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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목의 월드이코노미] 中 3분기 성장률 4.8%로 1년래 최저..부동산 침체 속 제조업·수출 버팀목 역할

김경목 기자

기사입력 : 2025-10-20 14:36

[김경목의 월드이코노미] 中 3분기 성장률 4.8%로 1년래 최저..부동산 침체 속 제조업·수출 버팀목 역할
[뉴스콤 김경목 기자] 중국경제가 2025년 3분기 들어 성장세가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제조업과 수출이 여전히 성장의 주된 버팀목 역할을 했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와 민간 투자 부진 등이 경제 전반의 회복세를 제약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101조5036억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했다. 1분기 5.4%, 2분기 5.2%에 이어 3분기 성장률은 4.8%로 둔화하면서 작년 3분기 4.6%를 기록한 이후 1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산업별로 보면 1차 산업(농업)은 3.8%, 2차 산업(공업)은 4.9%, 3차 산업(서비스업)은 5.4% 각각 증가했다.

전체 산업 중 제조업이 여전히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한 가운데 설비 제조업(9.7%), 첨단 기술 제조업(9.6%) 증가율이 전체 평균(6.2%)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3D프린팅 장비(+40.5%) ▲산업용 로봇(+29.8%) ▲신에너지차(+29.7%) 생산이 급증했다.

9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월보다 6.5% 늘며 예상(+5.0%)을 대폭 상회했다. 1~9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기보다 6.2% 증가했다.

이에 반해 전통 제조 부문은 둔화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중소 제조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은 여전히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에서는 특히 관심을 보인 고정자산투자는 예상치를 밑돌았다. 1~9월 누적 고정자산투자(농가 제외)는 37조1535억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0.5% 감소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0.1% 증가를 하회한 수치로, 중국이 연간 고정자산투자 감소세를 기록한 것은 2020년 팬데믹 이후 처음이다.

[김경목의 월드이코노미] 中 3분기 성장률 4.8%로 1년래 최저..부동산 침체 속 제조업·수출 버팀목 역할


특히 1~9월 부동산 개발투자액은 6조7706억위안으로 전년 동기보다 13.9% 감소했다. 8월 기준1~8월(-12.9%)보다 낙폭이 확대됐다. 반면 제조업 투자는 4.0% 증가, 부동산을 제외한 전체 고정자산투자는 3.0% 증가를 기록했다.

첨단기술 부문 가운데 ▲정보서비스업(+33.1%) ▲항공·우주 장비 제조업(+20.6%) ▲컴퓨터 및 사무기기 제조업(+7.4%) 등은 두 자릿수 성장세를 유지했다.

핀포인트자산운용의 장지웨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고정자산투자 감소는 중국 경제에서 보기 드문 신호”라며 “4분기 GDP 성장률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콩중문대의 브루스 팡 부교수는 “부동산 부진이 예상보다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기존 투자 모델을 다른 부문이 대체할 수 있을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1~9월 소매판매 총액은 36조5877억위안(4.5%↑)으로 나타났다. 상품 소매가 32조4888억위안(4.6%↑), 외식·요식업 매출은 4조989억위안(3.3%↑)으로 집계됐다.

9월 소매판매 총액은 4조1971억위안으로 전년 동월보다 3.0% 증가했다. 이는 예상(+2.9%)을 소폭 웃도는 것이며 8월(3.4%)보다는 둔화한 것이다. 특히 소비보조금의 일시적 효과로 1~3분기 25.3% 급증했던 가전제품 판매는 9월 3.3% 증가에 그쳤다.

다만 온라인 유통은 견조했다. 1~9월 온라인 소매판매 총액은 11조2830억위안(9.8%↑), 이 중 실물상품 온라인 판매가 전체 소비의 25%를 차지했다.

유라시아그룹의 댄 왕은 “주택 시장이 안정되지 않으면 소비 회복이 본격화되기 어렵다”며 “가계의 자산 대부분이 부동산에 묶여 있는 점이 소비 여력 회복을 가로막고 있다”고 분석했다.

