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올해 1분기 한파와 여름철(6~8월) 폭염 등이 연간 민간소비 증가율을 0.18%p 가량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조사국 조사총괄팀 조병수 차장은 "실증분석 결과를 토대로 금년중 발생한 주요 기상악화가 소비에 미친 영향을 추산한 결과, 올해 1/4분기중 한파와 여름철(6~8월) 폭염은 연간 민간소비 증가율을 0.18%p(한파-0.03%p,폭염-0.15%p) 정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같은 기간 강수일수는 반대로 예년에 비해 적어 소비를 0.09%p 정도 높이면서, 해당 기간의 전반적인 기상 여건이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에 미치는 영향은 약 -0.09%p로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조 차장은 "일별 카드사용액과 기온·강수량 데이터를 활용해 날씨가 소비에 미치는 영향을 요일과의 상호작용까지 고려해 분석하고, 올해 기상악화가 소비에 미친 영향을 추정했다"고 했다.
실증분석 결과 폭염·한파·강수 등 기상 악화시 카드사용액은 오프라인 쇼핑(또는 ‘쇼핑’), 외식(음식점) 등 대면소비를 중심으로 유의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카드 사용액은 폭염·한파·강수 발생시 평상기후 대비 각각 7%, 3%, 6% 정도 감소했다.
그는 "오프라인 쇼핑의 경우 각각 1%, 3%, 6% 감소하고, 외식 등 대면서비스는 각각 5%, 6%, 9% 감소한 것으로 추정돼 폭염·한파보다 비가 내릴 때 감소폭이 더 큰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요일별 소비패턴을 보면, 금요일에 총카드 사용액이 가장 많았으며, 토요일에는 대면소비가 가장 집중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총카드사용액은 평일이 주말보다 많으며 업종별로는 평일에 전자상거래, 자동차·의료·교육 지출이 많은 반면 주말에는 쇼핑·외식 등 대면소비가 증가했다.
영업일·비영업일(주말,공휴일)로 구분해 보면, 전체 카드사용액은 영업일에 더 많지만, 대면소비 지출은 비영업일에 더 많았다.
조 차장은 금요일 또는 토요일에 비가 오는 경우 대면소비 중심으로 카드사용액 감소폭이 다른 요일에 비해 확대됐다며 "금·토요일에 비가 내릴 때 전체 카드사용액은 평상기후 대비 8% 감소하며, 업종별로는 오프라인 쇼핑이 8%, 외식 등 대면서비스가 11% 감소해 여타 요일(각각 6%,7%,10%)에 비해 감소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비가 오면 계획된 소비를 미뤘다가 날씨가 개선되면 소비가 평소보다 늘어나는 ‘펜트업 효과’도 관측됐다며 "토요일에 비가 왔다가 맑아진 일요일의 카드사용액은 주말 내내 맑은 날씨가 이어진 일요일에 비해 더 많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기상 상황 및 예보 등에 따른 소비의 기간간 대체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고빈도 지표인 일별 카드사용액과 기상 데이터를 활용해 날씨와 요일이 소비의 규모와 구성을 변화시키는 주요 요인임을 규명하고, 소비 흐름을 속보성 있게 파악할 수 있는 유용한 근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특히, 날씨·요일의 효과를 정량화함으로써 단기 소비흐름을 보다 정확하게 진단·예측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도 이상기후, 근로시간·근무형태 변화(예:재택·원격 근무 확대) 등으로 소비패턴의 변동성이 확대·상시화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고빈도 지표를 활용한 가계소비 행태의 면밀한 분석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