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류 하락이 물가를 하향 안정시킨 것은 결국 유가 때문이다. 최근 국제유가 안정 등 공급요인이 물가 둔화를 주도하고 있다.
정부는 물가 상승률이 약간 높아지더라도 1%대를 당분간 유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기재부는 "11월 물가는 석유류 가격 하락세 둔화 등 상방압력이 있겠으나, 특별한 외부 충격이 없다면 2% 이내의 안정 흐름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재부는 또 "석유류는 중동정세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한편 유류세 일부환원 계기 편승인상이 없도록 점검하겠다"고 했다.
한은도 물가 둔화엔 석유류, 농산물 영향이 컸다고 평가했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3%로 낮아진 것은 석유류가격이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크게 둔화된 데 주로 기인한다"면서 "농산물가격도 배추 등 채소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과실가격 하락해 지난해 기저효과 등으로 둔화되면서 하방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하락(-0.34%p)에서 석유류·농산물 가격 둔화가 약 70%(기여도 -0.23%p)를 기여했다고 밝혔다.
김 부총재보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 초중반, 근원물가 상승률은 1%대 후반으로 둔화된 것은 물가안정의 기반이 견고해지는 과정으로 평가한다"면서 "10월 물가상승률이 낮아진 것은 석유류·농산물의 가격 둔화와 지난해 기저효과에 상당 부분 기인한다. 이 외에 낮은 수요압력에 따른 근원물가 둔화도 일부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연말로 갈수록 물가상승률이 2%에 근접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부총재보는 "앞으로는 지난해말 유가하락에 따른 기저효과, 유류세 인하율 축소 조치 등으로 물가상승률이 다소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향후 물가 경로는 근원물가가 2% 부근에서 안정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소비자물가도 연말로 갈수록 2%에 근접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세한 전망경로는 11월 경제전망시 유가·환율 움직임, 美대선 결과, 내수 흐름 등의 영향을 점검한 뒤 제시하겠다고 알렸다.
■ 1%대 초반 물가 상승률...금리 연속 인하 욕심 안 내는 시장
물가 상승률이 1%대 초반까지 둔화됐지만, 채권 투자자들은 차분히 미국 대선 결과를 대기하고 있다.
미국 대선과 FOMC를 확인한 뒤 방향을 잡아갈 듯한 태세를 보이고 있다.
물가만 보면 한은이 금리 인하에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미국 상황과 금융안정 요소 등을 봐야하기 때문에 현재로선 10월에 이은 연속 인하를 그다지 기대하지 않고 있다.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물가 상승률의 가파른 둔화를 감안하면 11월 금리인하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하지만 미국 대선 결과 등을 봐야 하고 한국 정책당국 역시 독자적으로 움직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 감안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증권사의 한 중개인은 "물가가 낮게 나왔지만 채권시장은 모든 걸 미국 이벤트 뒤로 보류했다"면서 "선거 결과를 확인해야 하고 FOMC의 25bp 인하 영향까지는 일단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증권사의 한 딜러는 "물가가 낮게 나왔지만 11월 인하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본다. 특히 트럼프가 당선되면 미국의 12월 동결론까지 부각될 수 있어서 금리결정과 관련한 판이 꽤 바뀔 위험도 있다"면서 당장은 미국 대선과 FOMC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