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21일 미국채 금리 상승 영향과 저가매수 강도를 보면서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선 최근 연준 관계자들이 12월 금리 인하 관련 불확실성을 높이는 발언들을 이어가고 있다. 연준은 금리 인하 시기나 강도와 관련해 향후 발표될 데이터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중이다.
이에 따라 12월 금리 동결 전망이 50% 근처로 상승하는 등 최근 인하 기대감이 타격을 입고 있다.
국내 국채시장은 최근 한국경제 비관론을 바닥에 깔고 밀리면 사자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국고3년 금리가 2.8%대로 내려오고 국고10년도 3.0%대 초반에 걸쳐 있는 가운데 레인지가 견고한 만큼 추가 강세룸을 제한될 것이란 평가들도 보인다.
■ 美금리 매파적 연준에 상승...뉴욕 주가, 엔비디아 실적 대기하며 보합권 혼조
미국채 시장은 20일 연준 관계자들의 매파적인 발언과 20년 입찰 부진으로 약세를 나타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0.65bp 오른 4.4045%, 국채30년물 수익률은 1.90bp 상승한 4.599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4.40bp 상승한 4.3265%, 국채5년물은 2.15bp 오른 4.2850%를 나타냈다.
미국 재무부가 실시한 160억달러 규모 20년물 입찰 수요는 약했다. 입찰 수요를 나타내는 응찰률은 2.34배로, 지난 2022년 8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전 6번의 평균치 2.52배도 하회하는 수준이다.
뉴욕 주가지수는 보합권 혼조 상황을 나타냈다. 유통업체 타깃의 실적 쇼크가 소매업종을 압박한 가운데 장 마감 후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대기하는 흐름이 이어졌다. 우크라이나가 영국산 장거리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한 점도 투자심리를 제한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39.53포인트(0.32%) 상승한 43,408.47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0.13포인트 상승한 5,917.11, 나스닥은 21.33포인트(0.11%) 내린 18,966.14를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6개가 강해졌다. 헬스케어주가 1.2%, 에너지주는 1%, 소재주는 0.7% 각각 올랐다. 반면 재량소비재주는 0.6%, 금융주는 0.3% 각각 내렸다.
개별 종목 중 소매유통업체인 타깃이 실적 쇼크에 21% 급락했다. 실적 발표를 앞둔 경계감에 엔비디아는 0.8% 내렸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0.7% 하락했다. 테슬라는 1.2% 낮아졌다.
달러가격은 올랐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44% 높아진 106.68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56% 낮아진 1.0538달러, 파운드/달러는 0.28% 내린 1.2646달러를 기록했다. 영국에선 지난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대비 2.3%로 예상치인 2.2%를 웃돌아 영란은행의 12월 금리인하 기대가 축소됐다.
달러/엔은 0.51% 오른 155.45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21% 상승한 7.2516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55% 약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미국 원유재고 증가 소식에 70불에 바짝 붙었던 유가가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0.52달러(0.75%) 낮아진 배럴당 68.87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0.50달러(0.68%) 하락한 배럴당 72.81달러에 거래됐다.
미 에너지정보청(EIA) 발표에 따르면, 지난주 원유재고는 전주 대비 54만5000배럴 증가했다. 예상치는 80만배럴 감소였다.
■ 계속되는 연준맨들의 12월 인하 '불확실성' 띄우기
최근 연준 관계자들 사이에선 12월 금리 인하의 불확실성을 띄우는 목소리가 많아졌다.
리사 쿡 연준 이사는 20일 버지니아대학 행사에서 "12월 금리인하는 불확실하다. 추가 인하 시기는 앞으로 나올 데이터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정책금리를 보다 중립적인 수준으로 조정하는 것이 적절하다면서도 인플레 추이 등을 면밀히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쿡은 "디스인플레이션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지만 근원 인플레이션이 상승한 것은 인플레이션 목표인 2%를 안정적으로 달성하기까지 갈 길이 더 멀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대부분의 물가지표는 진전이 계속되고 있지만 앞으로 고비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년 헤드라인 인플레이션과 근원 인플레이션이 모두 2.2%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관측했다.
