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전 세계 국부펀드(SWF)와 공적 연기금(PPF)이 지난해 집행한 투자 자금의 절반 가까이를 미국에 집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으로의 자금 유입은 크게 줄며 글로벌 자본 흐름의 방향 전환이 뚜렷해지고 있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데이터조사업체 글로벌 SWF의 연례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해 전 세계 ‘국유 투자자’(SWF와 PPF)는 미국에 총 1318억달러(약 190조원)를 투자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년(689억달러) 대비 92% 증가한 규모로, 전체 투자액의 48%를 차지한다.
반면 중국에 대한 투자는 2024년 103억 달러에서 2025년 43억 달러로 급감했다.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 전체로의 투자도 전년 대비 28% 줄어들며, 지난해 국유 투자자들의 투자 비중은 15%에 그쳤다.
디에고 로페즈 글로벌 SWF 국장은 “투자 유입 국가를 둘러싼 패러다임 변화가 나타났다”며 “미국은 디지털 인프라, 데이터센터, 인공지능(AI) 기업을 중심으로 한 투자 확대의 최대 수혜국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장 큰 패자는 신흥국들이었으며 특히 중국과 인도,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는 기대에 못 미치는 투자 유치 성과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실제 투자 분야별로 보면 AI와 디지털화 부문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해 해당 분야에만 660억달러(약 95조원)가 투입됐다. 이 과정에서 중동 국부펀드들의 존재감이 두드러졌다. 아부다비 무바달라가 129억달러로 가장 많은 투자를 집행했으며, 쿠웨이트투자청(KIA)과 카타르투자청(QIA)도 각각 60억달러, 40억달러를 AI·디지털 분야에 투자했다.
투자 주체별로는 걸프 지역 국부펀드들이 여전히 핵심 역할을 했다. 걸프 지역 주요 7개 국부펀드의 지난해 투자 규모는 1260억달러로, 전체 국유 투자자 투자액의 43%를 차지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362억달러로 가장 컸다.
한편 전 세계 국부펀드들의 운용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사상 처음으로 15조달러(약 2경2000조원)를 넘어섰다. 글로벌 투자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국부펀드와 공적 연기금의 자금이 안정성과 성장성을 겸비한 미국 자산으로 더욱 쏠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