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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중국의 미국채 추가 매도가 일으킬 일들

장태민 기자

기사입력 : 2024-09-05 15:04

[뉴스콤 장태민 기자] 최근 3년간 중국이 미국채 보유규모를 크게 줄인 가운데 미·중 갈등 심화와 미국 대선 후의 '미중 갈등 심화 가능성'을 감안할 때 금융시장에 상당한 파장을 부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올해 6월 현재 중국의 미국채 투자잔액은 7,802억달러 수준으로 3년 전에 비해 27% 줄어든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의 중국 외환보유액에서 미국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32%에서 23%로 축소됐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최근 3년간 3조 3천억 달러 수준에서 큰 변화가 없지만 중국은 미국채를 계속해서 던지고 있다.

전체적으로 미국채 가운데 외국인 보유 규모는 늘고 있다. 중국 외 외국자본의 미국채 보유잔액은 3년간 15% 증가했지만 중국이 27%나 줄이자 외국인 잔액은 9.2% 늘어난 것이다.

■ 중국이 미국채를 줄이는 이유1 '보유외환 다변화와 위안화 절하 대응'

중국이 미국채 투자를 줄이는 데엔 위안화 절하 압력을 완화하려는 중국 당국의 경제적 이유와 함께 미중 갈등에 따른 정치적 대립이 모두 작용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5일 "경제적 측면에서 중국은 보유외환 다변화 정책, 그리고 환율 절하 압력을 완화를 위해 미국채를 팔았다"고 분석했다.

센터의 이치훈 연구원은 "인민은행은 보유외환 다변화 정책을 10년 이상 견지해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3년간은 환율 절하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미국채 매도를 통한 시중 외환 공급을 확대했다"면서 "인민은행은 환차손 회피 등을 위한 분산 투자 원칙하에 외환보유액 중 달러화 비중을 2010년 65%에서 2924년에는 52% 내외로 꾸준히 축소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미국채를 팔아 달러 비중을 줄인 뒤 유로화 자산이나 금을 샀다.

최근 3년 사이 중국 외환보유액에서 유로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25%에서 28%로 높았다. 금을 포함한 기타통화의 비중은 10%에서 19%로 대폭 상승했다.

금만 떼서보면 2015년 1.7%에서 2024년 7월 현재 5.0%로 상승했다. 최근 3년 사이에 중국은 금을 적극 사고 있다.

이같은 매매 상황은 위안화 절하 움직임과 맞물려 있다.

이 연구원은 "최근 3년간 위안화의 절하 압력이 지속되면서 환율 및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시장개입 조치로 환금성이 좋은 미국채를 우선 매각했다"면서 "2021년 이후 중국내 외화 대출과 예금이 동시에 축소되고 국제수지 오차 및 누락의 유출 규모도 일정수준 유지돼 시중 외화자금 부족 현상을 반영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지난 2015년 대규모 자본유출을 경험한 바 있다. 당시 중국 당국은 시중 외환 공급을 위해 미국채를 대규모로 매각한 바 있다. 이 때 외환보유액이 1조 달러 넘게 축소된 바 있다.

최근 3년 동안에도 외화수급 불안과 당국의 시장개입이 이어지면서 환율 절하 시 외환보유액이 축소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물론 환율 안정시엔 외환보유액이 증가했지만, 불안 움직임을 보일 때는 외환보유액을 줄였다.

■ 중국이 미국채를 줄이는 이유2 '미국과 패권 다툼'

중국의 미국채 매도와 관련해 미국 패권 경쟁이라는 정치적 이유도 빼놓을 수 없다.

트럼프 정부에서 시작된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바이든 정부에서도 이어지면서 중국의 미국채 보유 축소로 작용했다.

러-우 전쟁과 관련해 중국이 미국의 견제를 받을 수밖에 없었던 것도 미국채 보유 규모 축소의 이유로 꼽힌다.

이치훈 연구원은 "지난 22년 8월 미국 정부는 러시아 시중은행뿐만 아니라 중앙은행과 국부펀드 자산까지 총 3,000억 달러를 동결했다"면서 "러시아 기업과 은행이 중국의 금융 서비스와 조달 네트워크를 사용하는 것을 표적삼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고 했다.

