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스티븐 미란 연방준비제도(연준) 이사가 기준금리는 너무 제약적인 수준이라며, 12월 금리인하가 맞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5일(현지시간) “연준이 올해 마지막 회의(12월 9~10일)에서 금리를 추가로 인하하는 것도 여전히 ‘합리적인 조치’로 본다”고 밝혔다.
미란 이사는 이날 야후파이낸스 인터뷰에서 “올해 정책 전망에서 이미 2025년 세 차례의 금리인하가 예상된 바 있다”며 “그렇다면 자연스러운 질문은 ‘그 전망이 달라질 만큼 무언가 변했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 셧다운으로 공식 경제 통계가 중단된 상황에서도 “인플레이션은 예상보다 낮게 나타나고 있고, 노동시장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 유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3일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도 “연준의 정책은 여전히 너무 긴축적이며 중립금리 수준은 현재 정책금리보다 훨씬 낮다”고 밝힌 바 있다.
연준은 지난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 목표 범위를 3.75~4.00%로 낮췄다. 그러나 미란 이사는 9월 회의에 이어 이번에도 ‘0.5%포인트 인하’를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졌다.
그는 “내 목표는 경기 과열도 위축도 일으키지 않는 ‘중립적 정책 수준’에 도달하는 것”이라며 “동료들과의 차이는 목표가 아니라 속도다. 나는 그 지점에 좀 더 빨리 도달하고 싶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연준 내에서는 인플레이션 재확산 우려를 이유로 신중론이 확산되고 있다.
시카고 연은의 오스탄 굴스비 총재는 “12월 인하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했고, 리사 쿡 연준 이사와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비슷한 입장을 밝혔다. 제프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는 지난 회의에서 금리 동결을 지지했다.
이로써 미란 이사는 연준 내에서 추가 인하를 공개적으로 주장하는 ‘소수파’로 자리하게 됐다. 그는 “지금부터 12월까지 새로운 변수나 충격이 생길 수 있지만 특별한 변화가 없다면 지금의 방향을 이어가는 것이 여전히 일관되고 합리적인 행동”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민간 고용 지표도 미란 이사의 금리 인하 판단에 큰 변화를 주지 못했다. ADP 보고서에 따르면 10월 민간 부문 고용은 4만2천개 증가해 9월(-2만9천개)에서 반등했다.
미란 이사는 이를 '반가운 놀라움'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전반적인 고용 흐름은 셧다운 이전의 완만한 추세가 유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고용 증가는 제한적이고 임금 상승세는 완화되고 있으며, 노동 수요도 예전만큼 강하지 않다”며 “이 모든 점이 금리가 현재보다 다소 낮아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진행된 미국 대법원의 ‘트럼프 대통령 관세 권한’ 심리에 대해서는 “만약 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가 불법이라고 판결한다면, 무역 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져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관세나 무역 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경제 성장에 분명한 제약이 될 것”이라며 “그러한 불확실성은 투자와 고용 의사 결정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란 이사는 “관세 수입은 경제 내 저축 증가로 이어지며 저축이 늘면 자연스럽게 금리가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며 “만약 그 수입이 사라진다면 금리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최근 미·중 간 무역협상이 단기적으로 봉합된 것은 긍정적이지만, 그 합의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긴장이 재연될 경우 또 다른 불확실성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