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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야당 대표의 '아쉽지만 금투세 폐지' 동의...여당의 '다행' 입장과 코스닥 급반등

장태민 기자

기사입력 : 2024-11-04 13:25

자료: 장중 상승폭 확대한 코스닥과 1시10분 현재 주요 코스닥 관련 지수,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장중 상승폭 확대한 코스닥과 1시10분 현재 주요 코스닥 관련 지수, 출처: 코스콤 CHECK
[뉴스콤 장태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금투세 폐지에 동의한다고 발표했다.

정부와 여당이 지속적으로 '금투세 폐지'를 밀어붙인 뒤 야당 대표도 폐지를 결정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한덕수 총리가 대독한 시정연설문에서 "금투세 폐지, 밸류업 등 금융시장 활성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대통령 탄핵, 이재명 대표 재판 등을 놓고 정치권의 갈등이 격화된 가운데 야당은 일단 '금투세 강행이나 유예' 등 기존 입장들을 정리하고 폐지로 결론 낸 것이다.

물론 야당은 원칙엔 맞지 않는 결정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 이재명, 금투세 폐지 결정..."시행하는 게 옳지만 주식투자자 입장 감안"

이재명 대표는 금투세를 시행하는 게 옳지만 한국 주식시장의 어려움, 개인투자자들의 어려움을 감안해 폐지에 동의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원칙과 가치에 따르면, 금투세는 고통이 수반되더라도 강행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나 "지금 현재 대한민국 주식시장이 너무 어렵고 또 여기에 투자하고 주식시장에 기대고 있는 1,500만 주식 투자자들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어서 아쉽지만 정부여당이 밀어붙이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에 동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와 여당이 '금투세'를 정략적으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조기에 매듭 짓는 성격도 있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정부여당이 금투세를 가지고 야당을 공격하는 정쟁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면서 "이 문제를 유예하거나 개선 시행을 하겠다고 하면 끊임없이 정쟁 수단이 될 것 같았다"고 했다.

그래서 아쉽지만 주식시장의 구조적 어려움을 개선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정부여당 정책에 동의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당에서 많은 검토를 했다. 면세 한도를 5천만 원에서 1억으로 올리고 손실 이연 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늘려서 연간 1억씩 수익이 나더라도 세금을 내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그런 제도라든지, 장기보유에 대한 혜택이라든지 여러 제도를 고민했지만 그것으로는 도저히 현재 대한민국 주식시장이 가지고 있는 구조적 위험성, 구조적 취약성을 해결할 수 없다, 개선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했다.

야당은 이제 금투세 폐지에 동의하는 대신 상법 개정 등에 힘을 쏟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은 주식시장이 정상을 회복하고 기업의 자금조달, 그리고 국민의 투자 수단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상법 개정을 포함한 입법과 시장 선진화 정책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면서 "알맹이 빼먹기, 이것을 허용하는 상법, 주주충실의무 조항 개정부터 개선책을 시행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이번 금투세 폐지 결정을 하면서 답답했다는 점도 토로했다.

이 대표는 "대주주들이 횡포를 벌일 수 없게 하고 산업경제정책을 충실하게 준비해서 대한민국 기업들에 대한 국제적 신뢰가 재고되도록 하고, 특히 한반도의 구조적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데, 이 정부 정책은 완전히 반대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 야당의 뒤끝?..."한국 주식시장 부진은 윤석열 정부 때문"

야당은 한국 주식시장 부진이 윤석열 정부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표는 "지금 주식시장 위기는 다 정부여당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네 가지 근거를 들었다.

우선 만연한 주가 조작을 방치하고 있는 정부의 무능 탓이 크다고 했다.

이 대표는 "개인적으로 수십년 간 주식 투자를 했지만 이 주식시장에서 시세조종, 통정매매, 허위공시, 작전, 이런 것이 너무 횡행한다"면서 "이런 시장에 누가 투자하겠는가"라고 했다.

그는 "대통령 부인이 주가조작을 해서 수십억을 벌었다고 하는데, 그런데도 처벌하지 않고 이것 죄 안된다 이랬으니, 전 국민에게, 또 전 세계에 대한민국 주식시장에서는 힘만 세면 주가조작해도 처벌도 안 받는다, 즉 매우 불공정하고 불투명한 시장이라는 것을 광고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야당 대표가 불법이 판치는 한국 주식시장에 누가 투자하겠느냐고 한 것이다.

