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영화 ‘빅 쇼트’의 실제 주인공이자 월가의 대표적인 공매도 투자자 마이클 버리가 다시 한 번 테슬라를 정조준했다. 버리가 “테슬라가 터무니없이 과대평가돼 있다”고 공개 비판한 가운데 테슬라 주가는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테슬라(TSLA)는 0.01% 하락한 430.14달러에 장을 마쳤다. 장중에는 0.7% 가까이 밀리기도 했다.
버리는 전날 자신이 발간하는 서브스택(Substack) 뉴스레터를 통해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터무니없이 고평가돼 있으며 그렇게 된 지 오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현재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1조4,300억달러 수준이다.
특히 그는 최근 승인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1조달러 규모 보상 패키지를 두고 “주식 기반 보상의 비극적인 대수학의 대표 사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번 보상안이 테슬라의 연간 3.6% 수준의 주식 희석을 유발하지만 정작 회사는 자사주 매입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 지표 역시 버리의 주장에 무게를 더한다. 시장조사기관 LSEG에 따르면 테슬라의 주가는 지난 주말 종가 기준 향후 순이익 대비 209배(PER)로 평가되고 있다. 이는 최근 5년 평균치인 94배는 물론 S&P500 지수 평균 PER 22배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버리는 오랜 테슬라 약세론자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의 헤지펀드 사이언 애셋 매니지먼트는 2021년 테슬라에 대한 대규모 공매도 포지션을 공개한 바 있다. 이후 같은 해 10월 해당 포지션은 청산했지만 그는 최근까지도 기술주 약세 전망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 버리는 엔비디아·팔란티어 등 대형 기술주의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풋옵션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히며 인공지능(AI) 산업 전반에 대해 “수요 대비 과도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으며 “회계·실적이 과장된 기업이 많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 발언은 시장 내 AI 버블 우려를 다시 자극했다.
한편 테슬라의 11월 유럽 판매가 50%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나며 투자심리를 흔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야후파이낸스는 “수요 둔화 우려가 주가 약세를 부추겼다”고 평가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