1~3분기 중국의 상품 수출입 총액은 33조6078억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다. 수출은 19조9450억위안(+7.1%), 수입은 13조6629억위안(-0.2%)이었다.

민영기업의 무역 비중은 57.0%로 전년보다 2.0%포인트 상승했으며, ‘일대일로’ 관련국과의 교역은 6.2% 증가했다.

특히 기계·전기 제품의 수출이 전체의 60.5%를 차지하며 수출 성장세를 주도했다.

9월 수출입은 전년 대비 8.0% 증가(수출 +8.4%, 수입 +7.5%)하며, 미중 무역 긴장에도 불구하고 회복세를 이어갔다.

1~3분기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0.1% 하락했다.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0.6% 상승했으며, 9월에는 1.0%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같은 기간 생산자물가지수(PPI)는 2.8% 하락했다. 9월 기준으로 PPI는 2.3% 하락해 전월 대비 하락폭이 0.6%포인트 축소됐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물가 수준이 전반적으로 안정적이며 디플레이션 위험이 완화되는 조짐을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시장 관계자들은 “수요 회복이 여전히 불안정한 상황에서 물가 반등이 지속될지는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9월 실업률은 5.2%로 전월(5.3%) 대비 0.1%포인트 하락했다.

1~3분기 기준 1인당 가처분소득은 3만2509위안(명목 5.1%↑, 실질 5.2%↑)으로 집계됐다. 도시 거주자는 4만2991위안(4.4%↑), 농촌 거주자는 1만7686위안(5.7%↑) 으로, 농촌 소득 증가율이 도시보다 1.3%포인트 높았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사실상 기준금리인 1년물 대출우대금리(LPR)를 3.00%로 동결했다. 주택담보대출 기준이 되는 5년물 LPR도 3.50%로 유지했다.

6월부터 10월까지 5개월 연속으로 1년물, 5년물 LPR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위안화 약세와 인플레이션 기대 불안에 따라 정책 여력이 제한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노무라증권의 팅 루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기술 분야 육성을 통해 성장 기반을 전환하려 하지만 단기간 내 부동산 공백을 메우긴 어렵다”며 “2026~2030년 사이 부동산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종합적으로 보면 현 시점에서 중국경제는 수출·제조업 중심의 외향형 성장 구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내수·투자 부문이 발목을 잡는 이중 구조가 뚜렷한 모습이다.

CPI·고용 안정 등 거시지표는 상대적으로 양호하지만 민간투자와 소비심리가 회복되지 않으면 5%대 성장률 유지가 지속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한 베이징 소재 투자은행 관계자는 “데이터만 보면 중국 경제는 안정적이지만, 질적 성장의 기반은 여전히 불균형하다”며 “정책이 얼마나 신속하게 민간 신뢰와 자본 유입을 회복시키느냐가 향후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편 리창 총리는 지난 14일 베이징에서 열린 경제 전문가 및 기업인 좌담회에서 “업계의 무질서와 비이성적 경쟁을 바로잡고, 소비 진작책을 체계적으로 설계해야 한다”며 “내수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효과적인 투자 확대에도 힘써야 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그의 발언은 20~23일 열리는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4중전회)를 앞두고 나왔다. 시장에서는 이번 회의에서 ‘제15차 5개년 계획(2026~2030)’이 본격 논의되는 가운데 내수 중심 성장 전략이 계획의 핵심으로 포함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앙쿠라컨설팅의 알프레도 몬투파르헬루 매니징디렉터는 “중국은 수요 둔화, 공급 과잉, 가격 경쟁 심화라는 구조적 문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며 “지금의 물가 부진은 단기적 경기 흐름을 넘어선 구조적 도전”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리창 총리가 내수 확대를 강조한 것은 단순한 경기 대응이 아니라 향후 5년간 경제 체질을 바꾸겠다는 선언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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