그는 "특히 23년 6월 제재 대상을 러시아뿐만 이니라 제 3국가로 확대하는 세컨더리 보이콧도 실시해 이미 미국과 대치 중인 중국 입장에서는 미국채 보유가 경제안보를 위협할 것이라는 인식이 가중됐다"고 평가했다.

러-우 전쟁 발발 직후인 2022년 2월 미국은 러시아 주요은행의 SWIFT 접근을 제한하고 같은 해 8월엔 미국내 러시아 자산 동결를 발표했다. 이후 2023년 6월엔 세컨더리 보이콧 등 전방위적인 금융제재를 시행했다.

러시아는 금융거래의 어려움을 탈피하기 위해 중국의 도움을 받으려는 모습을 보였으나 미국이 이를 좌시하긴 어려웠고 중국도 위안화 거래 활성화, 미국채 비중 축소 등으로 나왔다.

글로벌 경제가 미국을 위시한 미국-유럽-일본-한국 등 자유주의권 블록과 중국-러시아-이란 등 독재주의권 블록으로 양분되는 흐름이 이어진 영향이란 평가들도 보인다.

이 연구원은 "러-우전쟁이 발발한 22년도에 중국의 미국채 보유 잔액은 대폭 축소된 바 있다"면서 "중국정부가 2008년 금융위기를 계기로 위안화 국제화를 꾸준히 추진해온 가운데 22년 발생한 러-우 전쟁으로 제재 회피 거래가 급증하면서 무역결제 등에 있어 위안화의 대외 활용이 급증하는 추세"라고 평가했다.

■ 미중 패권경쟁 더 치열해지는 흐름...미국 금리인하 흐름 속에 중국은 미국채 더 줄일 수밖에

앞으로 미중 패권 다툼이 더 치열해지면서 폴리코노믹(정치의 경제 우선)이 보다 강화될 가능성도 있다.

중국은 계속해서 미국채 매도로 대응하면서 보유외환 다변화 정책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이미 관세 등으로 중국을 더욱 압박할 뜻을 밝혔으며, 트럼프보다 한국이나 일본, 대만과 같은 동맹 세력을 중시하는 민주당 역시 중국 압박을 멈추기 어렵다.

국금센터는 "미국 대선 후보인 해리스와 트럼프 모두 중국을 최대의 경쟁자 또는 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특히 해리스의 경우 기존 바이든의 동맹국 연대 정책을 유지하나 인권·대만을 중시하면서 중국과의 갈등이 커질 소지가 있다"면서 "대만이 트리거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가 당선된 뒤 자신이 공언한 대로 중국 제품에 6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하면 미중 갈등은 한층 더 고조될 수 밖에 없다.

중국은 또 미국에 맞서면서 나름대로 권위주의 국가나 반미 국가, 아프리카 등을 규합하고 있다.

중국은 향후 5년간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3중 전회에서 미국과의 평등한 관계를 의미하는 대국외교를 강조해 강대강으로 대응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5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시진핑 주석이 중국과 모든 아프리카 수교국의 양자 관계를 전략적 관계로 격상시키기로 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중국은 앞으로도 달러자산을 상당폭 줄이면서 금 등의 비중을 높이면서 외환보유액을 끌고 갈 듯하다.

국금센터는 "현재의 추세가 지속될 경우 외환보유액 중 달러화 비중은 3~4년에 걸쳐 10%p(약 3,000억불) 추가로 축소될 수 있다. 금보유 비중 확대는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면서 "특히 금의 경우 최근 중국의 보유량이 급증했지만 GDP 대비 비중은 여전히 주요국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보유외환의 다변화를 견인하고 개인의 금선호 현상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은 또 미국의 금리인하 사이클을 이용해 외환보유액 투자 자산 교체를 이어갈 듯하다.

센터는 "경제적 측면에서도 연준이 금리인하 기조로 전환하면서 달러 약세 및 미국채 신규 수익률 하락 등에 따른 여타 자산 보유 유인은 증대할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 미중 갈등, 미국 금리인하 속에 일어날 자본 흐름 변화

최근 수년간 미국 국채 투자자와 관련해선 '두 주체'의 큰 변화가 있었다.

