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가상화폐 시가총액 1위 비트코인이 2025년 한 해 동안 극심한 변동성을 겪은 끝에 3년 만에 연간 기준 하락세로 돌아섰다. 한때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지만, 연말로 갈수록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겹치며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31일(현지시간)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미 동부시간 오후 5시 기준 비트코인 1개 가격은 8만7646달러로, 연초 대비 약 7% 하락한 수준에서 거래됐다. 연말 특별한 반등이 나오지 않으면서 비트코인은 2022년 이후 이어진 2년 연속 상승 흐름을 마감하고 연간 기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올해 비트코인은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장세를 연출했다. 연초에는 ‘가상화폐 대통령’을 표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친(親)크립토 정책 기대감이 커지며 상승세로 출발했다. 그러나 4월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 전쟁을 선언하자 주식시장과 함께 급락했다.
이후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으로 편입하는 이른바 ‘지니어스법’ 제정으로 가상자산 시장에 다시 온기가 돌았고, 비트코인도 반등에 성공했다. 상승 흐름은 10월 초까지 이어지며 비트코인은 10월 6일 12만6210달러를 기록,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하지만 최고가 경신 불과 며칠 뒤 분위기는 급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100% 관세를 부과하고 주요 소프트웨어에 대한 수출 통제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시장은 다시 급격히 위축됐다. 이 과정에서 레버리지 투자자들의 포지션이 대거 정리되며 약 190억달러(약 27조4000억원)에 달하는 가상화폐 사상 최대 규모의 강제 청산 사태가 발생했다.
이 여파로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10월 ‘업토버’와 11월 ‘문벰버’ 상승장은 모두 무산됐고 특히 11월에는 2021년 중반 이후 최대 월간 낙폭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비트코인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주식과 유사한 ‘위험자산’ 성격을 확고히 했다고 평가한다. 금융사 XS.com의 린 트란 수석 시장분석가는 “2025년은 비트코인이 미국 주식시장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며 위험자산의 특성을 분명히 드러낸 해였다”고 분석했다.
한때 ‘디지털 금’으로 불리며 전통 금융시장과 독립적인 대체 투자처로 여겨졌던 비트코인이, 기관과 개인 투자자 유입 확대와 함께 주식시장 심리를 닮아가고 있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내년에도 비트코인이 통화정책 변화와 글로벌 증시 흐름, 인공지능(AI) 관련 거품 논란 등 주요 거시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