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최근 중국 정부는 제로 코로나 완화를 공식화했다. 코로나 통제 완화와 부동산 안정책을 통해 내수를 부양하겠다는 뜻을 천명했다.
하지만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금융시장이 긴장하고 있다.
중국에선 지난 16일 이후 코로나19 신규 감염자수가 4일 연속 2만명을 넘어섰다.
20일엔 확진자수가 2만 7천명을 넘어선 것으로 발표돼 최고치였던 지난 4월 13일의 2만 9천명 수준에 육박하면서 주식시장 등을 압박했다.
베이징이나 광저우 등에서 실내 밀집 시설을 폐쇄하거나 봉쇄령을 내리는 등 중국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금융·상품시장 역시 중국 코로나 재확산이 잔뜩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중국 코로나 재확산에 긴장하는 외환·주식시장
전날 달러/원이 급등한 데엔 중국 내 전염병 확산 소식이 큰 영향을 미쳤다.
11월 들어 급락하던 환율이 최근 재차 뛴 이유는 연준 매파들의 긴축 관련 발언, 그리고 중국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안전자산선호 강화 때문이다. 달러/원은 전일까지 4일 동안 36.8원 오른 뒤 오늘도 상승하다가 일단 주춤하고 있다.
코로나 확산은 주식시장도 긴장시키고 있다.
21일 뉴욕 주가는 연준 내에서 나온 '통화정책 파급 시차 고려 필요성, 지나친 긴축의 경기 하강 초래 가능성'(메리 데일리), '정책기조 제약적 영역 진입, 다음달 금리인상 속도 둔화'(로레타 메스터)와 같은 유화적인 발언에도 불구하고 하락했다.
중국발 악재에 대한 우려가 통화긴축 속도조절 기대감을 누르면서 주가를 하락으로 이끈 것이다. 간밤 나스닥은 121.55포인트(1.09%) 하락한 11,024.51을 나타냈다.
국내 코스피지수도 전날 중국 코로나 급증과 일부 지역 봉쇄 재개 우려에 대한 우려 등으로 1% 넘게 떨어진 바 있으며, 계속해서 중국 코로나 관련 변동성에 유의하는 중이다.
■ 중국 코로나 재확산과 유가·금리
중국 코로나 재확산은 유가 흐름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중국에서 지난 5월 이후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베이징과 광저우 등에서는 봉쇄 수위를 다시 높인 것으로 보도되자 수요 위축 우려가 부각됐다.
유가는 21일까지 4일 연속 떨어졌으며, WTI는 80달러를 밑돈 79.73달러로 내려왔다.
최근 수개월간 유가가 80달러대를 중심 밴드로 등락 중이지만, 중국 코로나발 글로벌 경기 위축이 가속화되면 유가는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예상도 보인다.
유가가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금리시장도 예민할 수 밖에 없었다. 간밤 미국채 금리는 변동성을 컸던 유가를 따라 등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여러차례 한은의 금리 정상화와 관련한 가장 중요한 변수로 '유가'를 꼽기도 했다.
WTI는 지난 6월 120 달러를 넘는 모습까지 보인 뒤 레벨을 낮춰 9월부터 최근까지는 80달러대를 중심으로 등락 중이다.
현재는 WTI가 80달러를 살짝 밑도는 모습을 보인 뒤 중국 상황을 주시하는 중이다.
■ 중국 코로나19 확산세 주시...금융시장 변동성 주의
중국 당국은 이날 21일 기준 코로나 신규확진자가 2만 8,127명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날보다 1천명 남짓 더 늘어나 최대치에 좀더 바짝 다가선 것이다.
하그리브스 랜즈다운의 수잔나 스트리터 연구원은 "금융시장이 감기에 걸렸다. 중국에서 코로나가 급증하는 가운데 봉쇄조치가 강화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제조 부문에서 공급이 줄고 원자재에 대한 수요는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금융시장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베이징, 광저우와 같은 대도시에서 코로나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제로코로나 규제 완화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유가 등 원자재 가격 하락을 점쳤다.
그는 "중국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원유 가격이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더욱 나쁜 상황은 독감 발생 우려가 확산되는 본격적인 동절기가 다가 오고 있다는 것이고, 이는 원자재 가격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 재확산이 최근 중국 재개방 기대감에 흠집을 냈으며, 확산세가 더욱 강해질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의 변동성이 커질 수 밖에 없다는 평가들도 나오고 있다.
아울러 중국 당국의 정책적 입장에 따라 각종 가격변수들이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인식도 강화됐다.
최근 중국 코로나 확진자 급증으로 리오프닝 기대감이 퇴조하고 원화나 호주달러처럼 위안화에 같이 가는 통화들은 상당한 영향을 받았다. 달러/위안이 7.2위안으로 향해 올라가면서 원화를 자극할 때 외국인의 주식시장 이탈이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예상도 보인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연준의 긴축 이슈와 함께 향후 중국 코로나 관련 흐름이 시장의 변동성을 더욱 키울 수 있다"며 "이 부분이 환율, 유가, 주가 등에 모두 영향을 미치고 채권시장은 이같은 주변시장 영향을 종합적으로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