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대신증권은 14일 "미국의 물가는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다은 연구원은 "유가가 하락하더라도 주거비, 서비스 가격 인플레이션이 우려된다"면서 이같이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하반기 유가보다 걱정되는 부분은 주거비 인플레이션"이라며 "주거비는 유가에 비해 변동성은 적지만 물가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 요소 중 하나"라고 밝혔다.
6월 물가상승률에 대한 주거비 기여도는 3.2%p로 CPI의 약 3분의 1을 차지한다.
이 연구원은 특히 "5월을 기점으로 미국 주택 경기는 추세적으로 둔화되고 있으나, 산출 방식으로 인해 6~16개월 시차를 두고 CPI에 반영된다"며 "따라서 주거비는 적어도 올해 3분기까지는 지속적인 물가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소비자 지출이 상품에서 서비스로 이동하면서 서비스 부문에서 물가 상승 압력이 심화됐다고 평가했다.
근원 재화 물가(예: 중고차)는 올해 2월을 기점으로 둔화되고 있는 반면, 근원 서비스 물가(예: 의료 서비스)는 2분기 들어 상승폭이 더욱 확대됐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주거비와 서비스 가격은 연준이 통화정책을 통해 통제하고자 하는 중요 요소"라며 "하지만 6월 CPI에서도 볼 수 있듯이 연준의 통화정책이 두 품목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강한 강도와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시장은 Fed의 긴축 강도가 완화될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지만, 주거비와 서비스 가격이 제대로 잡히는 모습을 보일 때까지 Fed가 물러서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 연준 공격적 긴축으로 수요둔화 필요...경기 둔화 속도는 가팔라질 것
지금은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으로 수요 둔화가 필요한 상황이며, 미국 경기 둔화 속도는 가팔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최근 원자재 가격 하락이나 향후 소매업체들의 재고 할인 가능성을 감안하면 단기적이라도 6월을 고점으로 물가 압력이 완화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물가 서프라이즈는 연준의 유일한 옵션인 내수 둔화가 강하고 빠르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정점 통과 가능성이 무색하게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CPI 지표 발표 후 7월 FOMC에서 연준의 75bp 추가 금리 인상은 기정 사실이며,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심지어 100bp 인상 가능성을 반영하기 시작했다"며 "CME Fed Watch에 따르면 CPI 발표 전 75bp 인상 가능성은 92.4%로 압도적이었으나, 발표 후 100bp 가능성이 78.0%로 확대됐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가계 구매력과 소비심리가 계속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통화 긴축 영향이 더해지면서 내수 경기 둔화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며 "5월 실질 시간당 평균임금은 -3.6%로 2007년 이후 가장 큰 낙폭을 보였으며, 6월 소비심리(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CB 소비자신뢰지수)는 동시에 급락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6월 미국 CPI는 전년동월대비 9.1%(전월대비 +1.3%) 상승했다. 1981년 11월 이후 최고치 상승률로, 시장 예상치인 8.8%를 크게 웃돌았다. 근원 CPI도 5.9% 오르며 시장 예상치(+5.7%)를 뛰어 넘으면서 경제 전반에 걸쳐 인플레이션 압력이 강하다는 점을 보여줬다. 이 중에서도 에너지 가격이 41.6%(전월대비 +7.5%) 올라 1980년 4월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상승했다. 미국 휘발유 가격은 전월대비 11.2% 오른 가운데 전기료와 천연가스 가격 상승으로 에너지 서비스 가격 상승폭도 3.5%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휘발유의 물가 기여도만 +3.0%p를 차지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