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기업의 중대 위법행위에 대한 제재 방식을 ‘형벌 중심’에서 ‘금전적 책임 강화’로 전환하는 경제형벌 합리화에 속도를 낸다.
불공정 거래 등 중대 사안에는 과징금을 대폭 상향하는 대신, 고의성이 낮은 경미한 위반에 대해서는 형벌을 과태료로 바꿔 기업과 소상공인의 형사 리스크를 합리적으로 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30일 당정은 국회에서 ‘경제형벌·민사책임 합리화 태스크포스(TF)’ 협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차 경제형벌 합리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정비 대상은 총 331개 규정에 이른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기업의 중대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과징금 등 금전적 제재를 대폭 강화해 실효적인 억제력을 확보하겠다”며 “불공정 거래나 위치정보 유출 방지 의무 위반 등은 형벌 위주의 관행에서 벗어나 시정명령과 함께 상향된 과징금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 부총리는 “고의성 없는 행정의무 위반과 같은 경미한 사안은 과태료로 전환해 사업주의 형사 리스크를 합리적으로 완화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대형 유통업체의 납품업자 타사 거래 방해,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정보공개서 제공 후 단기간 계약 체결 관행, 이동통신사의 위치정보 유출 방지 태만 등에서 징역형을 폐지하거나 축소하는 대신 정액 과징금 한도를 기존보다 최대 10배 수준으로 상향한다.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에만 형벌을 부과하는 방식도 도입한다.
아울러 서류 미보관, 인력 현황 변경 미신고, 각종 신고·보고 기한 위반 등 생활 밀착형·행정성 위반 100여 건에 대해서는 징역이나 벌금형을 과태료로 전환하거나 행정처분을 우선 적용한다. 이를 통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이 법령 미숙지로 과도한 처벌을 받는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설비투자·산업활동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온 과잉 형벌 문제를 완화하는 동시에, 중대 위법에 대해서는 경제적 책임을 강화해 시장 질서를 확립하겠다는 것이 당정의 설명이다. 기재부는 “내년에도 분기별로 추가 방안을 마련해 경제형벌 합리화를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형법상 배임죄 폐지 문제는 이번 협의의 공식 안건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권칠승 TF 단장은 “법무부를 중심으로 대체 입법안을 마련 중”이라며 “준비가 되는 대로 별도로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당정은 이번 2차 방안의 신속한 입법을 추진하는 한편 3차 과제 발굴에도 즉시 착수해 기업 경영 환경 개선과 민생 부담 완화를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