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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대폭 확대된 한미 10년 금리 스프레드...강화된 한국경제 비관론이 합리화시켜 줄까

장태민 기자

기사입력 : 2024-11-11 15:04

자료: 2시50분 현재 국채선물과 국고채 금리 동향,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2시50분 현재 국채선물과 국고채 금리 동향, 출처: 코스콤 CHECK
[뉴스콤 장태민 기자]
최근 한미 금리 차별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한국 금리는 미국 대비 강세 편향성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 금리는 미국채 금리 상승시 덜 오르고, 하락시엔 상대적으로 이를 적극 추종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 최근 양국의 10년 국채 금리 스프레드 확대도 계속 주목을 끌고 있다.

■ 한미 금리차 대폭 확대...미국 금리 상승보다 하락 더 추종

최근 트럼프 대통령 당선이 확정됐던 6일 미국채 금리는 14.95bp 뛴 4.4315%를 기록했다.

국내 금리는 같은 날 3.134%를 나타내 두 나라 금리차는 130bp 수준에 달했다.

최근 미국 금리 급등 당시 한국 금리는 상대적으로 덜 오면서 한미 금리차가 대폭 벌어진 것이다.

대략 두 달 전 분위기는 완전히 달랐다.

미국 금리 레벨이 연중 저점을 기록했던 올해 9월 13일 미국 10년물 수익률은 3.6190%를 나타냈다. 이 당시 국내 금리는 2.928%를 기록해 금리차는 69bp 수준이었다.

단기간에 한미 10년물 금리차가 대폭 벌어졌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는 국내 금리가 미국 악재는 덜 반영하고 미국 호재는 상대적으로 적극 반영한 데 따른 것이다.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미국 보다 비관적일 수 밖에 없는 한국 경기 요인 등을 거론하는 중이다.

A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한국은 1%대 물가가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수출 모멘텀이 꺾이고 있다. 국내의 물가와 경기 요인 때문에 미국 금리 상승시의 악재 영향력도 제한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트럼프가 공약을 이행하면 국내 성장률에 상당한 악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최근 미국발 금리 상승의 영향이 제한되는 중"이라고 밝혔다.

■ 트럼프 당선 불구 강화된 한미 금리 차별화 인식

최근까지 상당수 투자자들은 트럼프 당선시 관세와 확대재정 영향으로 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드러내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미국의 금리가 주구장창 오른다고 예단하기도 어려운 데다 한국은 금리 상승 압력이 제약될 수 밖에 없다는 견해들도 많이 보인다.

상당수 시장 관계자들은 한미 금리 차별화를 정해진 수순으로 보고 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미국 대선 결과 충격으로 미국채10년 금리가 4.5% 부근까지 오를 때도 국고10년 금리는 3.15%도 넘지 않았다"면서 "지난주 국내금리는 여전히 연초보다 14bp 가량 낮은 수준으로 40bp 이상 높은 미국채10년보다 하향 안정 흐름을 강화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당선이 한국경제의 하방 요인을 강화시켰다는 점도 감안하고 있다.

윤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에 따른 교역충격 우려까지 감안할 때 국내는 내수 중심 경기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11월 금통위가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2025년 연간으로 통화정책 완화압력이 높게 유지될 공산이 큰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미 10년 금리 스프레드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주 기준 트럼프 당선과 레드 스윕 영향으로 미국 10년 금리는 9월 저점대비 81bp 급등했지만 같은 기간 한국 10년 금리는 저점 대비 21bp 상승에 그쳤다"면서 "주목할 만한 점은 대선 재료 소멸로 미국 10년 금리가 고점 대비 13bp 하락하는 동안 한국 10년 금리는 10bp 하락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10년 금리가 미국 대비 덜 오르고, 비슷한 폭으로 하락하는 패턴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주 한-미 10년 금리 스프레드는 129.5bp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한국 채권시장이 더 민감하게 반영하는 트럼프 트레이드가 미국 정부의 재정 자극보다 관세 부과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트럼프 시즌2를 앞두고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되면 한국이 대표적으로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다는 인식은 강한 편이며, 이에 따라 한국 채권의 상대적 강세를 예상하는 시각이 많다.

우울증 시달리는 한국경제...'그래도 금리차 확대 과도' VS '어쩔 수 없는 흐름'

시장에선 한미 금리차 확대가 과도하다고 보는 시각과 한미 경기나 정책 흐름을 볼 때 어쩔 수 없다는 시각이 중첩돼 있다.

B 증권사 딜러는 "한미 10년 금리차가 130bp 가까이 벌어진 것은 너무 지나치다"면서 "국내 시장이 좀 무리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했다.

다만 투자자들은 벌어진 스프레드가 부담스럽다면서도 한국과 미국의 다른 상황을 고려하고 있다.

C 증권사 딜러는 "한미 금리차가 과도해 돌려져야 한다고는 본다. 하지만 워낙 미국경제만 잘 나가는 분위기라 적응해야 하는 건가 의심이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는 일단 이런 모멘텀에 적응해야 할 것 같기도 한데, 내년엔 돌려질 것으로 본다"고 했다.

한국경제 비관론에 무게를 두는 사람들은 벌어진 스프레드가 축소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기도 한다.

D 증권사 관계자는 "채권 수급이 단중기적으로 금리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으나 궁극적으론 펀더멘털이 금리 수준을 결정한다"면서 "결국 앞으로 한미 경기 디커플링을 감안해 벌어진 금리차를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전세계 공장을 다 빨아들이고, 인재도 더 빨아들이는 등 계속 성장하고 있다. 반면 한국 경제는 정치가 나라를 망치는 가운데 자진(自盡) 모드에 들어갔다"면서 "내년 상반기까지 등 상당기간 디커플링이 대세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일부 증권사 등이 한미10년 금리차 100bp 내외에서 미국을 사고 한국을 팔았지만 스프레드는 더 벌어졌다. 이런 플레이의 손절도 나올 수 있는 등 금리차의 되돌림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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