우선 미국 연준이 국채 매입을 축소했다. 아울러 해외 투자자들 중 가장 큰 손이었던 중국이 투자를 줄였다.

이런 변화와 함께 정치적 요인까지 가세해 향후 수급 경로에 어떤 변화가 올지 주목된다.

현재 미국에선 11월 대선에서 누가 이기든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재정 악화는 기정사실이란 평가가 많다.

센터는 중국이 미국채 추가 매도를 이어가면 △미국채 수급불균형 심화 △ 연준의 통화정책의 효과 제약 △ 달러화 약세 △ 글로벌 자금 유출입 확대 등의 경로를 통해 국제금융시장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고 봤다.

센터는 특히 "미국채 투자 수요는 팬데믹 직후와 달리 핵심 주체인 연준의 보유 유인이 크게 축소됨에 따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외국인 투자도 동반 부진할 경우 상승효과가 나타나면서 파급력이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 년 전 미국채 투자와 관련해 중국이 떠난 자리를 일본이 메우기도 했지만, 최근 일본의 통화정책은 변한 상태다.

일본이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서 엔 캐리 청산 등을 통해 이미 금융시장을 한 차례 뒤흔들기도 했다.

연준의 미국채 보유 비중은 양적 긴축 등으로 22년 26.4%에서 24년 3월 16.9%로 감소했다. 일본의 경우 팬데믹 이전에는 중국의 투자 수요 감소를 상당부분 대체했다.

하지만 지금은 반대로 가는 미·일 통화정책에 따른 대내외 금리차 축소 기대 등으로 일본의 미국채 투자가 감소세로 전환했다.

센터는 "현재 미국채 순발행 규모는 23년 2.4조달러로 팬데믹 시기인 20년을 제외하고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잔액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해 물량 부담이 누적돼 있는 상태"라고 평가했다.

지난 8월 스위스 재무장관은 미국의 부채, 그리고 국방비를 넘는 이자부담이 '시한폭탄'이 돼 금융시장을 뒤흔들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중국의 미국채 매도가 한국 금융시장에 미칠 수급 흐름 주시

일각에선 미국 정권 교체 이후 미중 갈등이 첨예화되면서 각종 전쟁이나 충돌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를 하기도 한다.

대선 이후에도 미국이 대중 강경책을 구사하는 가운데 중국의 대만 침공과 같은 '상상하기 힘들었던' 시나리오를 상상해야 하는 때라는 주장들도 있다.

국금센터도 "향후 대만발 충돌 등으로 미국의 제재가 국채, SWIFT 등 금융으로 확대될 경우 중국도 첨단 자원 공급망 차단, 자국 내 미국기업 제재 등으로 대응하면서 그 파급력도 관세 등 여타 부문 갈등을 대폭 상회하는 테일리스크로 부각될 소지가 있다"고 했다.

일부 외교 전문가들 사이엔 27년 등 특정시기가 특히 위험하다는 식의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2027년은 중국 인민해방군 창설 100주년으로 시진핑 3연임 종료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 시기, 혹은 이전에 중국의 대만 공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혹시라도 이런 일이 일어나면 한국도 엄청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일단 한국 금융시장도 중국 자본 흐름을 주시할 주시할 필요가 있다.

센터는 중국이 미국채를 판 돈으로 채권 등 한국 증권을 살 수도 있으며, 외환시장을 흔들 수도 있다고 봤다.

중국의 미국채 보유 축소에 따른 중국 자금 및 금융·외환 정책 변화로 한국시장의 민감도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센터는 "중국 자금의 국내 증권 투자가 증가하면서 영향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 중국계 은행의 국내 외화거래 비중이 절반을 상화하면서 환율뿐만 아니라 한중간 외화 자금시장의 연관성도 뚜렷하다"면서 중국의 미국채 매도가 일으킬 '물길'을 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중국의 미국채 추가 매도가 일으킬 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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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중국의 미국채 추가 매도가 일으킬 일들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중국의 미국채 추가 매도가 일으킬 일들


자료: 국제금융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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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국제금융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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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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