,127.9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현물 금 가격은 한때 온스당 4,090.97달러까지 떨어지며 전날 기록한 사상 최고가(4,380.89달러)에서 약 300달러 급락했다. 같은 날 은값도 8% 가까이 떨어지며 2021년 2월 이후 최대 일중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로써 금은 9주 연속 상승세를 마감하고 강세 랠리에 제동이 걸렸다. 최근 금값은 지정학적 불안과 중앙은행의 매입 확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연초 대비 60% 가까이 상승해왔다.

시장 관계자들은 이번 급락을 과열 이후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조정으로 본다.

독립 금속트레이더 타이 왕은 “지난주까지만 해도 하락 시 매수세가 유입됐지만, 변동성 확대가 단기 차익 실현을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킷코메털스의 수석 애널리스트 짐 와이코프는 “최근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가 높아지면서 금의 단기 약세는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시장에서는 미·중 무역 협상 기대감이 안전자산인 금의 매력을 약화시킨 것으로 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시진핑 주석과의 협상을 통해 공정하고 성공적인 합의를 이룰 것”이라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양국이 오는 11월 1일로 예정된 관세 부과 시한을 앞두고 대화를 재개하기로 하면서, 긴장 완화 기대가 금 가격 하락을 부추긴 셈이다.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점도 금값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금은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 가치가 오르면 다른 통화로 금을 사는 투자자들의 실질 부담이 커진다.

여기에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해제 가능성이 제기되며 안전자산 수요가 더욱 약화됐다. 케빈 해셋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셧다운이 이번 주 내 종료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또한 셧다운으로 인해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포지션 데이터가 공개되지 않으면서 투자자들은 시장 흐름을 파악하기 어렵게 됐다.

삭소은행의 상품 전략가 올라 한센은 “민감한 시기에 포지션 데이터 부재로 투기적 노출이 커졌을 것”이라며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값 급락 여파는 주식시장내 금광 관련 종목 주가 및 섹터지수에 즉각 반영됐다.

대표 금광업체로 구성된 VanEck Gold Miners ETF(GDX)는 두 자릿수 낙폭을 기록하며 한 달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뉴몬트, 애그니코 이글 마인즈, 위튼 프레셔스 메탈즈 등 주요 금광업체들 주가는 뉴욕 증시에서 8~10%대 급락세를 보였다.

다만 시장 관계자들은 이번 하락을 일시적 조정으로 평가했다.

한센 전략가는 “이번 조정은 오히려 시장의 체력을 확인하는 시기”라며 “기초적인 매수세가 여전히 강해 금의 장기 상승 추세가 훼손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금은 올해 들어 두 분기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2025년 들어 가장 우수한 수익률을 낸 원자재 중 하나로 꼽힌다.

단기 조정 국면이 지나면 다시 안전자산 수요가 부각될 가능성도 있다. 시장은 향후 미·중 협상 결과와 달러 강세 지속 여부, 연방준비제도(연준) 금리 방향 등에 주목하고 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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