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미국 3월 소비자신뢰지수가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25일 미국 콘퍼런스보드(CB)에 따르면, 3월 소비자신뢰지수는 전월보다 7.2포인트 하락한 92.9로 집계됐다. 예상치인 94 수준을 하회했고, 2021년 1월 이후 최저치까지 하락했다.
CB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올해 인플레이션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내년 소득, 사업 및 노동 시장 상황에 대한 기대지수는 전월보다 9.6포인트 하락한 65.2로 12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향후 12개월 내 경기침체를 예상하는 응답자의 비율은 9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달 초 멕시코와 캐나다에 25% 관세를 부과한 후 재계 지도자들의 불만으로 관세 부과를 한 달 더 연기했다. EU에서 트럼프의 금속 관세에 보복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산 주류에 2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며 계속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다양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러한 끊임없는 오락가락은 미국 소비자, 기업, 투자자들 사이에서 높은 수준의 불확실성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로 인해 미리 계획을 세우기가 어려운 상황이며,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치닫고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CB에서 글로벌 지표를 담당하고 있는 스테파니 귀차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3월 소비자 신뢰지수는 4개월 연속 하락하며 2022년 이후 유지되던 상대적으로 좁은 범위 아래로 떨어졌다”며 "지수의 다섯 가지 구성 요소 중 현재 노동시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만 소폭이지만 개선됐다. 현재 비즈니스 상황에 대한 전망은 중립에 가까운 수준으로 약화됐고 특히 향후 비즈니스 상황에 대한 비관론이 심화되고 향후 고용 전망에 대한 신뢰도가 12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소비자들의 기대가 어둡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의 시장 변동성에 대한 반응으로 2023년 말 이후 처음으로 소비자들이 주식시장에 대해 부정적으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3월에는 37.4%만이 향후 1년 동안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2월 대비 약 10%p, 2024년 11월 최고치 대비 20%p 하락한 수치"라며 "반대로 44.5%는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12개월 평균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2월 5.8%에서 3월 6.2%로 다시 상승했는데 이는 소비자들이 계란과 같은 주요 생필품의 높은 가격과 관세의 영향에 대해 여전히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경제자문위원회(CEA) 스티브 미런 위원장은 "소비자 신뢰도 하락에 대해 우려하지 않는다"며 "사람들은 종종 자신의 정치적 견해가 경제에 대한 견해에 영향을 미친다. 이는 신뢰도 데이터에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 신뢰도 조사와 같은 소프트 데이터는 일자리 보고서와 같은 하드 데이터에 비해 경제 상황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웰스파고의 사라 하우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소프트 데이터가 하드 데이터에서 나타날 수 있지만 아직은 지켜봐야 한다"며 "분명히 우리는 소프트 데이터, 특히 소비자 설문조사에서 약간의 흔들림을 보았지만 우려할 만한 상황이 되려면 성장과 노동시장 측면에서 하드 데이터로 어느 정도 통과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