한국은 대주주들의 횡포도 큭히 큰 시장이어서 주식시장이 부진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우리 주식시장은 교과서에서 말하는 '우량주 장기 투자'도 매우 어렵게 돼 있다"면서 "우량주라고 믿고 장기 투자를 하고 있었더니 대주주들이 지배권을 남용해가지고 물적 분할이니, 무슨 전환사채니, 이런 걸 발행해서 알맹이를 쏙 다 빼먹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런데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한다. 이건 엉터리 제도 아니냐"라며 "순식간에 우량주가 '불량주'가 되니 어떻게 믿고 투자하겠는가"라고 했다.

세 번째로 재생에너지를 포함한 전력 문제가 정말로 심각하지만 이 문제에 대해선 아무런 대책이 없는 것도 주식시장 부진의 원인이라고 꼽았다.

이 대표는 "대한민국의 경제산업정책이 완전히 실종됐다"면서 "경제산업의 미래가 불확실하니 이런 나라 기업들에 뭘 믿고 투자하겠는가"라고 했다.

또 정부가 지정학적 위기를 악화시켜 주식이 제값을 못 받는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네 번째 대한민국 주식이 다른 나라 주식보다 할인되는 이유는 한국의 특수성, 즉 분단 국가이고 군사적 긴장이 있다는 것"이라며 "지정학적 리스크 때문에 코리아 디스카운트라고 하는 것이 일상이 돼 있지만 이 정부는 스스로 나서서 전쟁 위기를 조장하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점점 더 심화시키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나라 주가가 떨어지는 건 너무 당연하지 않냐고 했다.

■ 여당, 야당의 금투세 폐지 결론 '다행'..."이제 폐지 입법 절차와 밸류업 나설 때"

여당은 야당의 금투세 폐지 결론에 대해 다행스럽다고 했다.

김준호 국민의힘 대변인은 "금투세 시행을 60여 일 앞둔 시점에 ‘금투세 폐지’로 결론을 내린 데 대해 늦었지만 다행스럽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민주당이 금투세 시행에 대해 수개월째 갈팡질팡하는 사이 국내 주식시장은 ‘금투세 엑소더스’가 현실화되고 있었다"면서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국장 탈출은 지능순’이라는 자조적 표현까지 나오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늦었지만 야당의 금투세 폐지 결론을 환영한다고 했다.

그는 "이번 결정으로 국내 주식시장이 조세 불확실성에서 벗어나길 바란다"면서 "주식시장이 다시 살아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여당은 이제 조속히 '금투세 폐지' 입법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금투세 폐지를 계기로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입법에도 적극 나서야 할 때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제 자본시장을 밸류업하고 투자자들을 국내 시장으로 유인할 수 있는 정책을 다각도로 마련해야 할 때"라고 했다.

국민 자산 형성과 기업 활력 제고 노력에 민주당도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 가지 '중대 불확실성' 제거된 주식시장...대외 불확실성 감안하면서 반등 시도

다른 주요국 주식시장이 오를 때 혼자 하락하는 등 외길을 갔던 한국 주식시장은 이날 상대적으로 가장 두드러지는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뉴욕 주가 상승과 함께 금투세 문제가 해결돼 일단 힘을 내보고 있다.

특히 코스닥은 3% 넘게 급등하는 등 금투세 폐지를 반기고 있는 중이다.

일본 시장이 휴장한 가운데 대만, 홍콩, 중국 등이 보합권 내외 등락하는 것에 비해 한국 주식시장의 상승세가 두드러져 금투세 '폐지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들도 보인다.

조민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금투세라는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4거래일만에 반등했다"면서 "특히 개인 비중이 높은 코스닥, 그 중에서도 코스닥 대형주들이 큰폭의 강세를 시현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금투세라는 짐을 덜었지만, 미국 대선과 이후의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만만치 않다는 평가도 보인다.

자산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대내외 불확실성과 주식시장 부진으로 금투세는 어쩔 수 없이 폐지될 것으로 보고 있었다"면서 "국내 기업들의 이익과 미중 분쟁 재연 우려가 큰 상황에서 일단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그는 다만 "일단 불확실성 하나가 해소 됐지만 미국 대선 등 불확실 요인은 여전하다"고 밝혔다.

운용사의 한 주식본부장은 "개미들이 워낙 금투세 폐지를 많이 이야기해서 그런지 시장이 반응을 하긴 한다"면서 "그런데 정작 개인들은 팔고 있어 눈길을 끈다"고 말했다.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야당 대표의 '아쉽지만 금투세 폐지' 동의...여당의 '다행' 입장과 코스닥 급반등


자료: 올해 7월 국회입법조사처가 내놓은 금투세 관련 보고서
자료: 올해 7월 국회입법조사처가 내놓은 금투세 관련 보고서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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