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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목의 월드이코노미] 日 최초 여성 총리 '다카이치' 시대 개막...‘사나에노믹스’ 주목

김경목 기자

기사입력 : 2025-10-21 09:50

사진: 교도통신
사진: 교도통신
[뉴스콤 김경목 기자] 일본 정치사에 한 획을 긋는 순간이 다가왔다. 일본 집권 자유민주당(LDP)의 다카이치 사나에 총재가 21일 일본 사상 첫 여성 총리로 취임하며 제104대 총리로서 새로운 내각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자민당과 제2야당 일본유신회 간 연립 합의가 전날 공식 발표됨에 따라 총리 선출은 사실상 확정적이다.

다카이치 총재는 지난 4일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을 꺾고 당권을 잡았다. 이번 총리 취임으로 일본 140년 내각제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총리가 탄생하게 된다.

취임 직후 다카이치 총리는 친임식과 각료 인증식을 통해 새 내각을 출범시키며, 외교 일정으로 오는 30일 경주 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획하는 등 국제 무대에서도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경제·금융 측면에서 다카이치 총리는 전통적 보수 성향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아베노믹스’ 이른바 ‘사나에노믹스’를 통해 적극적 재정 지출과 성장 투자에 기반한 경제 전략을 제시했다.

핵심은 세 가지 화살로 요약된다.

첫째 대담한 통화 완화, 둘째 긴급 상황에 한정된 유연한 재정 지출, 셋째 대규모 위기 관리 투자 및 성장 투자다.

특히 세 번째 전략은 인공지능(AI), 반도체, 핵융합, 생명공학, 국방 등 전략적 산업에 대한 대규모 재정 투자를 포함하며 경제 활성화와 장기 성장 기반 마련을 동시에 목표로 한다. 이러한 정책은 일본 경제가 고령화와 저성장 장기화, 글로벌 경쟁 심화라는 구조적 과제 속에서 대응 전략을 모색하는 맥락과 맞닿아 있다.

외교·안보 정책에서도 다카이치 총리는 일본의 전통적 가치와 강경 보수 입장을 견지한다. 헌법 제9조 개정, 국방력 강화, 중국에 대한 강경 대응, 대만과의 협력 강화 등이 대표적이다. 이는 일본이 경제적 자율성과 전략적 산업 보호를 동시에 추구하는 현 시점에서 금융시장과 투자자에게는 안정적이면서도 예측 가능한 정책 환경을 제공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내각 구성에서도 경제·금융 부문의 전문성을 강조했다. 외교·경제 정책을 담당할 외무상과 방위상, 총무상 등 핵심 각료에 자민당 총재 선거에 참여했던 인사들을 균형 있게 배치하고, 젊은 세대와 여성 의원도 주요 직책에 기용해 경제적 활력과 정책 추진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연립 파트너인 유신회는 각료를 배출하지 않고 ‘각외 협력’ 형태로 참여하며, 총리보좌관을 통해 정책 협의와 조정을 담당한다.

이번 다카이치 내각의 출범은 일본 경제에 두 가지 함의를 가진다. 첫째, 보수적 안정 속의 성장 전략이다. 적극적 재정 정책과 전략 산업 투자, 규제 완화 등은 일본 금융시장과 기업 투자자에게 중장기적 성장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둘째, 외교·안보 리스크와 연계된 경제 전략이다. 대만·중국 관계, 방위비 지출, APEC 정상회의 등 외교적 행보가 금융·무역 환경에 미치는 영향 역시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등장은 단순한 성별 기록을 넘어, 일본 경제·금융 정책의 ‘강경 보수 + 성장 투자’ 조합이라는 새로운 국면을 열었다. 투자자와 기업은 사나에노믹스가 제시하는 정책 방향과 전략 산업 육성 계획을 주목하며 일본 경제의 구조적 변화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전략을 세워야 할 시점이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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