거의 수급 균형을 이루고 있는 노동시장과 인플레 추이가 예상에 부합하는 진전을 이어가면 금리를 점진적으로 중립수준으로 낮춰 가야 하지만, 인플레 둔화세가 주춤하고 노동시장이 견조한 모습을 보이면 인하를 중단하는 시나리오를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연준 내 매파 성향을 보여온 미셸 보우먼 이사는 "인플레 2% 목표치 달성을 위한 과정에서 몇 가지 장애물에 부딪혔다"고 밝혔다.
보우먼은 "우리는 아직 인플레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고 인플레 하향 진전이 더딘 것으로 보인다"면서 "고용시장이 완전 고용에 가까운 상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고용 상황이 악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 12월 인하 '기정사실'로 보지 말라는 조언들
9월 FOMC는 기준금리를 50bp 인하한 뒤 점도표를 통해 11월과 12월엔 25bp씩 내릴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예고대로 연준은 11월에 기준금리를 25bp 내렸다.
투자자들은 12월의 25bp 추가 인하도 감안하고 움직여왔다. 다만 최근 연준 관계자들은 12월 인하를 '당연하게' 생각하지는 말라는 메시지를 주고 있다.
20일 쿡과 보우먼 같은 연준 이사들이 매파적 메시지를 전하기 전에도 12월 금리 인하나 향후 금리 인하 강도와 관련한 불확실성을 키우는 발언들은 상당수 나온 바 있다.
제프리 슈미드 캔사스시티 연은 총재는 19일 "기준금리를 어디까지 내릴지 아직 불확실하다. 기준금리가 얼마나 더 하락할지, 아니면 결국 어디에 정착할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한 바 있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는 지난 15일 "12월 금리인하가 기정사실은 아니다. 통화정책이 여전히 제약적이고 12월 인하가 테이블 위에 있지만 최종 결정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할 것"이라고 했다.
같은 날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2% 인플레이션 목표를 향해 계속 진전하는 한 앞으로 12~18개월 동안 금리는 지금보다 훨씬 낮아질 것"이라면서도 "중립금리가 무엇인지에 대해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다면 어느 시점에서는 중립금리에 도달하는 속도를 늦추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했다.
■ 한은, 11월 금리 동결 예상되지만...
한은은 다음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엔 트럼프 당선 뒤 달러/원 환율이 크게 뛰어 안 그래도 연내 추가 인하는 어렵다는 전망이 더욱 강화됐다.
환율이 다시 1,300원대로 내려왔지만, 최근 장중 1,410원을 넘어서는 모습도 보인 바 있다.
따라서 당장 고환율 등으로 금리를 손대기 어렵다는 관점이 강하다.
다만 수출 모멘텀 둔화를 보이던 한국경제가 내년엔 트럼프2기 출범으로 더욱 큰 어려움에 처할 것이란 전망도 강한 상태다.
전날 IMF가 내년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을 2.0%로 제시했지만, 시장에선 한국 성장률 둔화 흐름과 트럼프의 등장을 감안할 때 1%대가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많이 나오는 중이다.
■ 엔비디아, 3분기 실적 예상 웃돌아...주가는 시간외에서 하락
많은 투자자들이 관심을 모은 엔비디아는 장 마감 뒤 실적발표에서 3분기(8∼10월) 중 주당순이익이 21% 증가한 0.81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350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비 94% 늘었다.
이같은 분기 실적은 예상을 넘어선 것이다.
회사 측은 또 4분기 매출 전망치를 375억달러로 제시했다.
실적 발표 전 엔비디아는 장중 3% 넘게 하락하다가 전일대비 0.76% 하락한 145.89달러로 마감한 바 있다.
다만 엔비디아는 주가는 4분기 매출 전망에 대한 실망 등으로 현재 시간외에서 다소 하락했다.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CFO는 "블랙웰 생산 출하가 이번 분기에 시작되고 내년에 증가할 것"이라며 "현세대 AI 칩인 H200도 이번 분기에 크게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호퍼와 블랙웰 시스템 모두 일정한 공급 제약이 있다. 블랙웰에 대한 수요는 2026회계연도 여러 분기 동안 공급을 초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